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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 읽자이너 #1 『디자인학: 사색의 컨스텔레이션』

    하라 켄야의 스승 무카이 슈타로 “디자인의 대상은 생활 세계라는 구체적인 생의 현실 세계 형성이다”


    글. 임재훈

    발행일. 2021년 02월 09일

    123 읽자이너 #1 『디자인학: 사색의 컨스텔레이션』

    한 달 한 권
    1 제목 | 2 차례 | 3 서문
    딱 세 가지만 속성 소개

    일단은 1, 2, 3만 읽어보는 디자이너
    “ 123 읽자이너 ”

     #1 『디자인학: 사색의 컨스텔레이션』 

    「123 읽자이너」는 한 달에 한 권, 디자이너들을 위한 책 추천 시리즈다. 책 전체 내용을 요약 설명해드리진 않는다. 진지한 서평을 해볼 참도 아니다. 다만 딱 세 가지, 제목·차례·서문만, 딱 여기까지만 소개한다. 매력을 느낀 독자들은 직접 해당 도서를 읽어보면 된다. 물론 안 읽어도 그만이다. 「123 읽자이너」는 독서를 강권하지 않는다. 딱 1, 2, 3까지만 추천할 뿐. 첫 번째로 고른 책은 「디자인학: 사색의 컨스텔레이션」(무카이 슈타로 저, 신희경 옮김, 두성북스, 2016)이다.

    ⓒ typography seoul

    1  제목

    ‘디자인’이 아니라 ‘디자인학’이다. ‘국어’와 ‘국어학’ 만큼이나 어감 차이가 크다. 제목에 ‘학[學]’이 붙은 관계로, 왠지 이 책은 어려운 디자인을(혹은 디자인을 어렵게) 이야기할 것만 같다. 아예 틀린 말은 아니다. 저자인 무카이 슈타로부터가 벌써 ‘디자인 이론가’다. 하라 켄야가 그에게서 디자인학을 배웠다고도 한다. 책 띠지에는 “무카이 슈타로의 디자인 철학을 집대성하다”라는 문구도 적혀 있다. 디자인학도 어렵게 느껴지는데 심지어 디자인 ‘철학’이란다.

    게다가 부제는 ‘사색의 컨스텔레이션’이다. 『디자인학: 사색의 컨스텔레이션』. 결코 가벼운 제목은 아니다. 우리말 ‘별자리’ 대신 영어 독음 컨스텔레이션(constellation)을 표기했다는 건, 이 단어가 전문용어(term)라는 의미일 것이다. 좀 찾아보니, 독일의 철학자 발터 벤야민이 사용한 개념어라고 한다. 별처럼 점점이 흩어진 지식 또는 언어의 파편들을 우리가 특정 주제 하에 연결 지으면[관계 지으면], 그것들은 하나의 ‘이미지’로서 새로이 보이게 되는데, 이를 벤야민은 컨스텔레이션[별자리, 성좌(星座)]이라 칭했다고 한다. 별들 낱낱은 그저 별 하나 별 둘 별 셋이지만, 이들을 선분으로 잇는 순간[관계 맺기 하는 순간] 물고기·전갈·천칭·궁수 같은 ‘이미지’가 펼쳐지듯.

    ‘사색의 컨스텔레이션’이라는 부제를 해독할 만한 단서다. 여러 사색의 파편들을 그러모아 이론적 별자리를 그려보겠다는 저자의 집필 의도가 엿보인다. 그렇게 그려진 별자리가 곧 ‘디자인학’이다, 라는 저자의 음성도 희미하게나마 들린다.


    2  차례

    이 책의 차례는 한마디로 컨스텔레이션이다. a, b, c, d, f, g, i, k, q, r, s, t, u, v, w 등 15개 알파벳을 머릿글자로 하는 다양한 개념어들을 낱낱의 ‘별’ 삼아 목차[별자리]를 그려 나가고 있다. 예를 들어 ‘r’ 챕터의 경우는 relativity[상대성], revolution[변혁·혁명], regionality[지역성], rhythm[리듬] 같은 키워드들을 이어 「Relation/relation: 균형 관계가 부여하는 새로운 조형」이라는 목차[별자리]를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서둘러 통독하기보다는, 별자리 하나씩을 그려본다는 태도로 하루에 한 챕터씩 천천히 읽어본다면 어떨까.

    『디자인학: 사색의 컨스텔레이션』 본문 차례

    constellation[a] abduction  애브덕션-생성의 근원을 향해, 제작의 지층
    constellation[b][c] Bauhaus & cosmology  우주론으로서의 바우하우스
    constellation[d] degeneration  마이너스 방향으로의 역행과 생성
    constellation[f][g] furi(miburi)=gestus  세계를 생성하는 몸짓
    constellation[i] interaction  상호 작용-호응, 접촉, 울림의 생성
    constellation[k] katamorph  메타모르포제와 생명 리듬
    constellation[r] Relation/relation  균형 관계가 부여하는 새로운 조형
    constellation[r][s] Rhythums/rhythm & Struktur/structure  리듬의 구조․구조의 리듬
    constellation[t] Trube  생명의 원상으로, 생성의 원 기억으로
    constellation[u] Urbild  원상과 메타모르포제
    constellation[q][w] Qualitat /quality & Werkbund  생활 세계의 ‘질’과 공작연맹운동
    constellation[w] Weg/way  21세기의 마땅한 생활 세계의 길
    constellation[v][w] value & wealth  진정한 생활 세계의 형성-진정한 가치와 부란 무엇인가


    3  서문

    원서의 본래 서문인 「시작하며」에 앞서, 「타자에게 받은 창조의 은혜」라는 한국어판 서문이 실려 있다. “이 책은 제가 ‘디자인학’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오랫동안 몸담았던 무사시노미술대학교를 퇴임하며 했던 최종 강연 기록을 보완, 보충해 엮은 것입니다.”라는 경어체 문장으로 시작하는 글이다.(본문 또한 합쇼체 종결 어미로 쓰여 있다.)

    이 책이 출간된 2016년은 국내에 무카이 슈타로의 전시가 열린 해이기도 하다. 〈무카이 슈타로, 세계 프로세스로서의 제스처〉, 〈무카이 슈타로, 콘크리트 포에트리〉라는 두 전시가 같은 기간 같은 장소에서 개최됐고(2016. 5. 16. ~ 6. 30. 인더페이퍼 갤러리), 이어 12월 『디자인학: 사색의 컨스텔레이션』이 출간되었다. 저자가 한국 독자들에게 따로 인사말을 남긴 배경일 것이다. 한국어판 서문의 한 부분을 인용하며 「123 읽자이너」 첫 순서를 마친다.


    저는 “디자인이란 세부 전공이 없는 전공이다”라는 견해를 피력해왔고, 이 책에서도 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의 이런 특징은 철학과도 닮은 종합성이라 생각합니다만, 일반적 철학과 다른 점은 디자인의 대상은 생활 세계라는 구체적인 ‘생[生]’의 현실 세계 형성이라는 점입니다. […] ‘생’은 분할할 수 없는 전체이자 종합이며 생성 과정이고 성좌와 같은 복수적 관계성의 세계이기에, 생에는 경계가 없다는 생명 원리 그 자체와 디자인이 깊이 연결돼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디자인학: 사색의 컨스텔레이션』 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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