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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라이트’ 브랜딩 디렉터 이준형 

    완성된 디자인은 시간성을 획득하고, 그러므로 디자이너는 ‘시간 매개체 생산자’가 된다.


    인터뷰. 스토리베리

    발행일. 2016년 07월 29일

    ‘데이라이트’ 브랜딩 디렉터 이준형 

    해결하기보다 오롯이 드러낸다, 그가 한 말 중에 인상에 남는 말이다. 책상머리를 떠나 실제 근육과 공간을 사용해 진짜 이야기를 만드는 작업에 재미를 느끼고 구성원들과 함께 일하는 의미를 말하는 디자이너, 데이라이트(홈페이지) 브랜딩 디렉터 이준형의 이야기를 들었다.

    본인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이준형입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브랜딩 인하우스 조직을 약 7년 가까이 맡았었습니다. 재작년부터 데이라이트에 합류하여 브랜드 디렉터를 맡고 있어요.

    지금까지 해오신 작업 중 인상에 남는 작업은 어떤 것이고 이유는 무엇인가요?

    스페이스닷원, 스페이스닷투의 공간 브랜딩 프로젝트입니다. 기업과 지역사회, 서울과 제주, 직원들과 외부인, 커뮤니케이션과 정체성 등 공간을 둘러싼 원초적인 대칭관계를 공간 경험으로 재구성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지요. 어찌 보면 그것을 해결하려던 것이 아니라 오롯이 드러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한편으론, 그동안 해왔던 소위 ‘책상머리’ 작업과는 다르게, 실제 근육과 공간을 사용하여 진짜 ‘이야기’를 만드는 작업이기도 했고요. 당시 프로젝트팀 구성원들을 통해 ‘같이 일한다’는 의미와 재미도 알게 됐습니다.

    디자이너로 살아가는 순간, 가장 행복하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만든 디자인 자체가 스스로 생명력을 얻는 순간을 목격할 때가 있습니다. 의도한 면도 있고 그렇지 않은 면도 있습니다. 때론 섞이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향할 때도 물론 있지요. 뭐가 되었든 시간성을 획득한다는 것은 재밌게 여겨집니다. 시간 매개체의 생산자로서 책임이 뒤따른다는 점에서 행복하기도 하고 불행하기도 하지요.

    디자인 작업을 할 때 지향점, 혹은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거창한 가치보다는, ‘상식적’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우리는 사회에서 뜻밖의 ‘비상식’적인 면을 많이 발견하잖아요. ‘종량제 쓰레기봉투 때문에 사람들이 밖에다 (몰래) 쓰레기를 버리고 있으니 길가의 공공 쓰레기통은 치워버리자’와 같은 일처럼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죠.

    ‘스페이스닷원(Space. 1)’ 공간 브랜딩 / 사이니지·네이밍 / 백승완·배수현·김영수와 공동 작업 / 2012
    ‘스페이스닷투(Space. 2)’ 공간 브랜딩: 콘셉트·디렉션·네이밍·사이니지 / 배수현·김은선·김영수와 공동 작업 / 2014
    "왜 존재하는가"라는 그의 말 속에는 뭐라고 딱 잘라 규정지을 수 없는 수많은 물음과 의문이 들어 있다. 대상 혹은 존재에 한정하지 않고 그것을 둘러싼 관계성에 훨씬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의 말에 따르면 평행우주가 생겨나는 순간, 그 존재가 필요해진 순간일 것이다. 

    다양한 장르에서 다방면으로 작업하시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픽으로 크게 묶을 수도 있지만, 장르마다 접근하는 방식이 다를 것도 같은데 어떠신지요?

    사실, 어떤 제품이, 어떤 브랜드가, 어떤 서비스가, 어떤 플랫폼이, 어떤 공간이, 어떤 친구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전 궁금해요. 그 이유를 찾기 위해 플랫폼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지요. 정형화된 프레임워크일 수도 있고, 특정 방법론의 이름으로 부를 수도 있을 테지만, 저에게는 일종의 평행우주(?) 정도 되는 개념으로 느껴집니다. 메타 단계에서 기본적인 플롯과 스타일을 만들고, 시간이 지나는 과정을 이곳저곳 옮겨가면서 이동해봅니다. 평행우주가 지금 세상에 연결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 존재가 필요해진 순간이 생겨난 거죠. 제 작업은 그런 방식입니다.

