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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회 한글잔치] 참가팀 ① ‘성룡과 영의정’ & ‘한그리’

    . 한글 폰트를 만드는 사람들은 한글을 모티브로 어떤 작품을 만들어 낼까? 총 5팀 중의 2팀을 우선 만나 보았다.


    글. TS 편집팀

    발행일. 2013년 10월 01일

    [제2회 한글잔치] 참가팀 ① ‘성룡과 영의정’ & ‘한그리’

    다양한 매체로 만나는 한글, 그 발칙한 잔치. 오는 10월 9일(수)부터 10월 20일(일)까지 윤디자인연구소 갤러리뚱(찾아가는 길)에서 <제2회 한글잔치 展>이 열린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전시의 참가자들은 윤디자인연구소의 디자이너&기획자로 구성되어 있다. 한글 폰트를 만드는 사람들은 한글을 모티브로 어떤 작품을 만들어 낼까? 총 5팀 중의 2팀을 우선 만나 보았다. 타이포디자인센터의 '성룡과 영의정', 아이디어프레임팀의 '한그리'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팀 이름

    성룡과 영의정은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폰트 디자이너 다섯 명(김’성’일, 김태’룡’, 김’영’아, 김재’의’, 엄소’정’)이 모여 만든 한글잔치 프로젝트 그룹으로 각자 이름의 한자씩 가지고 와 팀명을 만들었어요. 팀원 각자의 장점만을 모아 최대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단합된 팀을 만들자는 의미이기도 해요. 또한, 홍콩 액션 배우로 유명한 성룡이 조선 시대 최고의 중앙 관직 영의정과 함께한다는 유머러스한 관점에서도 팀원 모두의 일치된 의견으로 탄생하게 되었어요.

    멤버 소개

    김태룡 ‘성룡과 영의정’의 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작은 바람의 씨앗들을 심어 물과 거름을 주어 정성스레 키워왔는데요, 한때 주변의 무성한 잡초들로 인해 나의 바람과 잡초 사이에서 무엇을 뽑아내야 할지 많이 헷갈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하나씩 다시 바라보며 초심의 눈으로 잡초들을 제거하며,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내다 보니 바람의 씨앗이 어느새 나무로 자라고 있네요. 풍성한 열매를 맺힐 그 날을 생각하며 오늘도 열심히 저의 바람들을 가꾸며 키워 나가고 있는 김태룡입니다.
    엄소정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즐기고 싶은 것이 많아 타고난 게으름과 싸우며 열심히 살아가려 노력하는 폰트 디자이너 엄소정입니다.
    김재의 안녕하세요! 한글 속에 살고 있는 폰트 디자이너 김재의입니다.
    김영아 말랑말랑한 감성과 인간적인 표정을 글자에 담고 싶은, 언제나 스마일 폰트 디자이너 김영아입니다.
    김성일 안녕하세요. 타이포디자인센터 막내 디자이너 김성일입니다. 캘리그래피가 좋아서 시작된 글쓰기로 인해 한글 디자인을 좋아하게 되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폰트 디자인을 하게 되었습니다.

    출품작 소개

    작품 1. 윤서체와 함께 하는 얼굴 만들기
    관람객과 한글의 재미있는 소통의 자리를 만들기 위한 작품이에요. 한글 자소로 만들어진 얼굴 형태의 엽서에 윤디자인연구소의 여러 종류의 서체 중 눈과 코 그리고 입의 형태와 비슷한 자소들을 선별한 자소 도장을 활용하여 관람객들이 직접 눈, 코, 입을 찍어 각자의 취향에 맞는 얼굴을 만들어 완성하는 거죠. 이렇게 완성한 엽서는 소장할 수 있도록 개인이 가지고 갈 수 있어요. 또한, 엽서로 구성한 한글 자소의 얼굴을 팝 아트 형식으로 액자에 재구성하여 시각적인 디자인 작품으로 전시했습니다.

