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섯 번째 호리틱은 지난 열다섯 번째 호리틱에서 소개했던 하남시 BI에 이어, 다시 한번 하남시와 관련된 내용을 소개하겠습니다. 하남시청 홈페이지에는 하남 시민의 다양한 문화생활을 위한 ‘하남문화재단’이라는 별도의 홈페이지가 소개되어 있는데요.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는 다양한 전시와 공연을 경험할 수 있고, ‘하남역사박물관’에서는 지역의 유물 및 다양한 역사적 전시물을 통해 시민과 함께 한다고 합니다. 그럼, 하남시에 있는 하남문화재단 BI를 살펴볼게요.
하남문화재단의 BI는 무게중심이 상단에 위치한 탈네모틀 류로, 형태적으로 세로획이 굵고 가로획이 얇은 디돈(Didone) 류로 분류될 수 있어요.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세련된 느낌과 함께 여성스러움도 느껴지는 BI입니다. 개인적으로 필자가 좋아하는 스타일이기도 해요. 하남문화재단 BI에서 살펴볼 부분은 크게 네 가지예요.
첫 번째는 자소 크기.
BI가 세 가지이지만 중복되는 글자들도 있어 세 가지를 함께 살펴보도록 할게요. ‘하남문화재단’을 보면 종성이 없는 ‘하’의 초성 ‘ㅎ’이 작아 보이고, ‘화’자는 크기가 작아 보이고 있어요.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는 ‘예’의 초성 ‘ㅇ’의 크기는 상대적으로 작은 느낌이고, ‘회’자가 다른 글자들에 비해 작아 보이는 느낌이에요.
‘하남역사박물관’에서 ‘사’의 초성 ‘ㅅ’은 ‘재’의 ‘ㅈ’에 비해서 작아 보이는 느낌이고, ‘박’의 초성 ‘ㅂ’은 반대로 약간 커 보이는 느낌이고요. 세로 모임꼴인 ‘문, 물’에서는 초성 ‘ㅁ’의 크기가 약간 작아 보이는 느낌인데요. 이 부분은 주관적인 관점이 큰 부분이라고 할 수 있어요.
두 번째는 자소 굵기.
하남문화재단·하남역사박물관·하남문화예술회관 BI를 보면 비교적 굵기의 비율이 좋다고 할 수 있는데요. 굵기를 살펴보면, ‘하’의 초성 ‘ㅎ’의 ‘ㅇ’ 좌·우 굵기는 약간 얇아 보이는 느낌이고, ‘화, 회’의 초성 ‘ㅎ’의 ‘ㅇ’ 좌·우 굵기는 반대로 약간 굵어 보이고 있어요.
‘남’의 초성 ‘ㄴ’의 가로획은 ‘ㅏ’의 가로 곁줄기보다 굵어 보입니다. ‘남, 박, 관’의 중성 세로기둥의 맺음과 가로획이 만나는 곡선 부분은 필자의 생각에는 BI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조금 굵어 보이는 느낌이에요.
세 번째는 속공간 크기.
‘문’에서는 ‘ㅜ’와 ‘ㄴ’ 사이의 공간이 약간 넓어 보이고, ‘재’에서는 ‘ㅈ’과 ‘ㅐ’의 공간이 넓어 보이고 있어요. 중성 ‘ㅐ’의 세로기둥 사이는 상대적으로 좁아 보이는 느낌이에요.
마지막 네 번째는 자소 통일성.
세 가지 BI를 살펴보면 ‘사, 술, 재’의 초성 ‘ㅅ, ㅈ’의 형태는 다른 자소와 다른 느낌이에요. 특히 곡선 맺음 부분의 굴림 형태가 다르답니다. 또 ‘술’의 초성 ‘ㅅ’은 또 다른 형태에요. 아래 자세한 설명에서는 BI 문구는 빼고 글자별로 천천히 설명해볼게요.
자소 크기
위에서 언급했듯이 BI를 보면 종성이 없는 ‘하’는 초성이 작아 보여 상대적으로 중성의 ‘ㅣ’가 길어 보이는 느낌이어서, 필자는 ‘ㅎ’의 ‘ㅇ’을 길게 해 주었는데요. 너무 길어지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약간만 길게 하였고, 꼭지점 부분을 길게 해서 작아 보이는 느낌을 보완해 보았어요.
