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팔할은 몽상이다.
얼마 전 우연히 군생활 중 썼던 노트들을 발견했다. 꽤나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것들이라 반가운 마음에 열어보았다. 과거를 돌아보며 스스로를 다잡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며. 그런데 웬걸, 힘들었던 시절에 대한 기록이라기보다는 잡동사니들에 대한 낙서로 가득했다.
‘과거의 나는 이런 힘든 일들도 견뎌냈지, 그러니 지금의 너도 잘 해내길 바라’ 따위의 충고는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었다. 심지어는 몽상의 수준이 요즘보다 다채(?)롭고 풍요(?)로웠다.
몽상들을 낙서로 옮기는 일은 (예전부터 그래왔듯) 내가 가장 즐거워하는 유희다. 이번 연재 기회가 그 결과물들을 공유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현실과 몽상(혹은 공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즐겁게.
김기조
붕가붕가레코드 수석디자이너.
스튜디오 기조측면 운영 중. 전반적으로 시크하지만 칭찬 앞에서는 과감히 무너진다.
다양한 작업에 관심이 많고 스스로 재능도 있다고 믿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뭘 보여준 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