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 파트너즈 시리즈 [우리 ZIP으로 가자! 훅 - 들어올래?] ‘TS 파트너즈’의 zip 들이인 [우리 zip으로 가자]는 ts 파트너즈를 지원하기 전, 어떤 활동을 하는지 궁금한 파트너즈들이 '내가 지원해도 괜찮을까?, 레터링 또는 글자 관련 디자이너만 활동하는 걸까?' 같은 여러 고민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같이 활동하며 알게 된 12명의 'TS 파트너즈'이자 디자이너들의 다양한 생각과 고민들로 가득 찬 ZIP으로 어서 가보자!
[그거 아세요…? 박소현의 2호선 작업실]
디자인학부에서 공간 디자인과 브랜딩을 중점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알기 위해 경제학과 복수 전공도 같이 공부하며 남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디자인하고자 합니다.
Q. 박소현의 zip업병은?
A. 저의 zip업병은 ‘취향 도장 깨기’입니다.
디자이너에게는 새로운 경험이 창의적인 아웃풋을 낼 수 있는 밑바탕이 될 수 있기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해 많은 분야와 취향을 도장 깨기를 하듯 찾아다니는 zip업병을 가지고 있어요.
예를 들면, 음악 취향도 장르를 정말 가리지 않고 좋은 노래가 있으면 다 듣는 편입니다. 그리고 음식 취향도 한 음식점에 꽂히면 그 가게의 모든 메뉴를 먹어봅니다. (한 아이스크림 회사의 모든 아이스크림 맛을 먹어본다든지, 한 샌드위치 가게의 모든 샌드위치 맛을 먹어보는 등등) 새로운 메뉴가 나온다면 새로운 메뉴를 먹는 편이고 새로운 공간, 여행 및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도 좋아합니다. 새로운 운동을 해보는 것도 좋아하고 새로운 언어를 공부하는 것도 좋아해요:)
이렇게 많은 분야를 도장 깨기를 한 덕분에 취향 스펙트럼이 정말 굉장히 넓습니다. 아마 이런 넓은 취향이 저를 구성하게 되어 디자인할 때 한정되지 않는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습니다.
Q. 미래에 해보고 싶은 작업 스타일은?
A. 독특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공간에 다양한 오감을 추가하여 생명을 불어넣어 보고 싶습니다.
공간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가끔 좋은 공간에 들어가면 압도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인데, 그럴 때마다 공간이 살아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간에 자연을 담아 매 순간 달라지는 공간을 표현하거나 3차원적으로 세워진 공간에 후각, 청각 등을 추가하여 좀 더 생명력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Q. 당신이 가장 작업이 잘 되는 세팅, 상태는?
A. 그거 아세요…? 마감 직전 지하철에서 하는 작업은 정말 극한의 효율을 낼 수 있습니다.
네. 하하 제가 가장 작업이 잘 되는 세팅 상태는 2호선 지하철 안입니다. 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저는 3년째 학교에 가기 위해 집에서 대략 1시간 반 정도 일찍 나서야 하는 통학 러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 1시간 반 중 순순하게 2호선 지하철을 타는 시간이 40분 있는데 하루에 2번, 일주일에 10번, 한 달에 대략 44번 주어지는 이 40분이 저에게는 최대 효율로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입니다. 아마 지금까지 한 대부분의 작업이 지하철에서 생겨난 것일지도 몰라요. (웃음) 2호선 지하철의 나름 쾌적한 온도… 습도… 속에서 무릎 위에 맥북을 피고 에어팟을 꽂으면 저만의 작업실이 됩니다. 40분 동안 한자리에 앉아서 깊게 집중하다 보면 학교까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더 빠르게 도착하는 느낌이 드는 장점도 있고, 타임어택으로 도착하기 전까지 해야 할 목표를 정하면 빠르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어 애용하고 있습니다.
Q. 나만의 습관, 매일 루틴이 있다면?
A. 루틴…. 까지는 아니지만 저는 기록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때 느낀 감정, 분위기와 같은 일차적 생각을 이차적 기록물로 남겨두면 기억이 더 오래 남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장기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웃음) 금방 까먹는 성격인데, 기억을 되살리기에 이러한 기록물들이 많은 도움이 되어줍니다.
