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재료로서 글자는 시각적인 것을 넘어 청각적인 효과도 함께 줄 수 있으니 참으로 매력적인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오늘은 그 효과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타이포그래피 영상을 소개할까 한다. 요즘 같은 봄날에 딱~ ‘봄’ 캘리그래피로 유명한 서예가 강병인의 작업을 소개하는 영상이다.
* 이 기사는 윤디자인그룹 공식 블로그 ‘윤톡톡’에 포스팅한 글입니다.(원문 보기)
민지나(Jinah Min, 비메오 바로 가기)가 만든 이 영상은 강병인의 글씨 하나하나를 내러티브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우리말의 의성어와 의태어를 표현할 때, 글자 형태나 자소 조합에 변화를 주어 글자 자체에 움직임과 소리가 느껴지도록 의도한 것이다.
![](https://typographyseoul.com/wp-content/uploads/2022/11/2016-04-27-review-Calligraphy_01.jpg)
위 이미지를 보면 한글 모음(홀소리)의 창제 원리인 천지인(天地人)을 한 자 한 자 풀어나가는 형상이다. 점과 세로 획, 가로 획은 각각 하늘과 사람과 땅을 뜻함을 설명한 장면. 모음 요소들이 마치 사람의 얼굴 같은 모습을 형성하고 있다.
![](https://typographyseoul.com/wp-content/uploads/2022/11/2016-04-27-review-Calligraphy_02.jpg)
위 이미지는 ‘봄’이 피어나는 모습을 표현했다. ‘봄’이라는 글자가 지닌 이야기를 마치 가지에서 꽃이 만개하듯 시각화시킨 점이 인상적이다.
![](https://typographyseoul.com/wp-content/uploads/2022/11/2016-04-27-review-Calligraphy_03.jpg)
위 이미지 속 ‘꽃’이라는 글자는 뿌리에서 가지가, 가지에서 꽃이 피어나는 형태이다. ‘봄’과 함께 ‘꽃’은 강병인의 유명한 작품이다. 실제로 그는 무수히 많은 ‘꽃’자를 써왔다고 한다. 꽃처럼 아름다운 글자에서 은은한 화향이 퍼지는 듯하다.
![](https://typographyseoul.com/wp-content/uploads/2022/11/2016-04-27-review-Calligraphy_04.jpg)
지화자 좋다! 그야말로 ‘춤’이다. 획들이 춤사위를 펼치는 듯한 역동적인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글자이다. 표음문자인 한글의 단어를 상형문자처럼 움직임과 형태를 통해 나타낸 시도가 멋지다. 단지 예쁘게 쓴 글자를 넘어, 의미를 담은 글자를 표현하는 강병인의 작업은 캘리그래피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