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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희생각 #3 한국 학생들과 같이 한 독일 연수

    서울예술대학교 재학생들과 함께한 두 달간의 독일 연수


    글. 배춘희

    발행일. 2013년 06월 10일

    춘희생각 #3 한국 학생들과 같이 한 독일 연수

    2012년 여름 학기. 그 어느 나라 학생들보다 무엇이든 잘하려는 의욕이 큰 나의 한국 학생들에게, 그 어느 나라 학생들보다 배우려는 욕심이 많은 나의 한국 대학생들에게,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밤을 낮으로 바꾸어 가며 열심히 공부하는 나의 학생들에게 유럽 디자인의 파이오니어인 바우하우스의 이념과 자유로운 선진국의 예술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다. 이를 위하여 난 한국에 도착한 지 3년이 되는 해에 서울예술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바우하우스 클럽 코리아(바로가기)를 만들었다.

    Gruppenbild der Bauhaus-Meister in Dessau (1926)

    2주 동안의 독일 연수를 학생들과 뜻깊게 보내기 위하여 4개월 동안 매일같이 독일어를 배웠고, 일주일에 두 번씩 만나 몸과 마음을 여는 방법을 북을 치면서 연습했다. 비행기 표와 숙박비를 부모님 도움 없이 스스로 해결하며 독일 연수에 참가한다는 들뜬 마음으로 하루 하루 기다리던 나의 학생들.

    2012년 7월 10일. 베를린에 도착한 후 우리는 독일의 환경 디자인과 옥외 디자인 그리고 전시 디자인을 보기 위하여 국제 예술 도시 베를린을 매일 끊임없이 걸어 다녔다. 살아생전 이처럼 많이 걸어 본 적이 없다며 어리광을 부리고 투정을 하다가도 이탈리아 아이스크림 가게를 보면 어린아이들처럼 좋아하던 학생들. 좋은 디자인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거리에서 손으로 만져보고 눈으로 보면서 산교육의 의미를 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독일 베를린 전경

    그리고 독일 베를린 예술대학교 시각디자인 교수님의 초청으로 졸업 작품 발표회와 기말 작품 전시에 참석할 수 있었던 나의 학생들은 모든 발표가 끝나고 베를린 예술대학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조심스럽게 말했다.

    “독일 학생들은 졸업작품을 전시하는데 액자 보다 주제에 더 많은 중요성을 주는 것 같아요.”
    “한 학생의 작품을 놓고 5명의 교수들이 해석하고 칭찬하고 토론하며 격려해 주는 것이 신기하였고 학생이 교수와의 의견이 다르다고 말하여도 교수는 화를 내지 않고 학생의 말도 맞다고 인정해주는 것이 부러웠어요.”
    “교수와 제자들의 인간대 인간의 만남이 가능하네요.”
    “졸업작품전시장에서 교수들이 학생들과 같이 망치질을 하면서 전시준비를 하는데 지시와 명령보다 직접 행동으로 도와 주는 것이 참 낮설었어요.”

    민주주의 삶과 교육 방식 그리고 선진국의 생활 방식을 누리려면 어떤 생각과 자세가 필요한지, 인간마다 주어진 자유를 어떻게 즐기는지 그리고 민주주의를 지켜나가는 사람들의 국민성은 어떠한지 내 학생들은 깨달았을 것이다.

    유대인 박물관을 방문하고 나서는 인간의 잔인함과 생명의 중요성에 관하여 신중히 생각하게 됐고 죄를 지은 후 반성하고 용서를 비는 독일인들의 언행에 고개를 숙였다. 또한, 휠체어에 몸을 실은 사람들이 동반자 없이 행동할 수 있는 장애물 없는 거리를 보면서 모든 디자인은 사람을 위해야 하고 실용적이어야 좋은 디자인이라는 것을 학생들은 배웠다.

    그리고 독일 친구들은 카브리오와 오토바이에 학생들을 태워 베를린에서 제일 유명한 브란덴브르그와 6.17 거리를 달렸다. 좋아서, 너무 좋아서 독일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끝없이 하며 참다운 기쁨과 고마움을 표현하는 국제적인 단어는 웃음과 포옹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독일 친구들과 함께

    독일 친구 집에서 며칠 숙박을 하면서 늦은 밤까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독일 음악에 맞추어 춤추던 나의 학생들은 평생 잊지 못할 자유의 맛을 보았을 것이다.

    부모님을 모시고 작은 사업을 하면서 타인이 만들어 주는 기회를 기다리지 않고 하고자 하는 것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자립성이 큰 은희, 말보다 글로 자기 생각을 표현하며 수줍어하던 희영,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베를린 광장에서 북을 치며 자아를 키우던 아름, 음악성과 손재주가 많고 감수성이 강하여 베를린에서 헤어질 때 눈물 흘리던 가희, 부모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학비를 마련하면서 자신을 찾고 다듬으며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하던 지희,
    나의 학생들.

    나의 학생들(은희, 희영, 아름, 가희, 지희)

    나의 학생들은 지금 잘하고 있을 것이다.
    나의 학생들은 더 이상 눈 뜬 봉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배춘희 
    좋은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사람을 사랑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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