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문의





    검색

    닫기
    t mode
    s mode
    지금 읽고 계신 글

    그래픽 디자이너 윤재오

    사이클링을 좋아해 자전거 관련 디자인 작업을 전문으로 하게 된 윤재오의 이야기


    인터뷰. TS 편집팀

    발행일. 2013년 07월 18일

    그래픽 디자이너 윤재오

    자전거를 타고 있는 사람의 얼굴이 되는대로 일그러져있다. 그야말로 온 힘을 다 쏟아내고 있는 것 같은 모양새. 바로 그래픽 디자이너 윤재오의 그림 속 인물의 모습이다. 그 자신도 ‘사이클리스트’라 할 만큼 자전거를 많이 탄다는데, 왠지 모르게 그의 그림이 겹쳐진다. 어쩌면 그림 속 인물의 자신을 모델로 한 것은 아닐까? 자신에 대해 항상 아쉬움을 느낀다는 그. 본 적도 없는 페달을 밟는 모습이 무척이나 잘 어울릴 것만 같다.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나요?

    지금 두 곳에 소속되어있어요. 하나는 스튜디오 ‘오버웨이트(OVERWEIGHT)’라고 해서 저랑 다른 친구 두 명이 같이 하는 스튜디오인데, 다른 친구 두 명은 지금 영국에 있습니다. 그래서 각자 영국에서 일을 하든 한국에서 일을 하든 같은 이름으로 일하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또 하나는 ‘한세 아이엔티’라는 자전거 회사에요. 제가 자전거를 타면서 알게 된 형이 있어요. 그런데 전에는 집에서 일을 하고 있다가 이 형이랑 사무실을 같이 쓰기로 하고 그 형 회사인 한세 아이엔티 사무실에 들어간 거예요. 그러면서 여기에 필요한 디자인도 하게 되었죠. 예를 들면 ‘킹 오브 트랙’이라는, 아마추어 자전거 대회에 필요한 디자인을 하거나 자전거 용품을 위한 디자인을 하는 식이죠.

    OVERWEIGHT에서는 어떤 작업을 하고 있나요?

    최근에는 대만의 트리곤이라는 회사에서 나오는 자전거 데칼의 디자인 작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별도로 영상 작업도 하고 있어요. 처음에 회사 생활 할 때는 이런 일을 하게 될 거란 생각은 못했는데, 프리랜서가 되어야겠구나 생각하고 보니 하나만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때 자전거 영상을 보고 그러는데 나도 찍을 수 있겠다 싶어서 찍게 되고, 하나 둘 찍다 보니까 의뢰가 들어오게 되었죠.

    다양한 방면으로 작업을 하시는 것 같아요.

    다른 디자이너를 보면 그래픽 디자인이나 편집 디자인을 하나만 파서 진짜 기가 막히게 하는 사람도 있거든요. 그런데 저는 제가 그렇게 하나만 파서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 작업을 하고 싶은 것도 아니에요. 저는 어떤 것에 대해서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서 만들어나가는 일을 하고 싶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려면 제가 다양하게 알고 있어야 하니까요.

    전체적인 그림이라고 한다면 일종의 아트 디렉터 같은 건가요?

    네 그런 거죠. 지금 생각하는 것으로는 어떤 축제 같은 행사를 해보고 싶어요. 아니면 제품을 만드는데 기획 단계에서부터 시작하는 거? 한 가지에 집중해서 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저는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때 더 큰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대회를 연다고 치면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가면서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직접 하고, 제가 잘 못하는 부분은 다른 사람을 써서 같이 일을 하는 거죠. 생각해보면 디자이너라는 말의 의미가 꼭 시각적인 무엇을 만든다는 의미도 되겠지만 저는 ‘계획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생활도 그렇고 작업도 그렇고 자전거가 굉장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아요.

