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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 스튜디오 ‘스팍스 에디션’ 장준오·어지혜

    “용기를 갖고 부딪히는 과정에서 스튜디오는 만들어져요. 일거리 걱정부터 하지는 마세요.”


    인터뷰. TS 편집팀

    발행일. 2014년 04월 02일

    디자인 스튜디오 ‘스팍스 에디션’ 장준오·어지혜

    성북구 정릉동 스튜디오에서 만난 스팍스 에디션(Sparks Edition)의 디자이너, 장준오와 어지혜. 둘의 얼굴은 한 달간 인도 여행으로 검게 그을려 있었다. 2년 동안 쉼 없이 작업에 몰두해온 이들은 돌연 한국을 떠나 낯선 세상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았다. 서두르지 말 것, 욕심내지 말 것,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할 것. 남은 생을 의미 있는 작업으로 채워 나갈 이들의 새로운 모토다.

    스팍스 에디션이란 이름이 매우 독특합니다.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나요?

    지혜
    이름을 짓기 시작했을 때가 10cm 1집 작업을 할 때였어요. 그 당시 콜드플레이(Coldplay) 음악을 한창 듣고 있었는데 그들의 음악 중 스팍스(Sparks)라는 노래가 있어요. 불꽃, 섬광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데 불꽃들의 모음집을 만들어보고자 짓게 된 이름이에요.

    스튜디오를 차리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준오
    저는 입체미술, 지혜는 회화작업을 하고 있었어요. 자연스럽게 만나 작업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 보니 일로 이어지게 됐어요.

    지혜
    하나둘 작업을 하다 보니 조금씩 성장해갔어요. 처음부터 스튜디오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카페에서 작업하기도 하고 집에서 하기도 했어요. 좋아서 시작했기 때문에 돈에 대한 걱정은 없었죠. 당연히 스트레스도 없었고요. 꾸준히 하다 보니 주변 사람에게 해준 작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컨텍이 들어오더라고요.

    준오
    주변 친구들이 옷 브랜드를 하면 그걸 무료로 디자인해줬어요. 물론 기준은 있었죠. 옷 브랜드라면 옷에 대한 철학이 뚜렷한 친구와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예요. 자신의 분야를 깊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하는 작업이 가장 즐거웠어요.

    스팍스 에디션만의 작업 아이덴티티와 프로세스를 설명해 주신다면.

    준오
    저희는 클라이언트를 만나 작업을 시작할 때 처음에 힘을 많이 들여요. PT를 꼼꼼하게 해서 우리의 작업 의도를 디테일하게 설명해드리죠. 저희를 100% 신뢰할 수 있도록요.

    지혜
    포트폴리오를 꼼꼼하게 설명해 주는 것이 저희의 아이덴티티와 프로세스랍니다. 초반에는 다양한 분야를 리서치한 뒤 서로 의견을 나눠요. 아니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모두 끄집어내 자주 싸우기도 하죠. 그렇게 해야 실수 없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거든요.

    준오
    서로 싸우면서 만들어내는 에너지가 정말 어마어마해요(웃음). 그 시간이 살벌하긴 하지만 짜릿한 순간이기도 해요.

    최근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소개 부탁드립니다.

    지혜
    만화책 3권이 예약돼 있고 동화책 디자인, 그리고 본브릿지라는 병원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작업도 마무리 중이에요.

    준오
    지금 작업 중인 만화책은 ‘만화의 인식을 높이고,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으로 디자인적 요소와 만화적 요소를 조합해 작업하고 있습니다.

    10cm 1집 CD 디자인
    10cm 2집 CD 디자인 및 사진 작업
    10cm 2.5집 CD 디자인 및 일러스트레이션 작업

    로고, 편집, 포토그래피, 일러스트레이션 등 매우 다양한 작업을 하고 계시는데, 디자인 장르 중 가장 좋아하는 분야와 기억에 남는 작업은?

    준오
    저는 개인적으로 로고 작업이 가장 재밌어요.

    지혜
    저는 편집 작업을 가장 좋아해요. 결과물의 미묘한 차이점을 볼 때, 잘 된 편집작업을 볼 때 정말 짜릿해요. 미묘한 흰색과 미색의 차이, 블랙과 진블랙의 차이로 만들어내는 작업들 말이에요.

    준오
    기억에 남는 작업은 가장 처음에 했던 10cm 1집 작업이에요. 그때는 인쇄도 처음 해봤고 모든 게 서툴렀지만 그만큼 즐겁기도 했어요. 시행착오를 겪으며 많은 부분을 배운 게 기억에 남아요.

    지혜
    당시에 스튜디오가 없어서 홍대 카페에서 밤을 새우며 작업을 했어요. 매달 카페를 옮겨가면서요(웃음).

    10cm 앨범 작업으로 잘 알려졌습니다. CD 패키지 디자인 형태가 매우 독특한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지혜
    10cm 1집은 옷을 벗고 있는 모습의 조각 작품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표현했어요. 이 조각 작품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작품을 보면 옷이 벗겨진 부분만 살이 나오고 옷이 벗겨지지 않은 부분은 형태가 없습니다. 옷을 벗는 행위가 가지는 여러 가지 의미를 표현하고 있어요.

