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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새봄의 미미와 소소 #4 고딕에 특징 부여하기 ① 자음

    미미하고 소소해 보이지만 글자 완성도를 좌우하는 요소들 ― 한글 고딕의 ‘자음’


    글. 이새봄

    발행일. 2021년 05월 24일

    이새봄의 미미와 소소 #4 고딕에 특징 부여하기 ① 자음

    언뜻 보면 고딕은 무미건조해 보인다. 명조처럼 부리와 맺음이 있는 것도 아니고, 획의 굵기가 변하는 것도 아니고, ··· 멋을 부여할 수 있는 곳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정말 단순한 한글의 원형처럼 보인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고딕 잘알못’ 사람들은 “새로운 고딕을 만든다”고 하면 “있는데 왜 또 만들어?”라고 한다. 고딕의 멋을 모르는 사람들이 보일 수 있는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다.

    그러나 폰트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고딕을 자세히 뜯어보면 생각보다 특징을 줄 수 있는 곳이 꽤 많다. 이 말인즉슨, 폰트를 사용하는 사람으로서 고딕의 다름을 알아볼 수 있는 특징이 많다는 말이 된다. 그래서 알려주고 싶었다. 고딕이라고 다 같은 고딕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자세히 보아야 그것이 예쁜 걸 알게 되듯, 폰트 디자이너의 세밀한 눈으로 여러분 대신 고딕을 보고 고딕의 다양함을 알려주려 한다. 물론 사람이 외모가 다가 아니듯 글자 또한 외형이 다가 아니다. 글자라는 것이 간단해 보여도 그 안에서 자소의 형태뿐 아니라 위치와 너비, 그리고 자소들끼리의 균형, 다른 글자들과의 조화, 회색도 등등 여러 요소들을 살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이 바로 글자 디자인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이를 다 이야기하려면 말이 너무나 길어진다. 그러므로 딱 눈에 보이는 것, 자소의 형태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것은 평가가 목적이 아니라 ‘알려주는 것’이 목적이다. 고딕은 우리가 인터넷을 할 때나 책을 읽을 때나 휴대전화를 볼 때나 늘 우리 곁에 있다. 겉으로 보기에 너무나 평범하기 때문에 오히려 고딕이 ‘디자인의 대상’임을 깨닫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엄연히 고딕도 디자인된 결과물이다. 이 고딕이라는 제한된 형태 안에서도 디자이너들이 이렇게 디자인을 다양하게 할 수 있구나, 하는 점을 알리는 게 이 글의 목적이다.

    앞으로 ‘자음’과 ‘모음’으로 크게 나누어 살펴볼 텐데, 이번 이야기는 ‘자음’ 편이다. 한글의 자음(초성·종성) 중 종성보다는 초성에서의 형태적 특징이 더 뚜렷하게 나타나는 관계로 초성을 위주로 찾아보고자 한다. 또 초성 중에서도 세로모임꼴보다는 가로모임꼴에서 그 특징이 더 뚜렷하게 드러나므로 가로모임꼴을 위주로 살펴볼 것이다.

    [참고] 이 글에 담은 ‘고딕 이미지’들은 유료 판매 중인 본문용 고딕 폰트를 대상으로 필자가 직접 제작한 것이다. 아래 폰트 판매 사이트의 ‘미리 보기’ 기능을 활용해 이미지를 제작하였음을 미리 알린다.
    · 산돌
    · Tlab
    · 윤디자인그룹
    · 채희준
    · 타이포디자인연구소
    · 폰트릭스
    · 한글씨
    · AG타이포그라피연구소

    ㄱ의 형태

    한글 코드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글자가 바로 ‘가’이다. ‘가’는 단어나 조사 등으로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ㄱ의 형태가 중요하다. 가의 ㄱ은 가로줄기와 삐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아래 예시들 중 가운데 ‘가’(AG 최정호 민부리)처럼 주로 삐침이 곡선을 완만하게 이루며 내려오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다.

