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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튜디오 ‘헤르쯔’ 박이랑·장우석

    “이것저것 하려면 소규모가 좋겠다고 판단해서 스튜디오 규모를 일부러 늘리지 않았어요.”


    인터뷰. TS 편집팀

    발행일. 2013년 08월 22일

    스튜디오 ‘헤르쯔’ 박이랑·장우석

    직관 혹은 디테일. 스튜디오 헤르쯔(홈페이지)를 이끌어 가는 박이랑, 장우석 실장의 강점이다. '뭐 이런 것까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 끊임없는 고민은 그토록 스펙트럼이 넓은 작업들을 소화해 내는 베이스가 된다. 흔하디흔한 웹툰의 시대. 아날로그 만화를 독자에게 손수 발송하고, 발행 날짜를 지키는 것까지 자존심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하나만 봐도 알겠다. 그 태도, 바로 디자이너의 것이다.

    스튜디오 이름의 뜻

    헤르쯔(hertz)라는 게 전파의 단위잖아요. ‘우리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나 시각적인 것을 담아서 전달하는 도구가 되고 싶다.’라는 의미로 지었습니다.

    스튜디오 헤르쯔 소개

    장우석
    기본적으로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이고요, 이 분야의 전반적인 일을 하고 있어요. 특이한 점이 있다면 출판물을 만들 수 있는 자체 시스템이 있고요, 공예가분들과 협업을 해서 제품을 만들어 내기도 해요.

    박이랑
    꼭 공예가라고 한정 지을 순 없고요, 일러스트레이터나 도자기, 금속 하시는 분들의 작업을 맥락화 시켜서 출판도 하고 아트 디렉션이나 제품 기획도 함께하고 있어요.

    지금까지의 활동

    장우석
    주로 소규모 출판물을 다루는 서점에서 만날 수 있는 출판물을 만들어 왔어요. 박이랑: 공예 트렌드 페어, 전시 같은 형태로도 활동하고요, 기업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등의 클라이언트 일도 해요. 레터 프레스랑 수작업에도 관심이 있어서 안국동의 포트폴리오라는 공방과 협업을 해서 스테이셔너리 주문 제작도 하고 있고요. 스펙트럼이 넓고 재미있는 일들을 하고 있어요.

    장우석
    저희가 일부러 규모를 늘리지 않았었는데요, 그 이유가 이것저것 하려면 소규모가 좋겠다는 판단에서였고 그 일환으로 도쿄 디자인 페스티벌에도 나갔던 거예요.

    서로서로 멤버 소개

    장우석
    박이랑 실장은 학교 선배예요. 원래 미술학원 친구였는데 저보다 일 년 먼저 들어갔죠. 회사도 먼저 들어가서 이런저런 경험이 많아 처음부터 지금까지 제가 배우는 게 많네요. 작업적으로는 프로젝트를 넓게 보는 것. 저는 취향이 뚜렷한 편이라 명확한 아이디어를 갖고 가다 보니 거기에 오히려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박 실장은 그걸 멀리서 볼 줄 아는 디자이너예요.

    박이랑
    추구하는 게 늘 한결같아요. 제너럴리스트보다는 스페셜리스트 성향이 있는데, 작업할 때 그런 성향이 나오면 제가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라 재미있죠. 작업적으로 굉장히 섬세하고 늘 고민하는 디자이너. 그리고 소규모 출판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점이 좋아 보여요. 한가지 말이 없는 게 단점이랄까요.(웃음)

    ▶[위] 깃 2호 표지 [아래] 깃 2호 내지
    ▶농담 포스터, 일러스트 윤예지
    ▶민화를 닮은 꽃

    가장 첫 번째 작업으로 기억에 남는 것

    닷프레스에서 발행한 <깃>이라는 잡지 창간호. 아티스트 인터뷰 잡지에요.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개성’이거든요. 그냥 스타일리시한 부분이 아니라 우리 둘이 생각하는 미감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하는 거죠. 그런 점에서 <깃>을 작업할 때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요즘 최고의 관심사

    박이랑
    저희 디자인 스튜디오가 5년 동안 변하고 성장하고 하다 보니 그다음엔 어떤 형태로 일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은 시기에요. 회사 위치를 광장동으로 옮긴 지 얼마 안 됐는데, 보시면 아시겠지만 공기도 좋고 다른 동네에 비해 조용해서 생각에 잠기기 좋은 환경이에요. 디자이너로서 다음 몇 년간의 삶을 어떻게 꾸릴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가장 많이 하게 돼요.

    장우석
    ‘다음 스텝에 대한 고민’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지금 몰두하고 있는 일

    장우석
    자체 프로젝트로 지난 6개월간 무료로 300분께 <본능의 교육>이라는 최진요 작가의 만화를 우편으로 보내 드렸어요. 15일마다 발행해서 12회 나갔거든요. 그동안 딱 한번 작가 사정으로 밀린 것 빼고는 모두 제날짜에 발행하고 발송했죠. 그거를 재편집하고 단행본으로 묶어서 책으로 내려고 준비를 하고 있어요.