그 당시에만 들 수 있는 생각은 다른 시공간 속에서는 느끼기가 어렵기 때문에 유일하고, 이러한 생각들은 작업에 녹여 내기 좋은 요소들이 됩니다. 특히 사진 찍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사진은 기억을 색감까지 담아낼 수 있어서 좋아요. 단점으로는 그만큼 사진을 굉장히 많이 찍어서 저의 핸드폰 앨범이 터지기 직전이지만… 1FPS(Frames per second)처럼 순간을 소중히 하면서 느리게 살려고 하고 있어요!
Q. 내가 진짜 미치도록 좋아하는 디자인
A. 제가 “미치도록 좋아하는”이라는 표현을 생각했을 때 제일 먼저 떠올릴 수 있었던 건 건축가 안도 다다오였습니다.
저는 제가 건축에 관심을 두게 해준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특정한 건축물을 꼽기보다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에 녹여져 있는 전반적인 분위기와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안도 다다오’를 좋아하게 된 제일 큰 이유는 마음에 품고 싶은 비밀이어서 하하 다른 이유를 말씀해 드리자면 공간 안에 있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릴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해준 건축가였고, 공간 안에서 고개를 돌려 볼 수 있는 모든 부분에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런 건축물을 탄생시키시는 것 같아요. 앞으로 저도 공간 디자인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두근거림을 줄 수 있는 그런 공간을 탄생시키고 싶습니다.
Q. 공간이란, 당신에게 어떤 곳인가요 또는 어떤 곳으로 사람들에게 기억됐으면 하나요?
A. 저에게 제일 어려운 질문인 것 같아요. 음… 저에게 공간이란 시간이 흐르게 해주는 존재입니다.
저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어느 공간에서 변화를 맞이하며 시간이 흐르게 할지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선택된 공간들은 저의 과거 시간의 일부분이 되고 현재 시각을 흐르게 해줍니다. 저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보고 받아들이는 공간은 전부 다 다른 형태일 것이고, 공간이 변하면서 각자의 시간은 흐르게 됩니다. 각자의 시간 또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공간에서 시간이 흐르게 할지는 그때그때 선택하게 됩니다. 이때 사람들의 마음속에 한 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공간은 시간의 가치와 비례할 정도로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공간에서 시간이 빨리 흐른 것처럼 느껴졌다면 머물렀던 공간의 새로움과 다양한 변화 덕분에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 것이고, 당시에는 시간이 빠르게 흐른 것처럼 느껴지지만 기억 속에는 오래 남습니다. 반대로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머물러 있는 공간이 익숙하거나 다소 잠잠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시간과 공간들은 당시에는 시간이 느리게 흐른 것처럼 느껴지는 것과 반비례로 금세 잊히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저는 먼저 사람들의 마음속에 한 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좋은 공간을 디자인하고 싶습니다. 또한 누군가의 시간을 빨리 흐르게 하며, 오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공간 디자이너가 되고 싶습니다.
Q. 10년 후의 박소현
A.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는 공간 디자이너가 되고 싶습니다.
어려서부터 건축에 관심이 많았고, 미래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은 공간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림 같은 집을 짓는다는 생각의 연장선으로 도시 속 높은 빌딩도 좋지만, 공기 좋고 풍경 좋은 자연 속에 감각적인 저층 건물을 짓는다는 것도 매력적인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살게 될 공간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그림 같은 공간 속에서 살면서 행복을 느끼면 좋을 것 같아요. (웃음) 그림 같은 집을 짓는다는 것이 되게 단순한 말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공간을 구축하기까지 많은 내공을 쌓아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직접 공간을 구축할 수 있게 되기까지 열심히 배우고 디자인하고자 합니다.
시리즈-[TS 파트너즈 4기] 우리 ZIP으로 가자! 훅 – 들어올래? 전체 보러가기
한 달 동안 TS 파트너즈 시리즈 [우리 ZIP으로 가자! 훅 - 들어올래?]를 읽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더 재밌는 시리즈로 여러분을 찾아갈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