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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새봄의 미미와 소소 #모아보기

    미미하고 소소해 보이지만 글자 완성도를 좌우하는 요소들 ― 이새봄의 미미와 소소


    정리. 타이포그래피 서울

    발행일. 2022년 01월 27일

    이새봄의 미미와 소소 #모아보기

    [미미와 소소]는 폰트 디자이너 이새봄이 2021년 총 10회 분량으로 연재한 시리즈다. 2월 첫 회를 시작으로 12월까지 열한 달 동안 이어졌다. 매 회 글의 분량이 결코 적지않았다. 『타이포그래피 서울』이 이새봄에게 제안했던 회차별 분량을 훌쩍 넘긴 원고가 매달 전송되어 왔다. 연재 시작 전 이새봄은 “내가 공부하고 있는 내용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다”는 취지를 전하기도 했다. 다달이 글을 받아 보니 정말로 그 취지에 꼭 맞았다. 친한 친구에게만 펼쳐 보여주는 모범생의 노트 필기 같은 내용이 정갈히 채워져 있었던 것이다.

    시리즈 타이틀 [미미와 소소]는 ‘미미하고 소소해 보이지만 글자 완성도를 좌우하는 요소들’을 의미하는데, 세상의 모든 미미하고 소소한 것들이 그러하듯 폰트 디자인의 영역에서도 그것들은 깨알처럼 산재되어 있다. ‘산재되어 있다’는 표현은 정정할 필요가 있겠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듯 보이는 그것들은, 실은 저마다의 목적과 위치를 지닌 채 자리하고 있다. 즉,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이다. 이를 규명해보려는 시도가 바로 이새봄의 [미미와 소소]다. 이새봄은 [미미와 소소]의 서문 격인 글 「소수점 다섯 자리의 세계」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폰트 디자이너는 정사각형 판 위에서, 또는 그것을 1,000개 / 1,024개 / 2,048개로 쪼갠 그리드 위에서 글자 하나씩을 만들어간다. (···) 이때 디자이너가 한 칸씩 만지는 수치를 굳이 ㎜로 환산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1,000upm의 폰트를 10pt(3.53㎜)에서 잘 보이도록 하기 위해 만들고 있다고 가정하고, 디자이너가 그리드 위에서 한 포인트씩 움직이는 수치(1/1,000)를 계산해본다면 0.00353㎜라는 수치가 되지 않을까 싶다. 오랜 기간 숙련된 디자이너들은 이렇게 소수점 다섯 자리만큼의 미세한 차이까지 들여다보고 잡아낼 수 있다.”

    요컨대 ‘미미(한 것들)’와 ‘소소(한 것들)’가 존재하는 세계는 “0.00353㎜라는 수치”로 계산되는 공간이다. ‘마이크로코스모스(Microcosmos)’라고도 표현할 만하다. 「미미와 소소」는 그리드 대신 프레파라트 위에 글자를 올려놓고 ‘미미’와 ‘소소’를 현미(顯微, 작은 물체를 크고 뚜렷하게 함)하는 작업인 것이다. 이 작업의 목표에 대하여 이새봄은 이렇게 적었다.

    “글자들의 포괄적인 특징이 아니라, 실제 고딕과 명조의 폰트들을 뜯어보면서 각 부위에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즉, ‘미미’와 ‘소소’를 찾아 여러분께 소개하려 한다. 귀납적으로 하나하나 세부 특징들을 알아가다보면 이것들이 모여서 전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고딕이 다 같은 고딕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은 지나가고 이제는 언제 어디서 무슨 고딕/명조를 보아도 “아 이건 〇〇회사 폰트겠구나” “아 이건 〇〇명조겠구나”라고 대충이라도 짐작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이를테면 ‘폰트 소믈리에(Sommelier)’ 기초 역량 다지기. 이것이 [미미와 소소]의 기획 의도다. 고딕이라고 다 같은 고딕이 아니고, 이 명조나 저 명조나 엇비슷한 게 아님을 발견해낼 줄 아는 시선 기르기. 이런 ‘눈’은 글자뿐 아니라 사람을 볼 때도 간절한 요소 아닐까. 이새봄은 글자를 사람 대하듯 어르고 매만지는 디자이너다. [미미와 소소]도 그렇게 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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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폰트 디자이너. 호호타입(HOHOHtype) 대표. 2005년 렉시테크에서 폰트 디자이너로 입문해 우리폰트 시리즈, 렉시굴림, 렉시새봄 등을 만들었다. 2013년 서울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타이포그래피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같은 해 방일영문화재단이 주최한 제4회 ‘한글글꼴 창작 지원사업’ 수혜자로 선정돼 새봄체를 제작·발표했다. 이후 ㈜윤디자인그룹에서 바른바탕체 한자, 윤굴림 700 등을 제작했으며, 현재 새봄체의 두 번째 시리즈를 작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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