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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림서울(CREAMseoul)’ 신진섭

    “Cycling Rules Everything Around Me!”


    인터뷰. TS 편집팀

    발행일. 2014년 07월 11일

    ‘크림서울(CREAMseoul)’ 신진섭

    자전거 좋아하는 디자이너 참 많다. 그런데 이것을 직업과 연결해서 하는 디자이너는 몇이나 될까? ‘크림서울(CREAMseoul)’의 신진섭 대표는 자전거 옷과 조금의 액세서리를 팔며 자전거 문화를 그래픽적으로 풀어내는 작업도 하고 있다. 자신을 디자이너이자, 판매자, 동시에 소비자라고 소개하는 그의 조금은 특별한 이야기. 지금부터 소개한다.

    간단한 소개를 해주세요.

    자전거를 타고 디자인을 하는, 그리고 CREAMseoul을 운영 중인 신진섭입니다. 크림서울은 기본적으로 1인 디자인 스튜디오예요. 거창한 건 아니지만, 1인으로 운영하는 이유는 간단해요. 그냥 제가 100%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어서이지요. 어떤 식으로든 제 의견 외에 외부의 영향 없이 작업하고 싶었어요. 물론 망해도 제 몫이라는 생각이고요. 기본적인 작업의 키워드는 ‘자전거+디자인+문화’예요. 현재의 작업들은 자전거와 관련한 이야기를 제 관점에서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중입니다. 그리고 CREAMseoul이란 이름은 자전거 하면 보통 힘들고 고생스러운 느낌이라 그와 동떨어진, 추상적인 걸로 가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냥 뜬금없이 크림! 그리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힙합그룹 중에 우탱 클랜(Wu-Tang Clan)이라고 있는데, 그들의 노래 중에 C.R.E.A.M(Cash Rules Everything Around Me)이라고 있어요. 그걸 ‘Cycling Rules Everything Around Me’로 바꿨죠. 지금 자전거에 푹 빠져있는 저 자신이기도 하고요.

    크림서울 이전에는 어떤 작업을 주로 하셨어요?

    학교 졸업하고 남들처럼 디자인 회사도 다니며 편집 쪽 디자인도 하고 프리랜서 디자이너로도 있었어요. 물론 시간 여유가 많은 편이어서 열심히 여행 다니고 놀았지요.(웃음)

    최근에 몰두하고 있는 작업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자전거, 디자인, 문화. 이 세 가지에 대한 고민이에요. 제가 지금 겪고 있는 생활을 출력물로 만들고 있어요. 아직 책이 될지 인포포스터 시리즈가 될지는 모르겠어요. 사람들이 왜 그렇게 자전거를 타느냐고 자주 물어보기도 하고 저도 지금 이 재미있는 일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자전거 타는 사람들은 공감을 하고 자전거를 안 타는 사람들은 이 문화를 잘 이해하고 접할 수 있도록, 그런 요소를 잘 시각화해서 짜임새 있는 출력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일이 꽤 방대해서 언제 결과물이 나올지는 아직 모르지만, 열심히 하는 중입니다.

    크림서울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미국에서 학교를 마치고 일을 하다가 한국에 들어와서 일했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디자인=야근’ 그냥 이거였어요. 일하다 보니 일을 하는 것 외에는 제 생활이 없었지요. 삶이 전혀 즐겁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프리랜서로 전향하면서 여유가 생기고 다시 틈틈이 자전거를 열심히 타다가 보고 느끼는 부분을 그래픽 작업으로 풀어내어 SNS에 공유하다 보니 같은 생각을 하고 즐거워해 주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저도 즐겁게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작업이 누적되고 포트폴리오가 되면서 생각을 하게 되었죠. ‘차라리 이렇게 즐겁게 일을 하면 어떨까.’ 그리고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가장 불편했던 점이 대부분 관계에서 약자라는 것이었어요. 일할 때 기업 vs. 개인의 관계이기 때문에 뭔가 저를 보호해줄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이런 점이 합쳐져서 CREAMseoul이란 1인 디자인 스튜디오를 만들게 된 거예요.

    Pro Cycling, Tour De France는 자전거의 가장 큰 파티이다. 참가한 프로팀들을 3×3 9개의 픽셀로 만들었다.
    사이클계에서 유명한 3대 그랜드 투어 중 하나인 Giro D’Itali. 시합의 상징인 핑크와 그 외에 악천후의 날씨,
    사건사고들을 시각화해서 한자리에 모아놓았다.
    Pray For Them, 세월호 사고로 너무나 많은 너무나 무고한 사람들이 우리 곁을 떠났다.

    자전거가 왜 좋으세요?

