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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포그래픽 스튜디오 ‘바이스 버사’

    ‘논리로 쌓아올린 감동’ 디자이너 김묘영·정다은의 인포그래픽 이야기


    인터뷰. 인현진

    발행일. 2013년 05월 08일

    인포그래픽 스튜디오 ‘바이스 버사’

    어려운 정보, 이해하기 어려운 도표, 도무지 알 수 없는 숫자도 이들에게 가면 알기 쉽게 바뀌어 나온다. 어떤 난해한 정보라도 이들의 손을 거치면 아하! 감탄사가 저절로 나올 정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나타난다. 그뿐인가. 꼼꼼한 디테일이 살아 있는 디자인은 시각적으로만 놓고 봐도 훌륭하다. 그야말로 정보의 연금술사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다. 창업한 지 4년 만에 일의 규모도 크게 늘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포그래픽 스튜디오 바이스 버사(Vice Versa)의 공동 대표 김묘영, 정다은 디자이너를 만났다.

    바이스 버사는 국내 최초의 인포그래픽 전문 스튜디오라고 알고 있는데, 두 분이서 어떻게 만들게 되셨나요?

    김묘영 같은 학과 동기인데 학교에서 팀 작업을 많이 했어요. 저 같은 경우는 아이디어를 냈던 졸업 작품으로 첫 번째 창업을 했고요. 6명이 같이 했었는데 제가 실무에 능숙한 상황이 아니다 보니 원하는 방향이랑 다르게 가게 되더라고요. 정 대표님은 기획 일이나 패션 일을 하고 싶어 했는데 비슷한 시기에 둘 다 일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죠. 공모전만 해도 용돈 벌이는 할 수 있지 않겠느냐, 우리끼리 재미있는 거 한번 해보자, 의기투합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바이스 버사라는 이름을 특별히 선택한 이유가 있으세요?

    정다은 바이스 버사는 ‘거꾸로, 반대로, 역도 또한 같음’이라는 뜻이에요. 외국에서는 지하철 앞에 순환이라는 표시로 많이 사용하기도 하고요. 한국에서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단어지만 저희가 이것을 쓴 이유는 일차원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 다양한 주제로, 다양한 디자인 스타일로, 다양한 각도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고민하자는 의미를 담고 싶었어요. 회사를 차리면 꼭 쓰고 싶은 말이었기에 예전부터 준비해놓은 거예요(웃음). 그런데 무슨 말인지 어려워하시더라고요(웃음).

    젊으신 두 분인데 회사 운영하는 건 어떠세요?

    김묘영 저희까지 직원이 7명인데 둘이 할 때까지는 참 재미있었어요(웃음). 물론 지금도 즐겁고 좋은데 둘이서 할 때와는 책임감의 정도가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다음 달 월급, 일 년 매출 목표 이런 걸 생각하게 되니까(웃음). 저희 둘만 할 땐 우리가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이 첫 번째 조건이었는데, 지금은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두고 나가서도 디자이너로 먹고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중에 누군가 결혼을 하면 그들의 가족까지 경제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올 테니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고요.

    실무를 통해 쌓는 경험은 생각과 많이 다른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정다은 그 점이 어려운 거 같아요. 인포그래픽이라는 작업은 객관성과 감수성이 잘 배합될 때 효과가 커지거든요. 스토리가 있으면서 논리적이어야 하는데 그러면 도표랑 다를 게 없으니 재미없잖아요. 정보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디자인적으로도 적절하게 표현해야 하는 어려움은 늘 있죠. 디자이너의 입장과 기획자의 생각이 달라 부딪칠 때도 있고요. 하지만 일을 해볼수록 작업하기 전엔 어렵지만, 막상 완성해서 보면 음, 괜찮네!(웃음) 이런 자신감도 생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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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디자인 영역이 그렇겠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가 중심이 되는 인포그래픽에서는 특히 공감과 소통이 중요하다. 나의 작품이라는 인식보다 수용자를 염두에 두기 때문이다. 단지 정보를 분석하고 보여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하나의 일관된 스토리를 통해 정보와 더불어 감정까지 전달하는 것은 바이스 버사의 강점이다. 정보를 ‘즐기면서’ 이야기를 ‘보면서’ 생각을 ‘다듬는’ 시간까지! 그로 인한 인식의 확장은 이들이 주는 특별한 선물이다. 

    바이스 버사 작업을 보면 정보는 물론 감성까지 전달하는 스토리가 있어서 참 좋아요. 어떻게 기획을 하고 아이디어를 내시나요?

    김묘영 저희 회사에 들어오면 일단 기획과 디자인을 함께하는 법을 배워요. 물론 어떤 친구는 기획 포션이 크고 어떤 친구는 디자인 포션이 크기는 하지만 그래도 같이 배우면서 작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요. 아이디어는 일상의 경험이라든가 영화, 그리고 수많은 수다?(웃음). 객관적인 시각을 계속 갖추려고 책과 신문, 뉴스도 많이 보는 편이에요. 매일 30분씩 아침마다 각각 맡은 SNS 매체를 리서치해서 올리는 작업도 하고요. 일에 치이면 따로 공부하기가 쉽지 않으니까 바쁘더라도 졸린 눈 비비며 다들 열심히 올리고 있죠.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다면요?