    삐침의 곡률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직선 구간이 얼마만큼 있느냐에 따라 ㄱ의 속공간이 달라진다. 왼쪽 ‘가’(HG인문고딕)처럼 삐침에 곡선의 느낌을 약간 덜어내면 속공간이 좁아지긴 하나, 손으로 썼을 때의 ㄱ 형태와 유사해진다. 오른쪽 ‘가’(Tlab 돋움)처럼 삐침을 직선 구간처럼 내리다가 살짝 왼쪽으로 꺾으며 마무리하기도 하는데, 이런 형태는 속공간이 일반적 형태보다 훨씬 크고 세로모임꼴 ㄱ 형태와 유사하다.(이러한 ㄱ의 형태는 무료 폰트인 ‘아리따돋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ㅋ의 형태

    ㅋ은 ㄱ에서 덧줄기가 추가된 형태로, ㄱ과 거의 유사하나 속공간이 조금 더 크다. 덧줄기로 인해서 ㄱ의 공간이 둘로 나뉘는데 윗공간보다 아랫공간이 조금 더 크다. 만약 이 공간들을 동일한 크기로 두면 작은 사이즈 글자에서 위아래 공간이 전복돼 보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덧줄기가 만약 직선만으로 ㄱ과 붙어 있다면, 그 붙은 부분이 뭉쳐 보여 오히려 아래로 떨어져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보통 오른쪽 상단을 향해 올라가는 형태로 만든다. 이때 덧줄기가 완만하게 올라갈 수도 있고(윤고딕 100) 가파르게 올라갈 수도 있다(AG 최정호 민부리). 덧줄기 각도는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이 아니라 아래 공간을 조금 더 살리기 위한 방법의 차원에서 하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올라가는 각도에 따라 디자인적으로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

    ㄴ의 형태

    ㄴ은 특징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는 자음 중 하나다. 열린 속공간으로 인하여 자음 크기가 자칫하면 의도한 바보다 더 커 보일 수 있기에 다른 자음과 조화를 이루도록 크기감을 정한다.

    이음줄기가 모음의 세로기둥에 붙어 있는가(산돌 그레타산스), 떨어져 있는가(Tlab 돋움, AG 최정호 민부리)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그리고 직선과 곡선의 비율에 따라서도 느낌이 달라진다. 왼쪽 ‘나’(Tlab돋움)같이 직선 구간처럼 가다가 완만한 곡률로 상승하거나, 오른쪽 ‘나’(AG 최정호 민부리)처럼 가파르게 직선구간으로 올라갈 수 있다. 이음줄기의 디자인은 초성 ㄷ, ㄸ, ㅌ, ㄹ 등의 이음줄기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난다.

    ㄷ의 형태

    ㄴ에서 가로줄기가 상단에 얹힌 것으로, 이 또한 특징을 줄 부분이 별로 없다. ㄷ의 이음줄기는 ㄴ과 성격이 동일한데, ‘ㅓ’나 ‘ㅕ’처럼 곁줄기가 들어오게 되면 이음줄기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곁줄기와의 간격이 조정된다. 이음줄기가 행여나 곁줄기로 인식되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 모음에 이음줄기가 붙었던 디자인이더라도 이 경우에서는 떨어져 있다.

    ㄹ, ㅌ의 형태

    ㄹ, ㅌ의 이음줄기 또한 ㄴ과 성격이 동일하고, 가운데 가로줄기로 인해 윗공간과 아랫공간이 분리되므로 앞서 이야기한 원리대로 윗공간이 조금 더 작다.

    왼쪽 ‘라’(Rix 신고딕)처럼 일반적으로는 윗가로줄기의 앞부분(빨간 동그라미 부분)이 ㅌ의 시작과 동일한데, 오른쪽 ‘라’(산돌 그레타산스)는 ㅌ의 시작보다 앞으로 나와 있어서 손글씨 느낌이 난다.

    ㅁ의 형태

    ㅁ은 자음 중 가장 기본이 되는 형태로서, 고딕이기 때문에 특징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는 자음 중 하나이다. ㅁ과 ㅣ 사이의 공간을 ‘글자의 속공간’(아래 예시의 빗금 쳐진 부분)이라 하는데, 이 부분이 ㅁ의 닫힌 속공간보다 작아야 한 글자로서 균형감을 갖는다. 이것은 게슈탈트 이론 중 ‘근접성의 원리’에 의한 것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이 하나의 덩어리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ㅁㅣ’가 ‘ㅣㅁ’으로 읽히지 않도록 글자의 속공간이 글자 사이(아래 예시의 회색 부분)보다 더 작다.

    빨간 동그라미 부분은 ‘굽’(혹은 ‘맺음’이라고도 함)을 가리키는데, 이는 고딕에서는 고전적인 멋을 나타내는 요소이다. 이 굽은 ㅁ뿐 아니라 ㅂ에서도 발견할 수 있으며 주로 종성의 자리에서 나타난다.(위 예시에는 없지만 산돌고딕, MS돋움, 문화체육부 돋움체 등에도 종성에서 굽이 존재한다.)

