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3월 1일 오후 2시, 조선의 독립을 외치는 함성이 울려 퍼졌다. “대한 독립 만세!” 3.1절은 일제의 압박에 맞서 한국인이 독립을 외친 역사적인 날이다. 자유를 위해 희생을 감수하며 싸운 선열들의 투쟁은 강한 상징성을 지닌다. 그러나 오늘날 3.1절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남아 있는가? 많은 젊은 세대에게 그들의 결의는 점점 희미해지고, 단순히 지나간 역사적 사건 중 하나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디자인 엔터테인먼트 티티서울은 이러한 현실 속에서 삼일절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고자 했다. 그들이 주목한 것은 1919년 3월 1일, 민족대표 33인이 발표한 ‘독립선언서’였다. 총칼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낭독된 이 선언서는 단순한 문서를 넘어, 우리 민족의 독립 의지를 담은 상징적 기록이다.
티티서울은 주니어 디자이너들과 함께 독립선언서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선언서의 문구와 그날의 외침을 시각적 언어로 풀어내며, 잊혀가는 역사적 의미를 다시금 조명했다.

민족대표 33인의 뜻을 이어받아, 역사를 재해석할 디자이너를 찾습니다!
디자인 업계에서 활동하는 37명의 주니어 디자이너가 한자리에 모였다. ‘희미해진 역사에 다시 불을 지피고자’는 뜻으로 함께한 이들은 29명의 레터링 디자이너와 8명의 그래픽 디자이너로 구성되었다.
그들이 주목한 것은 종로의 태화관. 1919년, 33인의 민족대표가 이곳 태화관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며 조선의 독립을 외쳤다. 당시의 그들은 탄압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독립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의 용기와 행동이 담긴 선언서를 되새기며, 디자이너들은 그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 나갔다.
특히 8명의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독립선언문을 면밀히 분석하며, 그 안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변화와 포부를 담았다. 선언문의 한 줄 한 줄에서 전해지는 분노, 희망, 결의, 그리고 미래를 향한 다짐을 각자의 시각적 언어로 풀어내어 독립선언서를 새로운 형태로 재탄생시켰다. 단순한 디자인이 아니라 오늘의 세대가 기억해야 할 역사이며 다시 울려 퍼져야 할 외침이 되도록.
각 작품에는 그들의 열정과 우리 민족의 의지가 깃들어 있다. 작가의 작품과 독립선언서 전문을 함께 읽어보며 그 의미를 깊이 되새겨보길 바란다.
1. 우리들은 지금 우리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고 조선 사람이 자주적인 국민이라는 것을 선언하노라.
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 우리는 이를 세계 모든 나라에 알려 인류가 모두 평등하다는 큰 뜻을 분명히 하고, 우리 후손이 민족 스스로 살아갈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리게 할 것이다.
이 선언은 오천 년 동안 이어 온 우리 역사의 힘으로 하는 것이며, 이천만 민중의 정성을 모은 것이다. 우리 민족이 영원히 자유롭게 발전하려는 것이며, 인류가 양심에 따라 만들어가는 세계 변화의 큰 흐름에 발맞추려는 것이다. 이것은 하늘의 뜻이고 시대의 흐름이며, 전 인류가 함께 살아갈 정당한 권리에서 나온 것이다. 이 세상 어떤 것도 우리 독립을 가로막지 못한다.


tt.멤버 김유진의 작품소개
‘독립을 향한 자주적인 민중의 목소리’를 주제로 점묘법을 활용한 태극기 포스터를 디자인했습니다. 3.1운동은 후손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목소리를 낸 민중의 자주적 혁명이자, 식민지 조선이 독립국가로 나아가는 초석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신분과 성별을 뛰어넘어 독립을 위해 모인 민중을 ‘뚜렷한 목소리를 내는 작지만 강한 집단’으로 해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여성, 남성, 학생, 농민을 표현한 기본 그래픽 요소를 제작하고, 점묘법을 활용해 독립선언서의 첫 문장과 태극기 형상을 중첩한 이미지를 구성하였습니다. 또한, 포스터 상하단에는 33개의 인물 아이콘을 배치해 독립선언서를 작성한 민족대표 33인을 상징화했습니다.
@ging.u.genie / yujinkim100@gmail.com
2. 그동안 우리 스스로 살아갈 권리를 빼앗긴 고통은 헤어릴 수 없으며, 정신을 발달시킬 기회가 가로막힌 아픔이 얼마인가. 것을 선언하노라.
낡은 시대의 유물인 침략주의와 강권주의에 희생되어, 우리 민족이 수천 년 역사상 처음으로 다른 민족에게 억눌리는 고통을 받은 지 십 년이 지났다. 그동안 우리 스스로 살아갈 권리를 빼앗긴 고통은 헤아릴 수 없으며, 정신을 발달시킬 기회가 가로막힌 아픔이 얼마인가. 민족의 존엄함에 상처받은 아픔 또한 얼마이며, 새로운 기술과 독창성으로 세계 문화에 기여할 기회를 잃은 것이 얼마인가.
아, 그동안 쌓인 억울함을 떨쳐 내고 지금의 고통을 벗어던지려면, 앞으로 닥쳐올 위협을 없애 버리고 억눌린 민족의 양심과 사라진 국가 정의를 다시 일으키려면, 사람들이 저마다 인격을 발달시키고 우리 가여운 자녀에게 고통스러운 유산 대신 완전한 행복을 주려면, 우리에게 가장 급한 일은 민족의 독립을 확실하게 하는 것이다.

