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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옵티컬 아트의 대가, 빅토르 바자렐리 전시


    발행일. 2024년 01월 08일

    옵티컬 아트의 대가, 빅토르 바자렐리 전시

    빅토르 바자렐리
    처음 입장하면 만나볼 수 있는 빅토르 바자렐리의 사진.

    한국-헝가리 수교 35주년 기념,
    헝가리 국립 부다페스트 뮤지엄과 바자렐리 뮤지엄 소장 걸작 출품

    빅토르 바자렐리, 스트리-오에트
    빅토르 바자렐리, <스트리-오에트 (STRI-OET)>, 캔버스에 아크릴, 1979 Varsarley Museum, Budapest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이미지 제공

    타이포그래피 서울 독자 여러분, 어릴 적 미술 시간을 기억하시나요? 미술 교과서에 담긴 형형색색의 그림들은 다른 과목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두 눈을 즐겁게 했었죠. 그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바로 살아 움직이는 듯한 입체적인 옵티컬 아트(Optical Art)였습니다. 이 아트 스타일을 대표하는 인물은 바로 빅토르 바자렐리(Victor Vasarely, 1906-1997)입니다.

    그의 작품들이 1990년 이후 34년 만에 드디어 한국을 찾았습니다. 이는 한국과 헝가리의 수교 35주년을 기념하기 위함인데요. 그의 독특하고 혁신적인 작품들을 2024년 4월 21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우리가 익숙하게 접했던 옵티컬 아트의 실체와 빅토르 바자렐리(이하 바자렐리)의 창의적 비전을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습니다. 먼저 바자렐리가 누구인지부터 알아볼까요?


    의학도에서 예술가의 길로

    빅토르 바자렐리
    아네트 쉬르 마네(프랑스 도시)에서의 바자렐리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이미지 제공

    여러분, 옵티컬 아트의 선구자 빅토르 바자렐리의 예술 세계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헝가리 출신의 바자렐리는 정사각형, 공간, 움직임, 시간이라는 네 가지 핵심 요소를 바탕으로 그의 독특한 작품을 창조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그의 작품을 통해 평면 위에서 입체적인 움직임과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관람자에게 시각적인 도전을 제공하죠.

    보통 천직이 있다고들 합니다. 바자렐리도 처음엔 의학에 몸을 담았습니다. 하지만 의학을 공부하던 중 헝가리의 바우하우스로 불리는 ‘뮤힐리 아카데미’에서 예술 교육을 받으며 자신만의 예술적 경로를 찾았죠. 바자렐리는 재학시기인 1929년부터 1930년 사이 그 시기를 예술적 발전과 전문 지식을 깊이 있게 다진 중요한 시기였다고 추후 밝히기도 했습니다.


    독자적 조형언어의 개발

    빅토르 바자렐리, 얼룩말
    빅토르 바자렐리, <얼룩말(Zebras)>, 종이에 구아슈 및 연필, 컬러 및 흰색 초크, 1939 Varsarley Museum, Budapest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이미지 제공

    바자렐리의 커리어는 1930년 프랑스 파리로 이주하며 시작됩니다. 그곳에서 그래픽 디자이너 및 상업 광고 디자이너로서 성공적인 경력을 쌓았죠. 당시 그의 주 작업 분야였던 광고 포스터는 당시 길거리 홍보물에서 출판과 사진까지 다양한 분야로 그 영역이 확장되고 있었습니다.

    커리어를 착실히 쌓아나가면서도 바자렐리는 화가로서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기성 미술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당시 예술계를 지배하고 있던 추상미술과는 별개의 길을 걷기 위해 자신만의 독특한 ‘조형언어’를 발견하고 익히는 데 성공합니다. 그 조형언어는 바로 ‘기하학적인 추상’입니다.

    나는 순수한 형태와 색으로만 세계를 완전히 표현할 수 있다.

    빅토르 바자렐리 (Victor Varsarely, 1906-1997)
    빅토르 바자렐리, 펠다-B
    빅토르 바자렐리, <펠다-B(Pelda-B)>, 캔버스에 아크릴, 1977 Varsarley Museum, Budapest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이미지 제공

    바자렐리는 ‘기하학적인 추상’을 통해 옵티컬 아트의 대표 작가로서의 명성을 쌓았습니다. 단순한 도형의 나열을 넘어 미묘한 변화와 착란을 통해 시각적으로 마치 ‘생생하게 움직이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이 특징이죠. 이러한 접근은 관찰자의 시각적 경험을 극대화하고, 관람자로 하여금 강렬하고 동적인 인상을 받게 합니다. 