    미국에서 자전거를 본격적으로 타기 시작했어요. LA 쪽에 살았는데, 차 없이는 못 사는 동네이지요. 예를 들어 햄버거 하나를 사려고 해도 차 타고 가야 해요. 원래 운전을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인데, 그런 생활이 계속되니 재미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동네 슈퍼를 가고, 시내에 친구를 만나러 가고, 멀리 바다를 가게 되었죠. 같은 길을 달려도 차를 탈 때는 못 보고 지나쳤던 것들이 보이게 됐어요. 거리의 디테일이 들어오는 거죠. 또, 학교에 다니면서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어요. 그래서 초반엔 여느 친구들과 같이 주말엔 집에서 시체처럼 있고 주중엔 밤샘작업하고…. 그런데 주말에 집에서 뒹굴 거리는 것보다 차라리 자전거를 타고 사람을 만나고 멀리 라이딩을 가는 게 더 충전되고 팔팔해지더라고요. 대부분의 디자인 전공하는 학생들은 집-학교-도서관이 끝이에요. 디자인이라는 게 창의적인 작업인데, 이렇게 한정된 동선에서는 영감을 얻을 부분이 너무 부족하고 뻔해요. 차라리 여행 다니고 놀고 그러는 게 어떤 면에서는 훨씬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다니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그러면서 주위의 이런저런 것들을 봐요. 거기서 뭔가 보고 떠오르고 다듬어서 작업하는 편이지요.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았을 때 장점 혹은 단점이 있다면요?

    저도 걱정했던 부분인데요, 전공인 디자인과 즐거워하는 자전거를 함께 했을 때, 스트레스가 돼서 혹시 둘 다 잃게 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 제가 아직 오랫동안 이 상황을 겪은 게 아니라서 장황하게 말하기는 힘들지만, 지금까지는 좋아요. 일단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어떤 문제가 생기거나 막혔을 때 해결하기 위해 고전하는 과정조차도 즐거워요. 그리고 일을 하고는 있지만 일이란 생각보단 같은 코드의 사람들과 공유하며 즐겁게 논다는 느낌이에요. 역시나 사람은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커요. 현재까지는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함께한다는 건 정말 축복받은 거고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경영 철학이 있으신가요?

    사실 그렇게 거창한 건 없어요. 그냥 제가 디자이너, 판매자, 동시에 소비자예요. 그 세 가지 관점에서 다 생각을 해요. 가격을 정할 땐 소비자에서 이 정도 제품이면 이 정도 가격일 때 사겠다 하는 선에서 정하죠. 저도 다른 부분에서는 소비자이기 때문에 그냥 그렇게 생각하는 게 가장 맞는 것 같아요. 반면 디자인에 대해서는 상당히 이기적인 편이죠. 항상 제가 하고 싶고 만들고 싶은 걸 디자인해요. 그리고 제품이 나오기 전까진 공개하지 않는 편이에요. 과정에서 공개했을 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피드백이 오는 게 싫기 때문이죠. 왠지 작업을 완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누군가에게 보여준다는 건 공개보다는 확인을 받고 싶다는 의도로 비칠 수도 있고 또, 어떤 의견에 휘둘리는 게 싫어요. 대신에 제품이 나온 뒤에는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받고 그걸로 다음 작업을 보완하죠. 그리고 완성된 뒤에 짜잔~하는 게 더 재미있잖아요.

    제품 생산에 어느 정도까지 관여하는지 궁금해요. 직접 옷이나 액세서리도 만드나요?

    처음에는 자전거 저지(jersey), 일명 쫄쫄이를 캐모패턴을 써서 딱 제 맘대로 디자인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어설프게는 싫어서 제가 입던 저지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이탈리아의 한 업체에 무턱대고 연락을 했어요. 그리고 단체복을 주문하듯이 주문을 했죠. 근데 기본 가격도 너무 비싸고 패턴이나 핏 등에 대한 부분에서는 전혀 타협이 없어요. 그런데 한 시즌이 끝나고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업체에 보내고 연락을 하니 약간 달라졌어요. 가격이나 수량뿐만 아니라 디자인이나 의류의 디테일한 부분을 조금 제게 맞춰주었지요. 처음에는 디자인만 했었는데, 하다 보니 욕심이 생겨 제품에 따라 직접 공장에 가서 샘플도 확인하는 등 생산에도 어느 정도 관여하고 있어요.

    홍보나 영업은 어떻게 하시나요?

    사실 이게 가장 약하면서 강한 부분 같아요. 사실 따로 하는 홍보나 영업은 없어요. 워낙 제품이 소량이라서 현재는 온라인샵에서만 판매를 하고 있지요. 그리고 홍보는 보통 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통해서 제품이 나올 때만 잔잔하게 알리는 편이에요. 그리고는 직접 제가 입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홍보를 하고 있어요. 물론 지인들이나 구매하셨던 분들이 입소문을 내주어서 상당히 도움이 돼요. 정말 감사한 분들이에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나 프로젝트가 있다면요?

    작년 말 3×3 9개의 픽셀로 ‘2013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 사이클 대회)’에 출전한 모든 프로팀을 표현한 작업이 있어요. 개인적으로 제일 재미있었던 작업이에요. 처음엔 나름의 기본 전제로 3×3 딱 9개의 네모와 색만을 사용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해서 20여 개의 프로팀을 표현했죠. 개인적으로 미니멀하게 가장 최소한의 요소만으로 표현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최종 목표,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주세요.

    사실 큰 목표나 계획은 없어요. 그냥 지금 매우 즐겁고 행복하게 잘살고 있어요. 굳이 계획이라고 말하면 계속 이렇게 즐기면서 열심히 사는 겁니다. 물론 이런저런 재미있는 작업 계획이 있긴 한데 지금 얘기하면 재미없을까 봐 아껴둘게요. Cycling Rules Everything Around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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