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한 번째 호리틱은 ‘건강놀이터 홍천’이라는 비전으로도 알려진 강원도 ‘홍천군’입니다. 홍천군은 월인석보 등의 문화재와 팔봉산을 대표로 하는 홍천 9경 등의 관광명소로 유명한 곳입니다. 홍천의 특산물로는 홍천쌀이 유명하고, 대표적인 먹거리로는 닭갈비, 막국수, 비빔밥 등이 있습니다.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곳이네요.
홍천군의 BI는 곡선의 자소도 사선으로 표현한, 전체적으로 기하학적인 형태의 BI라고 할 수 있어요. 다시 말하면, 각 자소들끼리 붙거나 떨어지는 부분 혹은 크고 작은 자소들의 크기에서 BI의 특징이 나타난다고 할 수 있어요. 홍천군 BI에서 살펴볼 부분은 크게 세 가지로 지금부터 살펴볼게요.
첫 번째는 초성 가로 줄기 길이.
가로 줄기의 길이는 자소의 크기와도 관련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특히 ‘ㅎ, ㅊ’ 가로획의 길이가 긴 경우 자소가 커 보이기도 해요. 상대적으로 ‘군’의 ‘ㄱ’은 작아 보여서 크기의 통일감이 어색해 보이는 느낌이에요. 꼭짓점의 길이는 이미 몇 번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요. 최근의 경향은 이 꼭짓점의 길이를 길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서, 필자도 늘 주의하는 부분이에요. 꼭짓점의 길이가 짧은 경우 글자를 작은 크기로 사용할 때 더 짧아 보이기도 한답니다.
두 번째는 자소 크기.
앞에서 말한 것처럼 ‘ㅎ, ㅊ’은 가로 줄기가 길어서 커 보인다면 ‘군’의 ‘ㄱ’은 작아 보이는데요. 종성 ‘ㄴ’이 커 보여서 ‘ㄱ’이 더 작아 보인다는 느낌이에요. ‘자소의 길이’ 부분에서도 ‘군’을 보면 ‘ㅜ’의 세로 기둥은 약간 짧아 보이고, ‘ㄴ’의 세로획은 상대적으로 길어 보이는데요. 이 부분은 속공간의 크기와도 관련이 있답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속공간 크기.
‘천’에서는 ‘ㅊ’과 ‘ㅓ’ 사이의 공간이 좁아 보이고, ‘군’에서는 ‘ㅜ’와 ‘ㄴ’ 사이의 공간이 커 보이는 느낌이에요. 필자가 그 전 호리틱에서 몇 번 말씀드렸지만 자소의 크기와 길이, 또 속공간의 크기는 항상 생각해야 할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럼 자세히 살펴볼게요.
자소 길이
BI를 보면 특히 ‘홍, 천’의 초성 ‘ㅎ, ㅊ’이 커 보이는데요. ‘ㅎ, ㅊ’ 가로획의 길이가 긴 것이 커 보이는 이유라고 할 수 있어요. 필자는 ‘ㅎ, ㅊ’ 길이를 짧게 조정해 주었는데요. 여기서 “그럼 어느 정도 길어야 하냐”고 여쭤본다면 정확한 답변은 어려울 듯해요.
다만, 한 글자 혹은 한 단어에서 전체적으로 균일하게 보이는 것이 답이라고 보는데요. 이 부분은 작업자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호리틱 전·후를 비교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또 다른 부분의 길이는 ‘ㅎ, ㅊ’ 꼭짓점의 길이인데요. 필자는 조금 길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자소 크기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자소의 길이와 크기는 항상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어요. ‘ㅎ, ㅊ’에서는 가로 줄기의 길이를 줄여서 크기를 조정해 주었고, ‘군’에서는 초성 ‘ㄱ’은 조금 조정하고 종성 ‘ㄴ’은 세로획의 길이를 짧게 수정해 주었어요. ‘홍’의 초성 ‘ㅎ’은 가로 줄기가 길어서 커 보이지만 ‘ㅇ’ 부분은 작아서 다른 초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해 보여 가로줄기는 줄여주고 ‘ㅇ’의 크기는 약간 키웠어요.
‘천’의 ‘ㅊ’도 길어 보이는 가로 줄기를 줄여주고 굵어 보이는 사선 ‘ㅅ’ 부분의 굵기를 조금 얇게 표현해서 같은 톤으로 보이도록 해 주었어요. ‘ㅊ’의 좌·우 폭을 줄이니 중성 ‘ㅓ’와의 공간도 자연스러워진 느낌이에요. ‘군’에서는 초성 ‘ㄱ’의 속공간을 키워주고 ‘ㅜ’와 ‘ㄴ’의 사이의 공간을 줄여주었어요. 이제 편안하게 보이나요? 이 부분도 호리틱 전·후를 비교해 보면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해요.
속공간 크기
속공간의 크기도 역시 중요한 부분이에요. ‘홍’의 ‘ㅎ’에서는 긴 가로 줄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ㅇ’이 작아서 ‘ㅎ’의 좌·우 공간이 커 보이는 느낌인데요. ‘ㅇ’의 크기를 좌·우로 크게 해서 속공간의 차이가 덜 나도록 해 주었어요.
‘천’의 초성 ‘ㅊ’에서는 좌·우 폭을 줄여주고 사선 ‘ㅅ’의 굵기를 조정해서 중성 ‘ㅓ’와의 공간이 여유롭게 보이도록 조정해 주었어요. 마지막으로 ‘군’에서는 초성 ‘ㄱ’의 세로획은 길게, 종성 ‘ㄴ’의 세로획은 짧게 조정해 주었어요. 또 중성 ‘ㅜ’에서도 세로 기둥을 약간 길게 해 주고 위치를 오른쪽으로 이동해 속공간이 균일해 보이도록 해 주었어요.
지금까지 ‘홍천군 BI’를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연재에서는 지금까지 호리틱에서 언급했던 내용들을 크게 5가지 요소로 정리해 볼게요. 5가지 요소는 필자가 한글을 그릴 때 항상 생각하는 부분인데요. ‘종합 정리 편’ 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다음 호리틱에서 만나도록 할게요.(BI 이미지 출처: 홍천군 홈페이지)
윤디자인그룹, 산돌 등 다수의 폰트 회사를 거쳐 현재는 닥터폰트(DOCTORFONT) 대표로 있는 28년차 폰트 디자이너다. 폰트 제작, 한글 교육, 브랜드 개발 등 한글을 기본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