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강력해진 디자인 토크쇼 〈더티&강쇼〉시즌2!! 지난 5월 22일(금) 오후 7시, 홍대 앞 공연장 ‘폼텍 웍스홀’에서는 〈더티&강쇼〉시즌2의 두 번째 시간이 있었다. 강연자로는 설명이 필요 없는 그래픽 디자이너 ‘슬기와 민’의 최성민이 나서 그들의 작업과 그 주변 이야기를 들여 주었다. 슬기와 민은 디자인에 있어서 일과 삶의 경계를 구분 짓지 않지만, 접근 방식에 있어서는 매우 상반된 양상을 보였다. 이날 어떤 이야기가 있었는지 들어보자.
슬기와 민 인터뷰 (바로 가기)
이번 강연의 열기는 유독 뜨거웠다. 평소 외부 강연을 잘 하지 않는 ‘슬기와 민’이 강연자로 나섰기 때문. 그래서인지 많은 이들이 현장을 찾았고 객석 수가 정해있는 관계로 아쉽게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 하는 이들도 많았다. 강연의 뜨거운 열기는 공연장 입구에 마련한 전시 공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강연 전과 후, 슬기와 민의 대표적인 작품을 찬찬히 살펴보면서 오랜 시간 전시공간 앞에 머무르는 이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이날 강의는 슬기와 민의 일반적인 그래픽 디자인 접근법을 가장 잘 나타낸 베니스 비엔날레 프로젝트 작업을 시작으로 프로젝트별 작업 과정과 그 안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들의 생각과 작업의 방식, 디자인 작업을 위해 자료를 모으는 방법까지 실제로 그래픽 디자인 작업을 하는 디자이너들에게는 작업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표상에서 참여로의 전환
세계적인 자동차 그룹 BMW와 뉴욕의 구겐하임 뮤지엄이 함께 세계 문제에 대해 고찰하는 연구소를 만들자는 취지로 진행한 [BMW 구겐하임 랩(BMW Guggenheim Lab)]의 작업은 표상에서 참여로의 전환을 보여 준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는 아이덴티티 디자인에 데이터나 인포메이션 디자인 요소를 결합하여 디자이너가 아닌 참여자들이 작품을 만들어나가는 형태를 띠고 있었다. 디자이너는 규칙이나 세팅 정도만 해 놓는 것. 이러한 시도는 슬기와 민이 예전부터 구상했었던 것을 직접 실현한 것으로 마무리까지 잘 된 케이스였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 한 영역의 타이포그래피
미국의 그래픽 디자인 잡지 『프린트(Print)』에서는 1년에 한 번 특집호를 발간하여 정규 디자이너가 아닌 외부 디자이너를 초청하여 디자인을 의뢰한다. 슬기와 민은 2012년 여름호에 초대되어 디자인하게 되었는데, 당시 ‘쓰레기’라는 주제로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는 특집이었다고 한다. 슬기와 민은 볼드한 글자 안에 (디자이너들이 가장 싫어하는, 일명 ‘쓰레기’ 취급을 받는) 깨알 같은 글자를 새겨 넣어 새로운 방식의 에코폰트 만들어 디자인에 적용했다.
디자인, 일과 삶의 경계 그리고 접근방식
슬기와 민은 무언가를 또렷하게 밝히는 것을 일이라고 하면, 그것을 일부러 흐리는 것이 삶이자 재미라고 표현하였다. 그래서인지 이후에 소개해 준 작업들에도 명징한 작업과 실험적인 작업의 명확한 대비를 찾아볼 수 있었다. 앞에서 언급한 작업을 포함해 브루노 비엔날레에서 쓰인 자료집 등은 작고 사소한 것까지 깊이 탐구하여 작업으로 연결시킨 것이 눈에 띄었다면, 44작가, 박미나 화백과 함께 ‘SMSM’을 결성하여 작업한 것에서는 실험요소와 해학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어진 강구룡 작가와의 대담 시간은 그래픽 디자이너의 시각에서 찾아낸 슬기와 민에 대한 궁금점을 상세하게 파헤친 시간이었다. 또한, 전국의 대학생, 현업 디자인 업계 종사자 100명으로 구성된 ‘TS서포터즈’를 통해 받은 사전 질문에 대한 답과 현장을 찾은 참여자들과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한편, 디자인 세미나 〈더티&강쇼〉 시즌2의 세 번째는 오는 7월 24일(금) 저녁 7시,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mykc’의 김기문, 김용찬 작가를 통해 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들어 볼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타이포그래피 서울을 통해 7월 초 공지할 예정이다.
글.김태범 ㅣ사진.윤태민, 김태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