    준오
    아티스틱하고 아날로그한 느낌이 10cm의 감성과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지혜
    2집은 곡선을 강조한 추상적인 구도의 여성 몸 사진이에요. 10cm의 감성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작업 중 가장 힘들었던 일과 즐거웠던 일을 말씀해 주세요.

    준오
    가장 힘들 때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작업할 때 클라이언트가 사업에 대한 열정이 없을 때에요. 우리와 클라이언트가 한마음으로 가지 못할 때 회의감이 들어요.

    지혜
    즐거울 때는 우리가 작업한 결과물이 실제로 나왔을 때에요. 디자인이기 때문에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고 다양한 피드백도 들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준오
    우리가 사는 세상 속에 작업을 통해 살짝 스며들 때 가장 기분 좋아요. 앞으로는 더 깊이 스며들고 싶어요.

    작업 중 두 분이 각자 정해진 역할 분담이 있나요?

    지혜
    일이 들어오면 그 작업을 더 하고 싶은 사람이 메인 디렉터가 되요. 그러면 담당한 사람이 디렉팅을 하고 다른 멤버는 세부적인 일을 도와가며 작업을 진행하죠.

    준오
    저는 감성을 담당하고 지혜는 이성을 담당하고(웃음).

    서로의 장점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준오
    지혜는 이름처럼 지혜로운 구석이 많아요. 지혜 덕분에 일과 생활, 모든 부분이 순조롭게 풀리는 것 같아요.

    지혜
    오빠의 장점은 긍정적인 마인드에요. 긍정의 원천이라고 할까요(웃음). 어떤 사람이든 호감으로 이끄는 매력이 있어요.

    영감을 받는 선배나 디자이너, 예술인이 있나요?

    준오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좋은 작가나 음악가를 발견할 때 가장 기뻐요. 좋은 책이나 영화도 마찬가지고요. 그런 것들이 다 선배이자 영감을 받는 것들이에요.

    지혜
    영감을 많이 받는 사람은 마시모 & 렐라 비녤리 부부에요. 이들은 장르와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삶 속에 자신들의 디자인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는 모습을 보면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돼요.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생각과 견해 혹은 고민하고 있는 생각을 공유해 주세요.

    지혜
    로고로서 보이는 타이포그래피에 많은 연구와 시도를 하고 있어요. 브랜드 이미지를 함축적인 레터링으로 표현해 정체성을 담아내야 하잖아요. 저희는 이런 관점에서의 타이포그래피를 많이 고민하는 것 같아요.

    준오
    이브 생 로랑 로고를 크게 손으로 따라서 그려 봤는데 타이포그래피의 형태가 굉장히 오가닉 했어요. 예상했던 것처럼 딱 맞아 떨어지지 않고 규칙적이지 않았어요. 충격을 받았죠. 저희가 계속 고민하고 있는 게 이 로고처럼 기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타이포그래피에요. 타이포그래피는 계속 공부하고 배워나가야 할 분야입니다.

    우주사우나 5호 책과 아이패드 앱 매거진 아이덴티티 작업
    우주사우나 5호 책 커버 마블링 작업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 혹은 스튜디오를 준비하고 있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지혜
    작년에 대학교 강연을 많이 다니면서 스튜디오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대부분은 운영에 대한 부분이었죠. 학생 때부터 스튜디오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돈을 먼저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10cm에게 먼저 다가가 작업을 제안했던 것처럼 용기 있게 다가가면 돼요. 국민대학교 이지원 교수님이 하신 말씀 중에, 유명한 디자이너에게 조언을 구하러 오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고 해요. 당연히 바쁠 거로 생각해 찾아오지 않는 거죠. 디자인을 바꿔보고 싶은 가게를 봤을 때도 이미 디자인이 있으니까 필요 없을 거라고 단정 짓기도 하고요. 용기 내서 바꿔보고 싶다고 얘기하면 되는데….

    준오
    학생 때는 카페가 스튜디오가 될 수 있고 방안이 스튜디오가 될 수도 있어요. 스튜디오는 용기를 가지고 사회에 부딪히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나한테 과연 일이 들어올까?’ 걱정하지 마세요. 일이 없으면 찾아다니면서 만들어 나가면 된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시작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궁극적으로 작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지혜
    입체적인 작업과 평면적인 작업을 적절히 조합하고 싶어요.

    준오
    저희는 그게 재밌어요. 프로젝트에 맞춰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

    지혜
    다양한 느낌을 주고 싶은데 그래픽만이 아니라 다양한 재료를 통해 표현하는 거죠. 제한적이지 않고 넓게 표현할 방법을 찾아가는 것. 그게 우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에요.

    앞으로의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지혜
    평생 즐겁게 작업하고 싶어요. 좋은 클라이언트를 만나고 선별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싶고요.

    준오
    매 순간 최선의 작업물을 뽑아내고 싶어요. 먼 훗날 인생과 작업의 시간을 돌아볼 때 뿌듯할 수 있도록요. 더불어 오래오래 저희와 함께 고민하며 즐겁게 작업할 수 있는 메이트도 찾고 싶어요.

    지혜
    2년 동안 숨 가쁘게 작업에 몰두하다 보니 어느 순간 지친 것 같아요. 인도 여행을 통해 쉼을 얻었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간 것 같아요. ‘서두르거나 욕심내지 말고 의미 있는 작업을 만들어가자’는 해답을 얻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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