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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전문가처럼 폰트를 고를 수 있다, <폰트의 비밀>

    많은 사람들이 고급 브랜드 로고에 들어가는 폰트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우리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폰트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렇게 품격 있는 로고의 아우라를 만들어내는 폰트의 비밀은 도대체 무엇일까?


    글. TS 편집팀

    발행일. 2013년 08월 20일

    누구나 전문가처럼 폰트를 고를 수 있다, <폰트의 비밀>

    “명품 브랜드의 로고는 왜 유독 고급스러워 보일까?” 폰트의 역할을 가장 명확하게 짚은 질문. 바로 세계적인 폰트 전문가 고바야시 아키라가 쓴 <폰트의 비밀> 부제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질문처럼 고급 브랜드 로고에 들어가는 폰트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우리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폰트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렇게 품격 있는 로고의 아우라를 만들어내는 폰트의 비밀은 도대체 무엇일까?

    예를 들어 루이 비통의 로고에 쓰인 폰트는 누구나 쓰려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쓸 수 있는 평범한 폰트이다. 그런데 막상 단어를 써 보면 어딘가 느낌이 다른데, 이는 폰트 자체 외에도 글자 사이의 간격, 굵기 등 다양한 요소들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저자는 이러한 ‘고품격’ 폰트들이 현대에 와서 완성된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마이클 잭슨의 앨범 재킷이나 고급 초콜릿 고디바의 로고에 쓰인 폰트는 고대 로마의 건축물인 판테온과 티투스 개선문, 포로 로마노의 비문에 쓰인 전형적인 고대 로마의 대문자에서 온 것이라는 것. 우리는 이미 2000년 전에 완성된 황금비율과 레이아웃을 디지털 폰트에 잘 적용하고 응용하여, 현대의 다양한 로고나 인쇄물에서 고급스러운 품격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의 가치를 로고로 형상화하여 고객에게 무의식적으로 전달하는 것. 이것이 바로 현재 많은 명품 브랜드에서 고전적인 폰트를 활용하는 이유다. 로코코 시대 이후 부르주아 계급을 중심으로 유행했던 동판인쇄 계열의 스크립트체는 21세기인 지금도 와인 라벨이나 격식 있는 호텔, 고급 레스토랑 등 전통적이고 섬세한 미의식이 느껴지는 곳에서 사용된다. 이러한 브랜드들의 사례를 통해, 저자는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고대의 영문 서체가 어떻게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활용되었는지를 <폰트의 비밀>에서 자세히 설명한다.

    명품 로고에서부터 시작한 흥미로운 폰트 이야기는 저자가 유럽의 거리에서 직접 촬영한 80여 점의 다채로운 폰트 이미지들로 연결된다. 저자 고바야시 아키라는 대학 졸업 후 일본의 디자인 회사에서 근무하다 영문 서체를 보다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1989년에 무작정 런던으로 떠났다.

    “일본인인데 로마자 서체의 디자인을 알 리가 없다.”며 주변의 만류도 심했던 시절이었다. 끊임없는 노력 끝에 이후 세계적인 서체 공모전에서 두 번의 그랑프리를 수상하고, 현재 독일의 모노타입(Monotype)사에서 동양인 최초의 타입 디렉터(Type Director)로서 서체 디자인의 총괄 지휘를 맡고 있다. 그런데 이런 그가 이따금 고국에 돌아와 강연을 해보면, 아직도 영문 서체에 대해 좁은 시각과 견해를 가진 디자이너들이 많다고 한다. “일본에서 폰트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을 듣고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이는 머리로만 생각하고 글자를 제대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구미의 디자이너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이유를 외국의 좋은 예를 자주 보면 알 수 있을 텐데. 그렇다면 아침부터 밤까지 로마자 폰트의 세계에 있는 제가 일상 생활과 일터에서 인상에 남는 풍경을 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자가 보여주는 사진 속 유럽의 거리를 산책하듯 따라가다 보면, 다채로운 영문 폰트의 활용법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온다. 저자는 파리, 로마, 독일, 스위스, 영국을 다니며 다양한 폰트 샘플을 사진으로 찍어 모았다. 루브르박물관에 갔다가 뮤지업숍에서 자신이 작업한 서체를 발견하기도 하고, 파리의 카페 간판에서, 기차역에서 우연히 읽은 신문에서, 여행 중 가게에서 사먹은 초콜릿과 과자의 패키지에서도 흥미로운 사례들을 발견한다.

    “폰트의 세계란 영화나 음악, 요리, 와인처럼 입문하기에 매우 쉽고 간단합니다. 그렇기에 좀 더 일상생활 안에서 화젯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폰트를 잘 고르는 데 어떤 특별한 지식이나 경험이 필요한 것일까? 저자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먼저 여러분들이 알아두었으면 하는 것은, 폰트에 어려운 규칙이란 없으며 폰트는 외형으로 고르면 OK라는 것입니다. 세상의 상식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 기본은 갖추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프로 디자이너 혹은 폰트를 보는 ‘눈’을 키우고 싶은 독자들이 알고 있으면 좋을 타이포그래피 기본 상식을 더했다. 알파벳 A는 왜 오른쪽 선이 더 굵은지,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해 특별히 만든 ‘공항용 서체’는 일반 문자와 어떤 점이 다른지 등 폰트와 관련해 꼭 짚고 넘어가야 할 흥미로운 주제들을 전문가의 시각에서 명쾌하게 설명하여, 독자가 폰트의 구성 원리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폰트의 비밀>은 전문가의 지식을 어렵게 풀어놓은 것이 아닌 누구나 쉽고 즐겁게 공유할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시종일관 잔잔한 톤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는 폰트 디자이너의 깊은 마음 그대로이다. 어떤 폰트를 선택하고 사용하느냐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이 책에서는 어떤 것이 옳은지 그른지 중요하지 않다. 단지 그의 이야기를 조용히 경청하는 것만으로도 폰트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과 깊은 생각이 따라올 테니.

    · 자료 제공: 도서출판 예경

    <폰트의 비밀: 브랜드의 로고는 왜 고급스러워 보일까?>

    저자: 고바야시 아키라

    역자: 이후린

    출판사: 도서출판 예경

    출간일: 2013.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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