tt.멤버 이영광의 작품소개
나라를 빼앗기며 스스로 살아갈 권리와 정신을 키울 기회마저 빼앗겼지만, 독립에 대한 열망과 시대정신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형태만 남은 태극과 팔괘, 그리고 그 위를 가로막은 글자들은 시원하게 읽히지 않는 문장의 이미지로 빼앗긴 고통을 상징합니다. 동시에, 여전히 해독할 수 있는 문장으로 살아있는 시대정신과 독립의 열망을 표현합니다.
@glryee / forourpleasure.io@gmail.com
3. 오늘, 우리 이천만 조선인은 저마다 가슴에 칼을 품었다.
오늘, 우리 이천만 조선인은 저마다 가슴에 칼을 품었다. 모든 인류와 시대의 양심은 정의의 군대와 인도의 방패가 되어 우리를 지켜 주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나아가 싸우면 어떤 강한 적도 꺾을 수 있고, 설령 물러난다 해도 이루려 한다면 어떤 뜻도 펼칠 수 있다.
우리는 일본이 1876년 강화도조약 뒤에 갖가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일본을 믿을 수 없다고 비난하는 게 아니다. 일본의 학자와 정치가들이 우리 땅을 빼앗고 우리 문화 민족을 야만인 대하듯 하며 우리의 오랜 사회와 민족의 훌륭한 심성을 무시한다고 해서, 일본의 의리 없음을 탓하지 않겠다.

tt.멤버 한서연의 작품소개
독립선언문 전문을 읽고, 제게 주어진 문장을 해석해 보았습니다. 3월 1일, 온 세상에 선언한 독립 의지는 원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갈고닦은 인도주의적이고 정의로운 신념에서 출발했다는 것. 따라서, 이천만 조선인이 가슴속에 품었다고 말하는 ‘칼’은 살벌한 복수의 무기가 아니라, 자유에 대한 갈망과 악에 대한 분노로 뜨겁게 달구어진 신념의 상징임을 전하고자 했습니다.
@han.seoyo
4. 스스로를 채찍질하기에도 바쁜 우리에게는 남을 원망할 여유가 없다
스스로를 채찍질하기에도 바쁜 우리에게는 남을 원망할 여유가 없다. 우리는 지금의 잘못을 바로잡기에도 급해서, 과거의 잘잘못을 따질 여유도 없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우리 자신을 바로 세우는 것이지 남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 양심이 시키는 대로 우리의 새로운 운명을 만들어 가는 것이지 결코 오랜 원한과 한순간의 감정으로 샘이 나서 남을 쫓아내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단지, 낡은 생각과 낡은 세력에 사로잡힌 일본 정치인들이 공명심으로 희생시킨 불합리한 현실을 바로잡아, 자연스럽고 올바른 세상으로 되돌리려는 것이다.
처음부터 우리 민족이 바라지 않았던 조선과 일본의 강제 병합이 만든 결과를 보라. 일본이 우리를 억누르고 민족 차별의 불평등과 거짓으로 꾸민 통계 숫자에 따라 서로 이해가 다른 두 민족 사이에 화해할 수 없는 원한이 생겨나고 있다. 과감하게 오랜 잘못을 바로잡고,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사이좋은 새 세상을 여는 것이, 서로 재앙을 피하고 행복해지는 지름길임이 분명하지 않은가!
또한 울분과 원한에 사무친 이천만 조선인을 힘으로 억누르는 것은 동양의 평화를 보장하는 길이 아니다. 이는 동양의 안전과 위기를 판가름하는 중심인 사억만 중국인들이 일본을 더욱 두려워하고 미워하게 하여 결국 동양 전체를 함께 망하는 비극으로 이끌 것이 분명하다.

tt.멤버 이지영의 작품소개
1919년 3월 1일, 그들이 전하고자 했던 본질과 정신은 점차 흐려지고, 단순히 일본에 대한 배타적 감정만 남아버린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자유롭고 건설적인 정신을 왜곡 없이 기억하자는 의미를 담아, 태극기와 선언문의 의도를 그대로 표현하였습니다.
@pri_ongg
5. 조선의 독립이 어찌 사소한 감정의 문제인가!
오늘 우리 조선의 독립은 조선인이 정당한 번영을 이루게 하는 것인 동시에, 일본이 잘못된 길에서 빠져나와 동양에 대한 책임을 다하게 하는 것이다. 또 중국이 일본에 땅을 빼앗길 것이라는 불안과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것이며, 세계 평화와 인류 행복의 중요한 부분인 동양 평화를 이룰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조선의 독립이 어찌 사소한 감정의 문제인가!