‘하남문화재단’에서 ‘재’의 초성 ‘ㅈ’이 커 보이는 느낌인데요. 약간 큰 느낌이기도 하지만 옆의 ‘화’자가 작아서 상대적으로 더 커 보인다는 느낌이 들어서 필자는 ‘ㅈ’의 크기는 약간 작게 조정하고 ‘화’를 더 키워서 크기를 맞춰 보았어요. ‘박’의 초성 ‘ㅂ’은 상대적으로 커 보여서 약간 작게 조정해 주었고, 마지막으로 세로 모임꼴인 ‘문, 물’의 초성 ‘ㅁ’의 크기가 약간 작아 보여 글자가 홀쭉한 느낌이 들어서 약간 크게 조정해 주었어요.
자소 굵기
‘하남문화재단’ BI를 보면 자소의 굵기가 비교적 정리가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필자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몇 가지 보도록 할게요. ‘하’의 초성 ‘ㅎ’의 ‘ㅇ’ 좌·우 굵기는 중성 ‘ㅏ’의 세로기둥에 비해 약간 얇아 보여서 굵게 조정하고 위·아래는 오히려 얇게 조정해 주었어요.
[호리틱] 시리즈에서 계속 언급했듯 필자는 직선과 곡선의 굵기가 유사해 보이는 것이 좋다고 보거든요. ‘화, 회’ 자에서는 반대로 ‘ㅎ’의 ‘ㅇ’ 좌·우 굵기가 굵어 보여서 조금 얇게 조정해 주었어요. ‘남, 역, 박, 관’의 중성 맺음과 가로획이 이어지는 곡선은 BI의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요. 두 획이 겹치는 부분이어서 필자는 조금 얇게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서 굵기를 조정해 주었어요. 여러분들도 그렇게 보이시나요?
속공간 크기
‘문’자를 보면 중성 ‘ㅜ’와 종성 ‘ㄴ’ 사이의 공간이 커 보이는 느낌인데요. 이 부분은 글자를 그릴 때마다 늘 고민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어요. ‘ㄴ’의 경우 오른쪽 상단이 비워져 있는 형태여서 중성으로 어떠한 자소가 위치하느냐에 따라 공간이 문제가 될 수 있어요.
‘문’에서는 하단이 비워진 중성 ‘ㅜ’와 ‘ㄴ’이 만나는 글자여서 더 그렇게 보일 수 있어서 필자는 ‘ㅜ’의 ‘ㅡ’를 내려주고 ‘ㅜ’의 세로기둥의 길이는 조금 길게 해서 오른쪽으로 이동해 주었어요. 종성 ‘ㄴ’의 비워진 부분을 보안해 주는 것이 이유였답니다.
자소 통일성
BI를 보면 세 단어 중에서 ‘사, 술, 재’의 초성 ‘ㅅ, ㅈ’의 형태가 다른 자소와 다르게 형태가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곡선의 맺음 부분이 굴림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에요. ‘술’의 ‘ㅅ’은 또 다른 형태이기도 하고요. 한 단어에서 각 자소들이 꼭 같은 형태여야 한다는 규칙은 없겠지만 필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유사한 형태가 좋다고 생각해서 ‘ㅅ, ㅈ’을 양 갈래로 나뉘는 형태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다음은 ‘박’의 초성 ‘ㅂ’을 보면 세리프가 한쪽만 있는데요. 필자는 굵기가 아주 굵어지거나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고 판단해서 양쪽에 표현하였습니다.
지금까지 ‘하남시 문화재단’의 세가지 BI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동안의 호리틱과는 다르게 연관된 BI를 다시 찾아본 사례인데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이어서 호리틱 버전으로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두번째 수정본에서는 필자가 주관적인 관점으로 더 BI스럽게 수정해 보았는데요. ‘사, 재, 술’의 초성의 모양을 다르게 표현해 보았고요. 중성 세로기둥의 맺음에 각도를 주어 특징을 강조해 보았답니다.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다음 호리틱은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호리틱 요청이 온 내용으로 만나도록 하겠습니다.(BI 이미지 출처: 하남문화재단 홈페이지)
윤디자인그룹, 산돌 등 다수의 폰트 회사를 거쳐 현재는 닥터폰트(DOCTORFONT) 대표로 있는 28년차 폰트 디자이너다. 폰트 제작, 한글 교육, 브랜드 개발 등 한글을 기본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