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디자인그룹이 만든 서체를 매달 하나씩,
월간 《the TS》라는 ‘타입플레이(Type Play) 룩북’으로 소개한다.
누구나 월간 《the TS》 PDF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
(다운로드 시 하단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확인)
2023년 계묘년(癸卯年)이 밝았다. 검은 토끼의 해다. 2022년은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의 해였다. 지난해 이맘때 새해 인사와 함께 왕왕 언급되던 넉자바기(네 글자로 된 말마디)는 호축삼재(虎逐三災)였다. 호랑이가 삼재를 쫓아낸다는 의미다. 야생의 포식자인 육식동물 호랑이와 어울리는 호전적 조각말이다.
올해 여러 기사들이 전한 사자성어는 역시나 초식동물 토끼와 연계된다. 유수불부(流水不腐, 흐르는 물은 안 썩는다), 집사광익(集思廣益, 생각을 모아 이익을 더한다), 교토삼굴(狡兎三窟, 꾀 많은 토끼는 굴을 세 개 파 놓는다) 등등. 쫓고 사냥하는 맹수가 아니라 쫓기고 사냥 당하는 약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말들이다.
유수불부와 같은 끊임없는 근면, 집사광익의 협력, 교토삼굴에 비견할 재산 관리 센스로 2023년의 경제난을 극복해 보자는 메시지들이기도 할 것이다. 판소리 「수궁가」에서 계교로 호랑이를 골린 별주부처럼, 임인년 한 해는 모두가 교교(姣姣)한 개인으로 잘 살아내기를 기원해 본다.
월간 《the TS》 2023년 1월호는 윤디자인그룹 TDC(Type Design Center)의 임인년 발표작들 중 열두 가지 서체를 활용한 타이포그래피 포스터 모음이다. 제목을 ‘토끼가 돌아보는, 호랑이가 만든 폰트들’로 지었다. 지난해 만든 글자들을 가뿐히 뛰어넘어, 새해를 새 글자들로 채워 나가겠다는 뜻.
해넘이는 뒷길로 저물었고 호랑이도 그곳에 머문다. 더는 우리를 못 쫓아온다.
송구영신!
월간 《the TS》 2023년 1월호 PDF 다운로드
캡션 표기: 윤디자인그룹 TDC 디자이너 이름 / [사용 서체 이름]
(표기 순서는 왼쪽부터)
이수현 / 〈히트 2〉 게임서체
정소휘 / SK에코플랜트 드파인(DEFINE) 전용서체
정소휘 / [농심 안성탕면체]
이수현 / [정림건축 김정철서체 명조·고딕]
이수현 / 울주군 서체(대곡천 암각화군 서체)
박현준 / 슬로우스테디클럽 전용서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