    박이랑
    얼마 전에 독자 편지를 받았는데 감동받았어요. 이 프로젝트를 실행했다는 것 자체를 높게 평가해 주셨죠.

    디자인적으로 관심 갖는 문제 혹은 주제

    박이랑
    학부 때부터 고민했던 게 한국 전통에 관한 것들이에요. 맥이 끊겼던 부분들. 그런 작업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지만,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는 것 같고.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진심으로 생각하고 끊임없이 고민해요. 또 한가지는 여성 디자이너에 관한 것인데요, 보이지 않는 차별에 관한 이야기. 그게 작업에 직접 드러나지 않더라도 간접적이나마 영향을 끼치고 싶어요. 그래서 마음에 맞는 디자이너와 앞으로 일 년 정도 계획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내년부터 시작할 것 같아요. 아시아에 있는 여성 디자이너들을 소개하고 어떻게 하면 우리들의 권리를 찾을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 사회 문제이기도 하지만 제 개인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저의 미감이나 개성이 이런 것들에 궁극적으로 표현됐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가지고 있어요.

    장우석
    저는 지난 일을 되돌아보니 사람들을 너무 안 만났더라고요. 결국, 이것이 작업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느 순간 제 작업에 답답함을 느꼈는데, 생각해보니 교류와 소통의 부재가 문제더라고요. 만나는 사람만 만나다 보니 영업도 안 하게 되고… 아티스트뿐 아니라 가능한 많은 사람을 만나서 풀고 싶은 일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좌] 본능의 교육 전시 그래픽 [우] 본능의 교육 우편
    ▶[좌] 연필깎기의 정석 내지 [우] 연필깎기의 정석 입체 표지

    작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박이랑
    제 직관에 대해 솔직한 것. 제가 봤을 때도 아닌데 클라이언트가 오케이를 한다든지 모든 상황이 그냥 그렇게 괜찮다고 얘기할 수 있잖아요. 디자인은 많은 부분이 직관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봤을 때 재미든 호감이든 어떤 좋은 느낌이든. 그런 것을 스스로 거짓말하지 않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장우석
    그냥 딱 보고 어디서 본 것 같은 것은 만들지 말자는 것. 물론 모든 것을 피해 갈 수 없겠지만, 같은 거라도 맥락적으로 달라 보여야 한다는 것. 그게 중요한 것 같아요.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생각과 고민

    장우석
    일종의 콤플렉스. 근본이 없달까.(웃음) 사실 그게 뭔지도 모르겠고요. 그게 장점도 있어요. 내가 좋아 보이는 대로 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항상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박이랑
    타이포그래피는 저에게 굉장한 스트레스에요. 요즘엔 아예 타입으로 자기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디자이너도 생겼고 그 와중에 트렌드도 생겼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클라이언트도 원하는 타입을 얘기하고 저희가 쓴 타입에 대해 쉽게 평가를 하기도 해요. 그런 것들을 보면서 혼란스럽고 스트레스가 되는 거죠. 서체를 쓸 때마다 ‘이게 맞는 건가?’ 하죠.(웃음)

    궁극적으로 어떤 목소리를 내는 스튜디오가 되고 싶나

    장우석
    대체될 수 없는 무언가가 되는 것. 크고 원대하긴 한데 그랬으면 좋겠어요.

    박이랑
    저는 이 부분에 대해 잘 모르겠어요.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작업하는 입장에서는 답답할 것 같기도 하고요. 늘 갈등하고 고민하죠. 막연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개성 있는 그래픽을 하는 것. 어찌 보면 ‘대체될 수 없는 무언가가 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네요.(웃음)

    앞으로의 계획

    장우석
    개인적으로 둘 다 공부에 대한 욕심이 있고요, 정말 가까운 계획은 <본능의 교육> 출판도 있어요.

    박이랑
    저희가 지금 학부만 졸업한 상태인데, 지금까지 해왔던 작업들에 대해 뭔가 정리를 한번 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곧 어떤 형태로든 시간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계획을 하고 있어요. 또, 서른으로 접어들면서 인생을 바라보는 시점이 달라졌는데요, 그러다 보니 스튜디오 생활에도 변화가 요구되는 것들이 있네요.

    장우석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하다 보면 사실 할 수 있는 것들이 별로 없어요. 어떤 고민을 해도 딱 잡히는 것도 아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은 계속 해야 하니까요.(웃음)

    ▶[좌] 차학경 예술론 표지 [우] 차학경 예술론 내지
    ▶크라프트헤르쯔, 작가들과 협업한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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