    일상이 궁금합니다. 여유 시간이 생길 땐 주로 무엇을 하며 지내시나요?

    될 수 있는 대로 아무것도 안 하려 노력해요.

    클라이언트와 갈등이 생길 경우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고 협의에 도달하시는지요?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를 굳이 가르려 한다면, 그 기준점 중의 하나는 클라이언트의 있고 없음 또한 해당하겠네요. 클라이언트는 기본적으로 좋은 조력자이자 친구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일생에 좋은 친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예전의 인 하우스 조직에선 클라이언트가 없었기 때문에 관련 부서 모두를 가상의 클라이언트로 삼으면서 일하는 게 중요했어요. 지금 일터인 데이라이트에서 클라이언트보다 더 만족하게 해야 되는 사람들은 동료들입니다. 이 전문가들을 만족하게 하게 하려고 매번 단단한 준비가 필요하지요.

    ‘버즈런처(Buzz Launcher)’ 브랜딩: 아이덴티티·어플리케이션 / 안재우와 공동 작업 / 2015
    ‘망고플레이트(Mango Plate)’ 브랜딩: 아이덴티티 / 2015
    ‘베스핀글로벌(Bespin Global)’ 브랜딩: 아이덴티티·어플리케이션 / 2016
    글을 통해 그 사람을 직접 본 듯 느끼게 되는 일이 있다. 그래도 직접 만나 대화를 할 때에야 비로소 열리는 마음의 행간을 읽지 못하는 일은 몹시 아쉬운 일이다. 인터뷰를 정리하면서 그의 목소리를 들으려 노력했다. 여백으로 남아 전달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방안에서 혼자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처럼 (      )로 남겨두고 즐기시길. 

    사람을 볼 때나 관계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점이 있다면요?

    물건을 포함한 모든 것들이 제자리에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작업은 무엇인가요?

    현재는 서울과 샌프란시스코, 뮌헨에서 일어나는 데이라이트의 프로젝트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브랜딩 프로젝트에 주력하는 것은 분명하겠지만, 제품 디자인 등을 도와 궤를 같이하는 여분의 역할 또한 염두에 두고 있어요. 뭔가를 설정해놓고 달려가는 것은 하지 않으려 합니다.

    디자인캠프에서 멘토링 작업도 하신 경험이 있으시지요? 기억나는 에피소드 들려주셔요.

    지금은 <우아한 형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계신 한명수 이사와 함께 ‘잉여’라는 주제로 멘토링을 했었습니다. 캠프가 열리기 이삼일 전에 출장에서 귀국했기 때문에, 멘티 한명 한명의 사전 인터뷰를 비행기에서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디자인 전공 대학생은 물론, 고등학생부터 경력 십 년 차 디자이너분, 현직 카피라이터까지 계셨어요. 저희 반이 했던 첫 번째 작업은 자작시 시낭송이었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어느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지만, 막상 기회가 찾아오면 절대 쉽지 않지요. 그런데도 멘티 분들 모두 담담하게, 부끄럽게, 속 시원하게, 랩을 통해, 육성으로 자신의 시를 발표했습니다. 올해 디자인 캠프에 저는 참여하지 않지만 계속해서 의미 있는 여러 만남이 이어졌으면 합니다.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도움이 되는 한 마디 들려주세요.

    방안에서 혼자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을 가지시길 권합니다.

    다음개발자 컨퍼런스 ‘디브온(DevOn)’ 포스터 / 2011
    ‘위커(Wickr)’ 브랜딩: 아이덴티티·어플리케이션 / 2015
    ‘써티써드패러럴(33rd Parallel)’ 브랜딩: 아이덴티티·어플리케이션 / 2016
    데이라이트 비즈니스 스테셔너리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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