    위 예시 중 가운데 ‘미밈’(탈)은 예외적으로 종성이 아닌 초성에서 굽이 나타난다. 디자이너가 “한글 민부리 글자의 ‘고전적인 인상’과, ‘현대적인 인상’의 중간값을 찾아내고자” 하는 디자인 의도에 따라 굽을 초성의 자리에 넣은 것으로 추측된다.

    ㅂ의 형태

    ㅂ은 ㅁ에서 가획이 되어 만들어진 초성으로, ㅂ의 윗부분이 열린 속공간을 가졌기 때문에 온전히 닫혀 있는 ㅁ보다 커야 조화롭다. ㅂ의 걸침 위치로 변화를 줄 수 있는데, 걸침 아래 속공간이 닫혀 있기에 크기가 위의 열려 있는 속공간보다 커야 아래위 공간이 비슷하게 보일 수 있다.

    ㅍ의 형태

    ㅍ도 ㅂ에 가획이 되어 만들어졌는데 꽤 많은 변화를 줄 수 있는 형태 중 하나이다. 이음줄기는 ㄴ, ㄷ, ㄹ, ㅌ 등에서 보였던 성격과 동일하다. 삐침과 내림은 어떤 각도로 되어 있는지, 가로줄기와 떨어져 있는지 혹은 붙어 있는지, 획의 단면이 어떤 식으로 되어 있는지 등을 통해 여러 형태로 변화할 수 있다. 획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속공간이 열려 있거나 닫혀 있게 되는데 이 역시 다른 자음들의 형태나 크기감을 고려하여 정한다.

    위 예시 중 맨 왼쪽 ‘파’(AG 최정호 민부리)는 가로줄기, 삐침, 내림이 모두 떨어져 있고 삐침과 내림은 필력의 느낌으로 사선으로 되어 있다. 예시 글자들은 오른쪽으로 갈수록 삐침과 내림의 각도가 점점 수직에 가까워진다. 맨 오른쪽 ‘파’(Rix 고딕)를 보면 거의 수직으로 세워져 있을 뿐 아니라 가로줄기와도 붙어 있어서 닫힌 속공간을 만든다.

    ㅇ의 형태

    ㅇ은 단순한 원의 형태이지만, 크기(너비 및 길이)와 곡률에 의해서 변화를 줄 수 있다. 아래 예시의 왼쪽 ‘아’(Rix 고딕)부터 오른쪽 ‘아’(탈)까지 ㅇ의 상하단 부분의 곡률이 점점 커진다. 작게 할수록 뾰족한 느낌의 ㅇ이 되고 크게 할수록 둥그런 느낌의 ㅇ이 된다.

    ㅎ의 형태

    ㅎ은 ㅇ에서 가획된 것으로, ㅇ에 가로줄기와 꼭지가 추가된 형태이다. 꼭지의 형태가 어떠한지, 꼭지와 가로줄기의 길이 차이를 어느 정도로 내는지, ㅇ의 크기는 어떠한지 등으로 변화를 줄 수 있다. 이 꼭지의 형태는 보통 ㅊ에서도 동일하게 간다. 꼭지와 가로줄기와 ㅇ의 사이공간은 너무 붙거나 너무 떨어져 보이지 않게 한다. ㅇ은 다른 자음들과의 조화를 고려하여 크기를 정한다.

    왼쪽 ‘하’(AG 최정호 민부리)는 꼭지와 가로줄기의 차이가 가장 많이 나고, 두 번째 ‘하’(산돌 그레타산스)는 꼭지와 가로줄기의 차이가 가장 적게 나는 형태이다. 맨 오른쪽 ‘하’(윤고딕 700)의 꼭지는 나머지의 가로형태 꼭지와는 다르게, 짧은 세로 형태의 꼭지다.(이러한 형태는 무료 폰트 중 맑은고딕, 나눔스퀘어, 본고딕, 스포카 한 산스, 인피니트산스 등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ㅅ의 형태

    ㅅ은 삐침과 내림으로 이루어진 형태로, 획의 형태(대칭형/비대칭형)나 직선 구간의 유무, 곡선의 곡률 정도로 비교적 다양한 형태가 나올 수 있다. ㅅ의 형태는 사방이 열려 있는 속공간으로 인해 ㅁ과 크기를 동일하게 하면 작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ㅁ보다 크게 해주어야 크기감이 맞다. ㅅ의 형태는 ㅈ, ㅊ과도 연결된다.

