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하자마자 studio ‘mim’을 창업했다고 말하면, 몇몇 사람들은 멋지다 이야기하고, 몇몇 사람들은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내며, 또 몇몇 사람들은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낸다. 보통 걱정스러운 혹은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내는 사람들의 질문은 이렇다.
“졸업하자마자 스튜디오를 만든 이유가 뭐예요?” 그럼 난, “가고 싶은 회사가 없어서요.” 그럼 사람들은, “정말?” 여기서 걱정스러운 눈빛을 하는 사람들과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내는 사람들의 질문이 갈린다.
걱정스러운 눈빛을 하는 사람들은, “정말 힘들겠다. 번창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내는 사람들은, “정말 단 한 번도 회사에 지원을 안 하셨어요?”
그렇다. 난 정말 가고 싶은 회사가 없어서 내가 직접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약간 무모하고 건방진 발언이긴 하지만 정말 가고 싶은 회사가 없다. 흔히 그래픽 디자인을 한다고 하면 떠오르는 몇몇 회사들이 있다.
내가 그 회사에 단 한번도 지원하지 않은 것은 이들 디자인 회사의 디자인 퀄리티를 의심하거나 시스템과 명성을 의심해서가 아닌, 내가 원하는 그 무엇을 채워주지 못하는 어떤 것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힘들어질 때 종종 창업을 후회하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난 즐겁게 일하고 있다. 직접 클라이언트를 만나 소통하고, 회사의 구조를 결정하고,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을 결정하며, 쉬는 날을 결정하고, 파일의 공유방식을 결정하고…. 이 모든 것들이 날 즐겁게 한다.
결국 난 내가 결정한 시스템을 잘 따르는 사람인것 같다. 그리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앞으로 studio ‘mim’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최선을 다하고 그 안에서 자위할 뿐이다. 경제적 문제로 작업실이 문을 닫더라도 studio ‘mim’은 ‘공간’이라는 개념을 초월한 작업실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분명 큰 경험과 일깨움을 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