tt.멤버 박보근의 작품소개
대한민국의 광복은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기념비적인 사건이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비교적 작은 사건으로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이에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에 비유하여, 근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을 의도적으로 더욱 크게 조명하고, 세계적인 이슈로 접근해 프로파간다를 제작해 보았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다양한 매체를 통해 빠르게 전달되기 위해서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park_bogeun_
6. 아, 새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는구나.
아, 새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는구나. 힘으로 억누르는 시대가 가고, 도의가 이루어지는 시대가 오는구나. 지난 수천 년 갈고 닦으며 길러온 인도적 정신이 이제 새로운 문명의 밝아오는 빛을 인류 역사에 비추기 시작하는구나. 새봄이 온 세상에 다가와 모든 생명을 다시 살려 내는구나. 꽁꽁 언 얼음과 차디찬 눈보라에 숨 막혔던 한 시대가 가고, 부드러운 바람과 따뜻한 볕에 기운이 돋는 새 시대가 오는구나.

tt.멤버 이채민의 작품소개
아름답고 찬란한 태극기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기존의 틀을 벗어나면서도 태극기의 본래 색상을 유지하며, 형태에 변화를 주는 디자인을 시도했습니다.
태극 문양에는 “아, 새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는구나”라는 첫 구절을 그래픽화하여 적용하였으며, 건곤감리에는 독립선언문의 일부 문구를 인용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이를 통해 활기찬 새 시대를 열어가는 감동과, 나라를 되찾은 기쁨이 자연스럽게 전해지길 바랐습니다.
@ichminwork
7. 그래서 우리는 떨쳐 일어나는 것이다.
온 세상의 도리가 다시 살아나는 지금, 세계 변화의 흐름에 올라탄 우리는 주저하거나 거리낄 것이 없다. 우리는 원래부터 지닌 자유권을 지켜서 풍요로운 삶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것이다. 원래부터 풍부한 독창성을 발휘하여 봄기운 가득한 세계에 민족의 우수한 문화를 꽃피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떨쳐 일어나는 것이다. 양심이 나와 함께 있으며 진리가 나와 함께 나아간다. 남녀노소 구별 없이 어둡고 낡은 옛집에서 뛰쳐나와, 세상 모두와 함께 즐겁고 새롭게 되살아날 것이다.

tt.멤버 김근영의 작품소개
1919년 3.1운동 당시의 운동가들을 동일한 인간의 시선에서 입체적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독립을 외치기 전 일말의 주저와 고민, 하지만 곧 굳게 다잡은 결의, 그리고 일본의 억압 속에서 응어리진 ‘한’까지.
순간이지만 복잡하고 강렬한 감정을 마주하게 되었고, 그들의 투철한 의지와 인간적인 모습을 포스터에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kimkarrote / kimkarrote@gmail.com
8. 다만, 저 앞의 밝은 빛을 향하여 힘차에 나아갈 뿐이다.
수천 년 전 조상의 영혼이 안에서 우리를 돕고, 온 세계의 기운이 밖에서 우리를 지켜 주니, 시작이 곧 성공이다. 다만, 저 앞의 밝은 빛을 향하여 힘차게 나아갈 뿐이다.

tt.멤버 이준화의 작품소개
제가 받은 주제는 독립선언문의 마지막 부분에 해당합니다. 그만큼 당시 그들이 느꼈던 사무침, 처절함, 원통함, 후련함과 같은 복합적인 감정이 다른 부분보다 더욱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이러한 감정을 담아내기 위해, 비교적 화려하고 많은 요소를 포함한 그래픽을 제작했습니다.
@lee.junhwa_
하나, 오늘 우리의 거사는 정의, 인도, 생존, 존영을 위하는 민족적 요구이니 오직 자유적 정신을 발휘할 것이오,
결코 배타적 감정으로 그에 벗어난 행동을 하지 말라.
하나, 마지막 한 사람까지 마지막 한 순간까지 민족의 정당한 의사를 시원히 발표하라.
하나, 모든 행동은 가장 질서를 존중하여 우리의 주장과 태도로 하여금 어디까지든지 떳떳하고 정당하게 하라.
조선 건국 4252년 3월 1일 조선민족대표
독립선언서 출처 : KBS 뉴스 [전문] 쉽고 바르게 읽는 3.1독립선언서
2025년 3월, <RE:1919 그 날의 태화, 오늘의 대한> 프로젝트를 통해 독립을 외쳤던 그날의 함성을 다시 울린다. 과거의 이야기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조명하여, 젊은 세대가 독립운동의 의미를 다시 깨닫고 그들의 희생을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작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티티서울 별도의 웹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다음 아티클에서는 민족대표 33인의 생애와 신념을 담은 레터링 작업을 소개한다. 글자로 표현한 그들의 목소리를 함께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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