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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잇핏(8FEAT) 아티스트전] 점묘화가 이철원 〈점 말이야〉

    신진 작가 발굴·육성 프로젝트 '에잇핏(8FEAT)' 아티스트 릴레이 ― 점묘화가 이철원


    글. TS 편집팀

    발행일. 2015년 11월 14일

    [에잇핏(8FEAT) 아티스트전] 점묘화가 이철원 〈점 말이야〉

    11월 2일(월)부터 11월 13일(금)까지 ‘8FEAT(Eight Feat)’ 아티스트 릴레이 전시 네 번째로 점묘화가 이철원 개인전 〈점 말이야〉가 그룹와이 갤러리뚱에서 열린다. ‘에잇핏’은 재능 있는 신진 작가 및 기존에 숨어있던 빼어난 작품을 발굴하여 새로운 문화를 일으키고자 하는 프로젝트이다. ‘feat’의 사전적 정의는 ‘뛰어난 솜씨’, ‘위업’을 뜻하며 숫자 ‘8’은 무한대 기호를 상징한다. 이러한 의미를 품고 시작한 ‘8FEAT’는 디자이너에게 심플하고 완벽한 온라인 포트폴리오 플랫폼을 제공하고 갤러리뚱에서 오프라인 전시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 8FEAT(에잇핏) 홈페이지 바로 가기

    이번 전시의 주인공 이철원은 선과 면이 아닌 수많은 점으로 색과 모양을 표현한 그림인 ‘점묘화’만을 작업하는 점묘화가이다. 작가는 기후변화 환경단체 ‘기후프로젝트(The Climate Reality Project)’에서 환경운동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 주제인 ‘점 말이야’는 무엇인가를 확인시켜줄 때 흔히 말하는 ‘정말이야’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의 운을 떼는 ‘~말이야…’의 의미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개인전을 처음 여는 작가는 이렇게 좋은 기회를 맞게 된 것에 대해 ‘너무 행복해 믿어지지 않는다’라며, 자신과 지인들에게 ‘정말 나도 개인전을 한다’는 의미를 두었다. 이와 함께 점묘화가로서 그의 커리어는 지금이 막 시작 단계이고, 점묘화라는 분야를 이제 막 조금씩 알아가고 있기에 ‘점묘화에 대해 입을 열어보다’라는 뜻에서 이번 전시 주제를 ‘점 말이야’라고 정했다고 한다. 처음이라는 설렘이 더해 더욱 신선하게 다가오는 에잇핏 릴레이 전시, 이철원 작가가 보내온 서문을 보며 많은 응원과 관심 바란다.

    How Lions Hunt, Book Cover For Rudy Lee, 2014, 하이테크 0.3mm으로 작업
    Louis C.K, 2013, 하이테크 0.3mm으로 작업
    오해(Misunderstanding), 2015, 하이테크 0.3mm으로 작업

    점묘화

    과거에 미술을 좋아했지만, 작가라는 꿈을 가져본 적이 없던 나는 2013년에 처음으로 점묘법을 접하고 나서 작가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고등학교 이후로 그림을 그리지 않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점묘법을 접하게 되면서 그 매력에 바로 매료되었다. ‘삶에 있어 노력이 결과를 배신하지 않는 것은 정말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점묘법은 그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입니다.’ 점묘법이야말로 타고난 몇 되지 않는 천재가 아니더라도 열심히 노력하면 어느 정도의 결과물을 낼 수 있는 유일한 표현법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노력이 좋은 결과물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다른 표현법들도 동일하지만 다들 어느 정도의 ‘기본 실력’이 있어야 하는데, 점묘화는 수많은 점이 모여 한 작품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다소 미술적 기본기가 부족하더라도 작업을 하면서 실수를 수정하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학습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점묘화의 특징은 실수에 대한 걱정에서 자유롭게 해주고, 최종 작업물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을 주기 때문에 더욱 집중해서 작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주제

    처녀작<Bubbles>(2013)처럼 나는 좋아하는 유명인을 그리며 점묘법을 연습했다. 얼마 되지 않아 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하고 팬아트(Fan Art)에서는 손을 떼었지만, 작업 자체가 너무 즐거웠기 때문에 처음에는 장기적으로 어떠한 작업을 할지에 대한 뚜렷한 주제를 두지 않았다. 대신 간혹 참여하는 단체전에서 주는 주제에 맞춰 작업을 하거나(<Portrait>, 2015), 출퇴근 시간에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무작위로 작업했다.