    바자렐리가 명성을 얻기까지 다양한 스타일과 방법론의 실험을 거치는 과정에서 목표로 한 것은 명확합니다. 항상 탐구와 발전을 추구했다는 것. 이는 시사하는 점이 많죠. 창의성은 끊임없는 탐구와 실험에서 비롯되며, 그러한 과정을 통해 예술적, 디자인적 혁신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전시에서 조명하는 그의 여정을 통해 여러분도 자신만의 독창적인 디자인 언어를 개발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디자인 세계에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진정한 양방향 소통으로서의 작품

    빅토르 바자렐리, 직녀성
    빅토르 바자렐리, <직녀성 (Vega)>, 종이에 실크스크린, 1957, Varsarley Museum, Budapest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제공

    빅토르 바자렐리의 예술적 탐구는 ‘순수한 조형성’을 찾는 끊임없는 반복이었습니다. 그 반복의 목표는 기호, 무작위적인 붓질, 개인적인 제스처와 같이 특정한 ‘연상’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들을 배제하는 데 있었죠. 결국 그는 색채와 형태가 시각적으로 ‘진정한 양방향 소통’을 이루는 작품을 창조하고자 했습니다. 바자렐리의 작품은 ‘읽는 것’이 아니라, 직접 받아들이고 느끼게 하는 예술로서 각 개인에게 다양한 해석과 감상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는 ‘예측 불가능성’이라는 특징으로 귀결되며, 각 관람자에게 독특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합니다.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다학제적인 접근

    빅토르 바자렐리, 티바를 위한 구성 프로그램
    빅토르 바자렐리, <티바를 위한 구성 프로그램 (Programmation of “Tiva”)>, 종이에 엑타크롬 필름, 구아슈, 잉크, 연필, 1979, Varsarley Museum, Budapest,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제공

    현재에 바자렐리의 작품들을 보면, ‘이 방식을 요즘 많이 보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자렐리의 작품 기조가 현대 그래픽 아트의 시초 중 하나이기 때문이죠. 흑과 백의 대조, 요소들의 순열 및 색상과 모양에 코드를 부여하는 그의 방식은 오늘날 컴퓨터 그래픽과 사이버네틱 예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접근법입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바자렐리는 이 모든 것을 직접 제도하고 손으로 그렸으며, 작품 제작에 단 한 번도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빅토르 바자렐리, 듀플라
    빅토르 바자렐리, <듀플라 (Doupla)>, 캔버스에 아크릴, 1970-1975, Varsarley Museum, Budapest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제공

    바자렐리는 단순히 감성적, 예술적으로만 작품에 접근하지 않았습니다. 현대과학, 물리학, 수학, 심리학이 가진 시사점을 연구하고 자신에 작품에 적극 반영했죠. 그의 작품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핵심 이론과 원칙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유클리드 기하학의 규칙, 요하네스 케플러의 큐브 법칙, 무아레 효과, 게슈탈트 심리학의 기본 이론, 그리고 헤르만 격자 착시 현상 등이죠. 특히 그는 게슈탈트 심리학 이론을 적극 활용했는데, 이 이론은 ‘전체로서의 형태’를 중시하며, 사람들이 시각적 이미지를 개별 요소의 의미로 인지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이미지로 해석한다는 개념을 중심으로 합니다.


    새로운 예술 기조가 대중에게 받아들여지기까지

    빅토르 바자렐리
    고르드(프랑스 도시)에서의 바자렐리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이미지 제공

    빅토르 바자렐리의 작업은 현대 그래픽 아트의 기원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현대의 디자인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클릭 몇 번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기하학적 디자인들은, 바자렐리에게는 직접 계산하고 손으로 그려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었습니다. 전시장에서 그의 정교한 작품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가면, 이러한 수작업의 정교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바자렐리는 미술사적으로도, 그래픽 아트에 있어서도 중요한 시작점을 제공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옵티컬 아트가 예술계에 처음 등장했을 때, 그것은 분명 새롭고 생경한 기조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스타일이 되었죠. 처음에는 생소했던 이 스타일이 대중들에게 익숙해지고 널리 받아들여지기까지는 바자렐리를 비롯한 많은 작가들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그의 작품을 직접 보고 싶다면

    빅토르 바자렐리, 전시
    <빅토르 바자렐리: 반응하는 눈> 공식포스터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이미지 제공
    빅토르 바자렐리, 전시
    전시는 바자렐리의 작품연대기를 따라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빅토르 바자렐리, 전시
    전시는 바자렐리의 입체부터 평면까지 이르는 다양한 작품을 담고있다.

    2019년 프랑스 퐁피두 미술관에서 약 45만 명에 달하는 관람객을 모은 전시 이후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리는 이번 회고전 <빅토르 바자렐리: 반응하는 눈>은 헝가리 국립 부다페스트 뮤지엄과 바자렐리 뮤지엄이 소장한 200여점에 달하는 걸작을 선보입니다. 바자렐리가 의학도에서 그래픽 광고 디자이너를 거쳐 조형언어를 탐구, 옵티컬 아트의 선구자가 되기까지의 작품 세계와 인생을 시간순서에 따라 조망해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디자이너, 예술가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그래픽 아트의 뿌리를 탐구하고 미술, 과학, 수학, 심리학 등을 넘나드는 다학제적 접근을 경험함으로써 예술의 변화와 그 수용과정에 대해 이해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더 나아가, 앞선 시대를 살다 간 바자렐리의 행보를 보고 ‘자신의 것’을 하고자 하는 이 시대 청춘들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인스타그램 @typography_seoul 계정에서 전시티켓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니, 많은 참여 바랍니다!

    *본 아티클에 쓰인 이미지는 법적으로 보호받습니다. 무단으로 사용 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