    정다은 작년에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만든 KBS 대선 인포그래픽이네요. 저희가 처음으로 했던 인터랙티브 인포그래픽이기도 했는데 대선이라는 핫한 주제였던 이유도 있죠. 갑자기 한 후보가 사퇴하는 일이 생겼는데 여론조사가 금요일 저녁에 나왔거든요. 주말에 나와서 부랴부랴 작업을 했는데 시간도 촉박하고 색깔도 민감하게 써야 했지만, 기억에 많이 남아요.

    최근엔 어떤 작업을 하고 계신가요?

    김묘영 한국관광공사와 하는 터치페이퍼라는 여행자용 가이드북이에요. 아프거나 길을 잃었거나 내가 어떤 상황인지 모를 때 쉽고 편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일어, 중국어, 영어 등 세계 여러 나라 버전이 있는데 내년쯤 5개국이 더 추가될 것 같아요. 저희 애플리케이션도 곧 나올 예정이고요. 담당자와 디자인하는 친구들이 아이콘만 수백 개 그리면서 공을 들인 쉽지 않은 작업이었는데, 그만큼 뿌듯하기도 하고 공개 후 어떤 반응을 보여주실지 기대도 돼요.

    작업하실 때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

    정다은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디자인적인 가치도 생각해야 하니까 균형을 잡으면서 조절을 하는 게 어려워요. 힘들게 완성을 했는데 복잡하니까 빼야 하는 경우도 많이 생기고(웃음). 디자인을 보면 너무 아까우니까 안 빼면 안 되느냐고 싸우죠(웃음). 그런데 빼면 더 좋은 경우가 많더라고요(웃음). 디자인도 살고 메시지도 살고 이런 결과가 나올 때 가장 흡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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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리텔링이 있는 인포그래픽. 바이스 버사에게 거는 기대가 큰 이유는 이제 서른이 된 젊은 두 여성의 창업 성공기, 혹은 우리나라 최초의 인포그래픽 스튜디오라는 화려한 수식 이면에, 점 하나 선 하나에도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태도, 겸손과 일에 대한 열정 때문이리라.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바이스 버사다운 모습으로 바이스 버사답게, 새로운 도전을 꿈꾸길 기대해본다. 

    클라이언트들이 좀 놀라지 않으세요? 젊고 예쁜 두 미인이 CEO라서

    정다은 이쪽 세계가 나이를 따지진 않는데 그래도 생각보다 젊다고 놀라는 분도 간혹 계세요.

    김묘영 저희가 스물일곱에 창업을 했으니 그때는 많이 놀라셨는데 이제는 농담으로 그러세요. 많이 먹었다고(웃음).

    정다은 초반엔 일부러 나이 들어 보이는 헤어랑 메이크업을 했는데 이젠 안 그래도 될 것 같고(웃음).

    김묘영 오히려 이젠 어려 보이게 해야지(웃음).

    모교에서 강의 계획도 있으신가요?

    김묘영 기회가 된다면 정 대표님이나 저나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다은 부담 백배인데(웃음). 학교에서도 저희는 특이한 케이스거든요. 인터랙션이 전공인데 시각으로 갔다가 지금은 양쪽 다 하고 있으니까(웃음).

    서로 어떤 장점을 갖고 계신 것 같아요?

    김묘영 정 대표님이 인터뷰 전에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비밀이라며 공유하지 않겠다고 하시던데(웃음).

    정다은 이런 질문 처음 받아보는 거라 좀 민망하네요(웃음). 김 대표님은 냉정과 열정 사이를 잘 오가요. 바이스 버사의 아빠 같은 존재죠(웃음). 시각이 논리정연하고 설득을 굉장히 잘해요. 프로세스 처리도 정확하고 공평해요. 그러면서도 어떨 때 보면 굉장히 감성적인 부분이 있어요. 섬세한 부분까지 잘 챙겨주고요.

    김묘영 정 대표님은 어떤 일이든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에요. 제가 논리적으로 스토리를 짜면 정 대표님이 디자인을 맡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감성적으로 표현해서 시각화하는 능력이 탁월해요. 외부 업무가 많다 보니 저 혼자 결정을 내려서 올 때도 있거든요. 그럴 때도 거의 수용을 하고 받아줘요. 항상 든든하게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좋아요.

    정다은 퇴근하고 나서 투덜대기도 하니깐(웃음).

    젊은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김묘영 감히 조언하기에는 아직 경험이 너무 적은 것 같고요. 전 그냥 하고 싶은 걸 한 것 같아요. 학생들한테 하고 싶은 게 뭐냐고 물으면 없어요, 모르겠어요,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하고 싶은 건 쉽게 찾아지지 않잖아요. 꿈을 생각해내는 것도 노력이 필요한 거죠. 가만히 앉아 있다고 하고 싶은 게 뚝 떨어지는 게 아니니까 이것저것 많이 해보고 아닌 것을 지워 나가거나, 어쨌든 자신만의 방법으로 찾는 게 좋다고 봐요.

    정다은 무엇이든 시도를 해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수동적인 태도로 기다리거나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된다고 포기하지 말고 왜 안 되는지 좀 더 찾아보면 답이 나올 때가 많거든요. 저도 시도를 많이 했지만, 실패도 많이 했어요. 그때의 경험들이 쌓여서 지금의 제가 있거든요. 한두 번 해서는 사실 안돼요(웃음). 될 때까지 여러 번 해야죠.

    ▶ 굿네이버스의 아프리카 희망학교
    ▶ 국가브랜드위원회 백서 인포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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