    고양이 작업들

    나의 주된 주제 중 하나는 고양이이다. 나는 강아지를 키우지만, 오히려 고양이와 여러 방면에서 닮은 점이 많다. 외향적으로 날카로운 눈과 작은 입이 그렇지만 혼자 있는 것을 즐길 뿐만 아니라 반드시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외로움을 타지 않는다는 점, 시니컬하고 차가운 점이 그렇다. 장시간 혼자 작업을 해야 하는 점묘화를 생각할 때(<오해>, 2015년 – 530시간 정도 소요) 나의 성향과 궁합이 잘 맞는다. 그리고 여성 취향적인 작업을 많이 하게 되는데, 전시회 관람객이 남성보다 여성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 혼자 사는 젊은 세대의 인구가 증가하고 그중의 많은 여성이 고양이를 키운다는 점에 주목했고 그들과 소통하고 싶었다. 그런 점에서 2015년 작인<오해>는 이러한 소통에 대한 작품이다. 고양이의 눈이 날카롭지 않고 똥그랗게 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중의 하나는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긴장했기 때문이고 오히려 눈이 날카로워 보일 때(덜 귀여울 때) 긴장이 풀어진다고 한다. 많은 사람은 동공이 큰 고양이가 귀엽기 때문에 그들도 그 순간 행복할 것이라는 오해를 하기도 한다.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떠한 감정인지를 알지 못하는 오해, 나아가 소통이라는 주제는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가 되었던 주제라 고양이 표정을 통해 그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작업 시간

    가장 힘든 점은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작업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주중 퇴근 후 자투리 시간을 포함하여 1년에 최소 300일 정도 작업을 한다)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많은 결과물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고양이나 기후 변화 외에도 표현하고 싶은 주제들이 굉장히 많지만, 부족한 시간 때문에 생각과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작업 속도가 굉장히 빨라져 보통 한 작품당 3개월 정도가 걸렸던 것에 비해 이제는 짧으면 5주까지도 작업이 가능하다. 

    현재 직장생활을 하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나의 꿈은 전업 작가가 되는 것이다. 눈을 뜨고 잠들 때까지 종일 작업 생각뿐이고, 일요일 밤 다음 날 출근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펜을 놓을 때가 가장 아쉽다. 하루에, 일주일에, 한 달에 정해진 만큼만 점묘를 할 수 있다는 현실이 마치 견우와 직녀의 관계 같다고나 할까. 처음 작품 활동을 시작했을 때에는 누군가에게 그림을 팔아보는 것, 그다음엔 누군가에게 의뢰받은 프로젝트를 해보는 것, 그다음엔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해보는 것이었다. 최종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멋진 점묘화를 그리는 작가가 되는 것, 하지만 지금은 작품 활동만으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작가가 되는 것이 나의 꿈이다.

    보리스를 생각하며 1(Thinking of Boris 1), 2014, 하이테크 0.3mm으로 작업
    보리스를 생각하며 2, 3(Thinking of Boris 2, 3), 2015, 하이테크 0.3mm으로 작업

    전시 정보
    8FEAT ARTIST – 점묘화가 이철원 <점 말이야>

    기간: 2015년 11월 2일(월)~11월 13일(금)
    장소: 그룹와이 갤러리뚱(찾아가는 길)
    오프닝: 2015년 11월 7일(토) 16:00~18:00
    주최/주관: 8FEAT
    관람 시간: 평일 10:00~18:00 / 공휴일·주말 11:00~17:00
    관람 요금: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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