    자전거는 2006년부터 타기 시작했어요. 처음 자전거 탈 때만 해도 이렇게 될 줄 몰랐는데 자전거 타다가 자전거 회사도 다니게 된 거죠. 그런데 그런 곳에 있으려면 자전거를 잘 알아야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일도 자전거 쪽으로 많이 하게 됐죠.

    디자인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제가 원래 그림을 그리던 게 아니고 수능시험을 봐서 디자인 학과에 들어갔어요. 고등학교 때는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 있다거나 한 건 아니고 그냥 남들처럼 신발 좋아하고, 옷 좋아하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사실 수능시험 보고 점수에 맞춰서 어딜 갈 수 있을까 하다가 본 게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이었어요. 다른 것보다 훨씬 재미있을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시작하게 된 거죠. 그래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은 즐기면서 일을 할 때 100% 능력이 나오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되게 괴롭게 일을 해야 작업 결과물이 더 잘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클라이언트도 만족하는 편이고.

    ▶ KING OF TRACK LOGO
    ▶ KING OF TRACK POSTER
    ▶ KING OF TRACK CYCLING CAP
    ▶ KING OF TRACK BACKPACK
    ▶ KING OF TRACK T-SHIRTS

    자신이 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디자이너가 보았을 때 좋은 작업이 있어요. 예를 들어서 포스터가 하나 있는데 디자인 전공자들끼리 봤을 때 진짜 멋있다, 잘 했다 이렇게 평가를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작업이 보여지는 대상의 정서로 표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자전거 관련된 작업을 많이 하는데, 그쪽만 보더라도 자전거를 타는 사람만의 언어가 있고, 문화가 있고, ‘간지’가 있는 거잖아요. 미국 사람이랑 이야기하려면 적어도 영어를 섞어가면서 이야기를 해야 알아들을 수 있듯이 작업의 대상이 사용하는 언어와 정서로 표현을 해야 하는 거죠. 그게 제 1규칙이에요.

    디자이너로서 아쉬움이 있다면?

    아무래도 페이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수 밖에 없어요. 디자이너로 처음 회사에 들어가면 거의 무조건 200만원 아래로 월급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일 하는 양을 보면 야근이 엄청 많다 보니까 시간수당으로 치면 너무 볼품없거든요. 그렇다고 누가 중간에 돈을 가로채는 것도 아니고 업계 자체의 페이가 너무 적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사실 나이도 많지 않기 때문에 제 디자인이 완성된 디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직 배울 것도 훨씬 많고, 다른 사람의 작업을 보면서 부족함을 많이 느끼니까요. 그런데 혼자 일을 하다 보니까 제 부족함을 지적하면서 이끌어나갈 사람이 없는 거예요. 회사에 있었다면 윗사람한테 모자란 부분에 대한 피드백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겠죠. 물론 제 주변 사람들이 주는 피드백도 있지만 한계가 있으니까요.

    꼭 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그림 그리는 것을 꾸준히 해보려고 해요. 전에 자전거 타는 사람의 얼굴, 자전거 타면서 엄청 힘들어 하는 얼굴을 그려서 티셔츠 작업을 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런 땀 흘리는 사람의 얼굴을 연작으로 그려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항상 그림 그리는 것에 콤플렉스가 있어서 꾸준하게 그림 연습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보다 더 꾸준히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장치가 뭐가 있을까 고민을 하다 보니까 연작을 하면 되겠다 생각했죠. 연작을 하면 죽으나 사나 계속 그려야 하니까….

    자신만의 야망이 있다면?

    돈은 안되지만 저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 지금도 배고프게 살고 있는 건 아니지만 제 돈으로 저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정도의 경제적인 능력이 있었으면 하는 게 있어요. 지금도 정말 열심히 그리고 감사하게 일을 하고 있지만, 만약 그 정도 상황이 되면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어떻게 보면 자리를 잡고 싶은 거라고 할 수 있겠네요.

    ▶ DRINK BEER SAVE WATER POST-IT
    ▶ [좌] 33.3  [우] SES POSTER

    Popular Interview

    인기 인터뷰

    New Interview

    최신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