    왼쪽 ‘사’(탈)는 직선으로 내려오다가 곡선이 되는 형태로 삐침과 내림이 거의 대칭형으로 되어 있지만 내림이 살짝 폭이 좁다. 두 번째 ‘사’(산돌고딕 Neo) 또한 직선으로 내려오다가 곡선이 되는데 오른쪽 내림이 왼쪽 삐침보다 짧게 되어 있다.

    세 번째 ‘사’(AG 최정호 민부리)는 직선 구간이 거의 없는 곡선으로 되어 있는데 이 역시 오른쪽 내림이 왼쪽 삐침보다 짧다. 오른쪽 ‘사’(HG인문고딕)는 완벽한 비대칭형으로 필기체 느낌이 드는데 고딕에서는 흔하지 않은 형태이다.

    ㅈ, ㅊ의 형태

    ㅈ과 ㅊ은 ㅅ에서 가획된 것으로, 가로줄기(ㅈ, ㅊ)와 꼭지(ㅊ)가 추가된 형태이다. 삐침과 내림의 성격은 ㅅ과 연결되며, ㅈ의 형태는 갈래지읒꺾임지읒이 있고 이 또한 ㅊ과 연결된다. 꼭지 또한 ㅎ과 동일한 형태로 만든다.

    왼쪽 ‘자차’(Rix 모던고딕)는 갈래지읒과 갈래치읓인데 대칭형에 가까운 형태이다. 오른쪽 내림이 왼쪽 삐침보다 짧게 되어 있으며 짧은 세로 형태의 꼭지를 가졌다. 가운데 ‘자차’(AG 최정호 민부리) 또한 갈래지읒과 갈래치읓인데 비대칭의 형태이며, ㅊ의 꼭지는 가로줄기와 길이 차이가 많이 난다.

    오른쪽 ‘자차’(산돌 그레타산스)는 꺾임지읒과 꺾임치읓의 형태로, 가로줄기와 삐침이 연결되어 마치 ㄱ의 형태처럼 생겼고 오른쪽 내림이 직선으로 되어 있다. 또한 ㅊ의 꼭지와 가로줄기의 길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다.

    쌍자음의 형태

    쌍자음 ㄲ, ㄸ, ㅃ, ㅆ, ㅉ은 자음 ㄱ, ㄷ, ㅂ, ㅅ, ㅈ과 성격이 동일하다. 같은 형태가 두 번씩 반복되는 것이라 공간 안배를 잘 해야 하는데, 오른쪽에 오는 자음이 왼쪽보다 약간 더 커야 균형을 이룬다.

    위쪽 ‘까따빠싸짜’(타이포 씨고딕)는 ㄲ, ㄸ, ㅃ에서는 두 자음 사이를 떼어놓았고 ㅆ, ㅉ에서는 대칭 형태의 ㅅ 두 개를 연결시켰다. 가운데 ‘까따빠싸짜’(산돌고딕 Neo)는 모든 쌍자음을 떼어놓았고, 아래쪽 ‘까따빠싸짜’(HG인문고딕)는 모든 쌍자음을 연결시켰는데 ㄸ과 ㅉ의 가로줄기는 떼어놓았다. 특별히 ㅃ은 ㅂ 두 개가 하나로 합쳐져 있다.


    이로써 모든 자음을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이 글에서 예시로 들었던 모든 고딕 폰트들로 동일한 문장을 써봤다. 총 복습의 의미로서 잠깐이나마 다양한 고딕들을 즐겨보시길. 어떠한가? 생각보다 고딕의 형태가 다양하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이 들었다면 성공이다. 이제 고딕의 자음에 대해서 요소요소를 알게 되었으니 평소에 그냥 지나치던 글자도 한 번쯤 유심히 보고 그 고딕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알아봐주기를 기대한다. 알면 보인다!

    폰트 디자이너. 호호타입(HOHOHtype) 대표. 2005년 렉시테크에서 폰트 디자이너로 입문해 우리폰트 시리즈, 렉시굴림, 렉시새봄 등을 만들었다. 2013년 서울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타이포그래피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같은 해 방일영문화재단이 주최한 제4회 ‘한글글꼴 창작 지원사업’ 수혜자로 선정돼 새봄체를 제작·발표했다. 이후 ㈜윤디자인그룹에서 바른바탕체 한자, 윤굴림 700 등을 제작했으며, 현재 새봄체의 두 번째 시리즈를 작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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