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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의 호리틱 #10 경남 고성군 BI

    기존의 한글 디자인을 호리틱[이호+critic]하게 바라보기 ― 경상남도 고성군 BI


    글. 이호

    발행일. 2021년 04월 09일

    이호의 호리틱 #10 경남 고성군 BI

    열 번째 호리틱은 ‘국내 최초의 공룡 박물관’으로 유명한 경남 고성군으로 가보겠습니다. 고성군은 경상남도 남부연안의 중앙부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행정구역상 동쪽으로는 바다를 끼고 있고, 서쪽으로는 사천시, 남쪽으로는 통영·거제시, 동북은 창원시, 서북은 진주시와 접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산물로는 쌀, 표고, 피망, 배추 등이 유명하다고 하네요.


    고성군의 한글 BI는 무게중심선이 상단에 위치한 네모틀에 가까운 BI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한글을 비교적 굵게 표현하고 있어요. 아마도 글자 수도 많지 않고 자소들도 복잡하지 않아, 좀더 단단하게 보이기 위해 그런 것 같아요. 이번 호리틱에서 살펴볼 부분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자소 굵기.
    엄밀히 말하면 자소 획의 굵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는 가로·세로 직선이나 ‘ㅇ’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가로획과 세로획을 같은 굵기로 표현하는 경우 우리 눈에는 가로획이 더 굵고, 세로획이 더 얇아 보이는데요. 이것을 ‘굵기의 착시현상’이라고 합니다.

    초성 ‘ㄱ, ㄴ’과 중성 ‘ㅗ, ㅜ’를 보면 가로획은 굵고 세로획은 상대적으로 얇아 보이는 느낌이고, 종성 ‘ㅇ’도 좌·우의 곡선 부분이 더 얇아 보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경우 가로획의 굵기보다는 세로획의 굵기를 조금 더 굵게 하는 것이 보다 안정적으로 보이게 할 수 있어요. 그리고 ‘ㅇ’의 굵기 역시 조정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는 속공간 크기.
    ‘고’자의 공간을 살펴보면 ‘ㄱ’은 왼쪽 하단이 열려 있고, ‘ㅗ’는 세로 기둥을 중심으로 상단이 열려 있는데, ‘고’의 왼쪽 공간이 더 커 보여요. ‘군’에서는 ‘ㅜ’와 ‘ㄴ’의 세로 기둥이 조금 붙어 보이는 느낌이고요.

    세 번째는 자소 길이.
    ‘성’에서 ‘ㅓ’의 가로 곁줄기가 조금 짧아 보이지 않나요?

    마지막 네 번째는 자소 형태.
    ‘성’의 ‘ㅅ’에서 곡선의 형태가 조금 어색한 느낌이에요. ‘ㄱ, ㄴ’에서 보면 가로획과 세로획이 이어지는 꺾임 부분도 역시 어색하다는 느낌입니다.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볼게요.


    고성군의 BI에서는 세 부분을 살펴볼 거예요. 먼저 ‘고’자를 보면 ‘ㅗ’의 왼쪽 부분 공간이 커 보이는데요. ‘ㅗ’의 세로 기둥을 조금 더 왼쪽으로 이동하면 안정적으로 보일 것 같아요. 그다음 ‘성’자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ㅅ’의 오른쪽 열려 있는 공간과 왼쪽이 열려 있는 ‘ㅓ’와 조합되는 부분의 공간이 커 보이는데, ‘ㅓ’의 가로 곁줄기를 조금 길게 빼주고 위로 약간 이동하면 더 좋아질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군’에서는 ‘ㅜ’와 만나는 종성 ‘ㄴ’의 기둥 높이가 높아 보여서 조금 내려준다면 좋을 것 같아요.

    고성군 BI ‘호리틱’ 1차 버전

    자소 굵기

    위에서 언급했듯이 한글의 경우 가로획과 세로획 그리고 ‘ㅇ’에서 상·하, 좌·우의 굵기를 시각적으로 안정적으로 보이도록 하려면, 상·하보다는 좌·우의 굵기를 조금 더 굵게 하는 것이 좋아요. 고성군 BI를 보면, 초성은 ‘ㄱ’에서, 중성은 ‘ㅗ, ㅜ’에서, 그리고 종성 ‘ㅇ’에서 가로보다는 세로가 조금 얇아 보이는데요.

    그래서 필자는 굵어 보이는 가로 부분을 조정해 보았답니다. 하나 더, ‘성’에서 ‘ㅓ’의 세로 기둥의 굵기가 종성 ‘ㅇ’의 좌·우 굵기보다 상대적으로 굵어서 종성 ‘ㅇ’이 더 작아 보여 좌·우 폭이 좁은 장체로 보이기도 하는데요. ‘ㅇ’의 좌·우 폭을 조금 굵게 하면 자연스럽게 정체로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공간 크기

    한글의 장점 중 하나는, 다양한 자소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것이라 할 수 있는데요. 한글 자소들을 살펴보면 ‘ㅁ, ㅇ’처럼 사방이 막혀 있는 자소들도 있고, ‘ㄱ, ㄴ, ㄷ, ㅅ’ 등과 같이 어느 한 방향이 열려 있는 자소들도 있고, ‘ㅏ, ㅓ, ㅗ, ㅜ’ 등과 같이 상·하·좌·우로 열려 있는 자소들도 있어서 서로 어떻게 조합되는가에 따라 결과물이 다르게 보일 수 있어요.

    고성군 BI ‘호리틱’ 2차 버전

    자소 형태

    고성군 BI에서 호리틱 할 자소의 형태는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성’의 ‘ㅅ’인데요. 세로획에서 곡선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꺾여 보여 부자연스러워 보이네요. 필자는 개인적으로 활처럼 휘어 보이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싶어요.

    다른 하나는 자소 ‘ㄱ, ㄴ’인데요. 두 자소 모두 직선에서 곡선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약간 꺾여 보이고 있어요.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면 더 좋아 보일 것 같아요.

    고성군 BI 원본(위)과 ‘호리틱’ 1차 버전(가운데), 2차 버전(아래) 비교

    지금까지 고성군 BI를 살펴보았는데요. 위에 언급했듯이 네모틀에 가까운 BI를 보며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추가로 호리틱 해 보았어요. ‘성’자를 보면 ‘서’는 좌우로 넓고, 정원에 가까운 종성 ‘ㅇ’이 ‘ㅓ’의 세로 기둥에 맞춰져 있어 ‘ㅇ’의 왼쪽 공간이 커 보여, 초성 ‘ㅅ’의 세로 길이를 아래로 늘려 공간을 맞춰보았어요. 어때요? 다르게 보이나요? 호리틱 전·후를 살펴보면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거에요. 그럼, 다음 호리틱에서 만나요.(BI 이미지 출처: 고성군 홈페이지)

    윤디자인그룹, 산돌 등 다수의 폰트 회사를 거쳐 현재는 닥터폰트(DOCTORFONT) 대표로 있는 28년차 폰트 디자이너다. 폰트 제작, 한글 교육, 브랜드 개발 등 한글을 기본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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