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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희생각 #5 한국 대학생과 교류하고 싶어하는 독일 대학생 안야

    독일 담스타트 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전공생 ‘안야(Anja)’, 그녀가 한국 대학생들과 교류하고 싶은 이유


    글. 배춘희

    발행일. 2013년 10월 14일

    춘희생각 #5 한국 대학생과 교류하고 싶어하는 독일 대학생 안야

    2013년 여름. 독일 담스타트(Darmstadt)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교 1학년 안야 (Anja)는 여름방학 동안 광고 회사에서 인턴을 하고 있다며 좋아한다. 집에서 좀 더 가까운 뷔스바덴(Wiesbaden)대학교에 등록을 할 수 있었지만, 강의 내용이 좋은 4년제 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받고 싶어 담스타트대학교에 입학을 했다는 안야. 짧은 기간이지만 아트디렉터들이 크고 작은 아이디어와 콘셉트를 써 내는 방법을 옆에서 체험하면서 현장 실습의 중요성을 한번 더 느낀단다.

    광고와 프린트 디자인, 필름, 소셜 미디어 디자인으로 알려진 광고 회사에서 인턴을 하는 동안 커피 심부름을 몇 번이나 했느냐고 물으니 한 번도 한적이 없다고 대답한다. 인턴은 장래 직업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배우는 기간이지 커피 심부름 잘 하는 방법을 배우는 기간이 아니라면서 가르쳐 주는 것 없이 자잘한 심부름만 시키는 회사에서는 인턴을 하지 않을 것이란다. 커피숍이 아닌 광고 회사에서 인턴을 하는 만큼 디자인 전공에 도움이 되는 것을 배우고 가야 하지 않겠냐며 정직원처럼 많은 일은 못 하지만 그래도 보수도 받지 않고 하루 종일 일을 해주는데, 아무리 대학생이라도 이용을 하면 안 된다며 웃는다.

    대학교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기 위하여 고등학교 때부터 포트폴리오를 준비했다는 안야에게 어린 나이이지만 생각과 말, 그리고 행동이 눈에 띄게 어른스럽다고 하니 그것은 아마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교육 덕분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단다. 남에게 항상 친절하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참을성 보다는 인내심을 길려야 한다는 부모 밑에서 자라 온 안야는 자기를 믿어주고 밀어주는 부모에게 미안해서라도 엉뚱한 짓을 할 수 없다며 걸음을 재촉한다.

    조용하고 침착한 안야에게 안야가 생각하는 자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녀는 자유로운 삶을 누리는 것이 습관화 되어 자유라는 단어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 해 본 적은 없지만 자유는 아마 하고 싶은 말과 행동 그리고 원하는 일을 하면서 개인주의적이지만 이기주의적이지 아닌 삶을 꾸며나가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단다. 자신을 지키면서 남을 배려할 수 있는 정신적 경제적 여유는 인간이 필요로 하는 의식주가 해결된 후의 이야기이기에 이 모든 조건이 갖추어져 있는 독일에서 교육을 받으며 살 수 있다는 것을 복이라고 생각한다며 오직 스스로에게만 충실하면 만족한 삶을 꾸밀 수 있는 나라가 독일이란다.

    정신적인 장애로 인하여 부모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동생을 보면 미안한 마음이 드느냐고 물으니 안야의 동생은 비장애인들이 누리는 자유가 어떤 것인지 모르기 때문에 전혀 아쉬워하지 않는단다. 그리고 독일은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동생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질 필요가 없으며 동생을 향한 동감은 좋지만 동정은 절대 금지란다.

    냉장고 안에 리모컨이 놓인 것을 배경으로 찍은 치매에 걸린 안야 할아버지 사진과 타이포 시간에 공동 작품으로 만들었다는 안야의 작품을 보면서 일년 동안 과제 때문에 몇 번이나 밤을 세웠느냐고 물으니 과제 때문에 밤을 세운적은 한 번도 없지만 친구들이 과제량이 많아서가 아니라 잘못된 시간 조절로 인하여 밤을 세우는 것을 보았다며 웃는다.

    결혼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으니 안야에게 결혼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야가 원하는 분야에서 일을 하는 것이라면서 졸업 후에는 꼭 일을 해서 좋은 디자이너가 될 것이란다. 오직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이유만으로는 결혼을 하지 않을 것이며 여자라는 핑계로 자기 생애 문제를 해결 해 주는 남자를 찾아 결혼하는 것은 두 사람을 비참하게 만드는 슬픈 이야기란다.

    일편단심은 상대방을 존경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행동이지 서류에 찍은 도장이 보장 해 주는 것이 아니라면서 자존심 때문이라도 남편에게 돈을 구걸 하지 않겠다는 안야는 당당하고 자립적인 삶은 누구에게서부터 선물을 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란다. 정신적이나 경제적 구속을 받지 않고 한 인간으로 참다운 삶의 기본을 쌓고 있다는 안야는 붓글씨와 동양화를 배우고 싶어하고 한국에서 디자인과를 다니는 학생들과 교류를 하고 싶어한다.

    언어와 문화 그리고 교육 조건은 아주 다르지만 두 나라의 디자인과 학생들이 서로의 경험과 재능을 교류하면서 시야를 넓힐 기회가 되도록 동양의 디자인과 예술에 호기심이 큰 안야를 소개한다. 다른 것에 관한 선입견과 두려움 없이 어디에서 왔는지 보다 어디로 가는 지를 중요시 여기는 세계적인 정신이 깃든 학생들과 만나기를 바란다.

    한국적인 것은 세계적인 것이 아니다.

    독일적인 것도 세계적인 것이 아니다.

    세계적인 것은 인종차별도, 인간차별도 그리고 성차별도 하지 않는다.

    세계적인 것은 인간과 인간의 만남이기 때문이다.

    배춘희 
    좋은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사람을 사랑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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