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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미나 후기] 디자인의 개념과 규칙 만들기, 더티&강쇼: 제4회 신덕호의 건조한 조건

    ‘조건’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을 이루게 하거나 이루지 못하게 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형태나 요소라는 뜻이 있다. 어떠한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개념을 만들고 작업을 위한 규칙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이러한 규칙을 만들 때 고려하는 '조건'에 대한 이야기를 그래픽 디자이너 신덕호의 작업 과정을 통해 살펴봤다.


    글. TS 편집팀

    발행일. 2014년 05월 14일

    [세미나 후기] 디자인의 개념과 규칙 만들기, 더티&강쇼: 제4회 신덕호의 건조한 조건

    ‘조건’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을 이루게 하거나 이루지 못하게 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형태나 요소라는 뜻이 있다. 어떠한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개념을 만들고 작업을 위한 규칙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이러한 규칙을 만들 때 고려하는 ‘조건’에 대한 이야기를 그래픽 디자이너 신덕호의 작업 과정을 통해 살펴봤다. 지난 5월 9일(금) 저녁 7시, 윤디자인연구소 1층에 마련된 세미나룸에서 열린 〈더티(The T)&강쇼: 제4회 신덕호의 건조한 조건〉의 현장으로 함께 가보자.

    [좌] 초대 작가 신덕호 [우] 진행자 강구룡

    〈더티&강쇼〉에 참여하는 강연자 중에 비교적 어리고, 경험도 적기 때문에 신덕호 작가는 디자인 철학이나 태도를 이야기하는 것보다 그동안 했던 작업 이야기에 집중하여 세미나를 진행했다. 따라서 작업을 진행할 때 작가가 따지게 되는 조건을 이야기하고자 ‘건조한 조건’이라고 타이틀을 잡았다고 한다. 누구나 알고 있고 교과서에 나오는 사소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쉬운 다음의 조건들, 하지만 그는 이런 조건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 주제가 타당하게 설정 되었는가?

    작업을 의뢰받고 클라이언트와 미팅을 한 뒤 작업에 대한 전반적인 맥락과 기획서의 기획의도 등을 파악하다 보면 그 작업에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정해지게 되는데, 해당 작업을 자신이 도출해 낸 키워드로 작업하는 것이 올바른지 고민해야 한다.

    2. 주제에서 나온 시각적, 구조적 형식이 적절한 형식인가?

    다음으로는 키워드가 도출된 후 정해진 키워드를 통해 시각적, 구조적으로 어떻게 구현해 낼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포스터 대중적인 작업의 경우 보이지 않는 구조보단 시각적으로 잘 드러낼 수 있는 작업으로 고민하고, 책, 구조적으로 특색 있는 매체는 구조 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한다. 이 두 가지 외에는 또 어떤 것이 있을까, 고민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3. 시각적, 구조적 형식이 다른 사람에게도 이해가 되는가?

    이 부분은 프리랜서로 일할 경우 더 많이 영향을 줄 수 있는 조건인데, 일의 성향에 따라 스스로 수위를 조절하는 것을 말한다. 작업할 경우 고려해야 할 대상은 누구인가 전제를 두고 작업을 시작하고, 이에 더해 작업해 온 구조와 논리가 잘못된 것은 없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한다.

    4. 주제와 시각적, 구조적 형식에 어울리는 물성을 구현했는가?

    이 부분은 다섯 가지 조건 중에 가장 어려운 부분인데, 머리에서 머리로 최종적인 결과물을 그리다가 실제로 완성품이 나왔을 때, 머릿속으로만 그리던 인상과 실제 결과물의 물성이 같았던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신덕호 작가도 매번 겪는 문제라고 하는데, 때에 따라 디자인이나 아이디어보다 물성 자체가 콘셉트인 경우가 더 많아 물성이 중요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5. 본인의 관심사가 반영되었는가?

    본인의 관심사를 수주받는 일에 녹여 작업하는 것이 원활한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데, 신덕호 작가의 경우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지속해서 도전한다고 한다. 이 조건은 특히 프로젝트의 자유도에 따라 가능 여부가 갈린다. 대중적인 작업을 할 경우 관심사를 반영하기 어렵지만, 동료작가나 관계가 있는 출판사 등과 작업할 경우 관심사를 반영해서 작업할 경우가 많다고 한다.

    길종상가_유익
    프린지 페스티벌
    바이시클

    신덕호 작가가 중요하게 여기는 다섯 가지 ‘건조한 조건’은 그의 작업 과정 속에도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이날 보여준 작품들은 신덕호 작가의 모든 작품은 아니었지만, 지난 2년간의 작품 여정을 통해 자신만의 조건 속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발전해 온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던 것. 분석과 해석을 통해 작업하기를 즐겨 하는 신덕호 작가는 작업의 첫 시작을 키워드를 선정하는 것을 주로 한다. 편집자와의 대화나 기획서를 통해 키워드를 캐치하는 것인데, 특히 키워드를 선정한 후 작업을 구체화 시키기 위해서 사전적 정의를 많이 살펴본다고 한다. 사전적 의미는 모두 같겠지만, 그것을 해석하는 것은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모두 다르므로 다양한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다.

    또한, 신덕호 작가는 작품 하나를 완성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한가지의 마스터가 나오면 다양하게 변주하는 방법을 좋아한다고 한다. 따라서 한가지 프로젝트 속에서도 유사한 듯 서로 다른 다양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애착을 갖고 설명하던 작업은 기획부터, 취재, 작업까지 직접 진행했던 책 〈BICYCLE〉이다. 신덕호 작가는 함께 스튜디오를 쓰고 있는 작가 6명 중 5명에게 자전거를 전파할 정도로 자전거 마니아인데, 자전거를 타는 것만으로 해소되지 않는 갈증을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책 만드는 일로 발전시켰다. ‘본인의 관심사가 잘 반영되었는가?’하는 다섯 번째 조건이 반영된 경우. 총 8개월가량이 소요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힘든 부분도 많았지만, 직접 진행하면서 배우는 것도 많았다고 한다. 신덕호 작가의 관심사가 담겨있었기 때문인지 그 어느 작품보다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설명했다.

    한편, 세미나 〈더티&강쇼〉는 매월 둘째 주 목요일 혹은 금요일에 열린다. 다음 제5회 세미나는 6월 13일(금) 저녁 7시에 북디자이너 이기준 작가와 함께 책, 디자인, 그리고 사는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자세한 내용은 타이포그래피 서울을 통해 곧 공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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