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디자이너 문상혁의 작업은 직관적이다. 형태뿐 아니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역시 보는 이에게 곧장 다가오기 때문이다. 또한 그의 작업은 이기적이기도 하다. 직관적인 그의 작업에서 나오는 메시지는 보는 이를 위한 메시지이기도 하지만, 자기 자신을 향하는 메시지를 심어놓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이런 그의 이기적인 디자인은 곧장 다가가는 메시지로 인해 외려 타인에게도 강렬하게 다가간다. 이기에서 발하는 직관적인 디자인, 그래픽 디자이너 문상혁을 만났다.
이름과 뜻
실제 이름은 ‘문상혁’이지만, 온라인에서는 grafikr(그라픽커)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다. grafik과 designer의 합성어로 누군가 나를 부를 때 ‘그래픽 디자이너’라고 불러줬으면 해서 만든 닉네임이다.
내가 소개하는 나는?
여러 가지를 디자인하고 인생을 즐기고 있지만, 2% 부족한 디자이너.
지금까지의 활동
군 전역 후 학교에 다니다가 포스트 프로덕션에서 CF쪽 모션 그래픽을 시작했다. 그 후 웹 에이전시에서 영화 웹사이트 디자인을 하다가 지금은 포털에서 UI 디자인을 하고 있다. 여가에는 주로 개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요즘 최고의 관심사
포스터와 타이포그래피, 프린트 디자인과 건축, 그리고 UI. 관심도 많고 잘하고 싶은 분야이지만, 정말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다.
디자인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때는 공부도 못하고 잘하는 것이 없었다. 1999년 말, 한창 인터넷에 생겨나던 디자인 커뮤니티에 내가 만든 작업을 올렸더니 몇몇 사람들의 반응이 좋았다. 그때부터 사람들에게 내 작업을 통해 즐거운 경험을 전달하고, 그들이 받은 경험을 다시 전달받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디자인을 시작했다.
디자인을 배우고, 경험하면서 가장 아쉬운 점 세 가지가 있다면?
디자이너를 마치 찍어내는 기계처럼 생각하는 사람. 짧은 시간만 던져주는 클라이언트. 디자인의 즐거운 경험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
현재 어떤 작업 중인가요?
현재 회사에서는 웹, 모바일 UI 관련 디자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여러 사람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포스터를 작업하고 있다. 모두가 보고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그런 포스터를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나의 첫 번째 작업
명화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컬러로 단순화 작업을 통해 새롭게 디자인한 작업이 있다. 유럽여행 중에 파리에 가서 모나리자와 고흐의 작품을 가까이서 본 적이 있는데, 색이 참 예쁘고 보면 볼수록 편안함이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인터넷에서 명화의 이미지를 찾아 작업했다. 한 가지 팁을 주자면, 멀리서 실눈을 뜨고 보면 ‘실제 작품’이 아주 어렴풋이 보인다는 거다.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
내 작업은 모두 메시지가 있다. 내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전달되길 바란다.
꼭 한 번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
특정 인물이 있다기보다는 모션 감각이 좋은 아티스트와 함께 포스터를 만들고 싶다. 종이 위에 출력된 포스터가 아닌 디지털화 시켜 움직이는 모션 포스터를 만들어보고 싶기 때문.
앞으로의 계획
지금은 이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회사에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래도 틈틈이 여행도 다니고 개인 작업을 통해 나 자신을 세상에 알리고 싶다.
영감을 주는 나만의 특별한 장소 또는 물건이 있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나에게 무한한 영감을 주고 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블로그(바로 가기)에 모아두고 그곳에서 영감을 얻고 있다.
존경하는 디자이너가 있다면?
JOH의 조수용 대표.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먼저 하고 계신 분이다.
요즘 가장 눈에 띄었던 디자인 또는 일러스트
미라클코리아 패밀리(바로 가기) 한국의 전통 복식을 귀여운 캐릭터로 나타냈는데, 사용된 컬러와 일러스트 모두 내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이다.
문상혁을 글자(Type)로 표현한다면?
지금 가장 필요한 세 가지
기발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 고성능에 가벼운 카메라. 평생 여행을 다닐 수 있을 만큼의 돈
지금 가장 버리고 싶은 세 가지
잡생각과 욕심, 게으름
디자이너가 되지 않았다면…?
작은 카페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생긴 수익으로 세계여행을 하고 있을 것 같다.
내가 꿈꾸는 유토피아
죽음 없이 젊음을 유지하고 즐길 수 있는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