    작품 2. 윤명조700 홀로그램  
    윤고딕과 함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던 윤명조가 3년 동안의 제작 기간 끝에 새로운 얼굴로 올해 말 ‘윤명조700’이라는 이름을 달고 탄생하게 되었어요. 이러한 윤명조700의 모습을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관람객과 접할 좋은 기회를 마련하고자 하였지요. 윤명조700의 큰 특징으로 9가지의 다양한 굵기 단계를 가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특징을 시각적인 효과로 보여주며 상호 교류할 수 있는 아이템을 고민하였습니다.
    2차원의 투명 아크릴판에 여러 장의 동일한 그림을 그린 후, 겹겹이 겹쳐 보는 각도에 따라 3차원의 입체적인 효과로 공간감을 줄 수 있도록 홀로그램 아트를 참고하여 제작하게 되었어요. ‘삶’이라는 단어를 9가지의 굵기 단계를 통해 얇은 타입부터 두꺼운 타입까지 나열하여 윤명조700을 시각적으로 풀어나간 작품이에요.

     

    작품 준비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다들 한목소리로 ‘자소 도장 만들기’라고 답하네요. “김영아 제가 도장 장인이 된 것 같았어요.”, “김재의 한 도장 한 도장 백 퍼센트 수공예품이에요.”, “엄소정 끝없는 가위질과 풀질, 끝이 안 보였어요.” “김성일 도장 손잡이를 만들기 위해 나무 자르느라 먼지를 너무 많이 마셔 다음날 목이 아팠어요.” 팀장인 저 또한 팀원들이 얘기하는 모든 것들을 겪으며 힘들게 작업을 진행하였지요. 하지만 평소 개인 업무로 인해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어 서로 얘기 나눌 시간이 별로 없었는데, 테이블에 둘러앉아 늦게까지 자소 도장을 만들며, 이런저런 인생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떠들었던 시간이 매우 소중하게 느껴졌던 소중한 추억이었어요. 팀원들 모두 밝게 웃는 모습이 지금도 떠오르네요.(웃음)

    하고 싶은 이야기

    김태룡 우선 한글잔치 아이디어를 결과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준 성룡과 영의정 팀원들 모두 수고하셨고,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한글잔치는 한글을 사랑하는 열정이 있기에 만들어진 전시회이므로 관람하러 오시는 모든 분이 이번 전시를 통해 늘 사용하는 한글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엄소정 22년 만에 다시 ‘한글날’이 공휴일로 지정됐고, 곧 다가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쳤던 한글에 대한 소중함과 고마움을 한 번 더 생각하고, 한글날을 기념한 ‘한글잔치’를 함께 즐기며 뜻있는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김재의 우선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뜻깊었어요. 한글날이 공휴일로 재지정 된 만큼 많은 사람이 이번 전시를 통해 한글날을 기념하고, 한글의 우수성과 조형적인 다양성을 체험할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 되었으면 해요.
    김영아 한글을 디자인하는 사람이지만, 정작 한글날을 조용히 침묵해 왔던 지난날들을 반성해 보는 시간이었어요. 아이디어와 의견이 참 많았던 우리 ‘성룡과 영의정’!! 여러 가지 문제로 실현하지 못한 아이디어들이 아쉬움으로 남기도 하는데요, 야근에 야근에 야근을 불사르며, 점심시간 틈틈이 도장 작업을 하던 장인의 모습들도 생각이 나네요. 멋있고 근엄한 한글의 모습도 있겠지만, 친숙하고 재미있는 다정한 한글의 모습을 보여 드리려고 노력했어요. 모두 즐거운 한글 놀이하러 오세요~!!(웃음)
    김성일 폰트 디자인을 하는 것은 참 재미있어요. 하지만 한글을 이용해서 이렇게 아이디어를 내고 그래픽을 만드는 여러 가지 과정을 통해 신선한 생각을 할 수 있었지요. 이 프로젝트로 인해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

    나에게 한글이란

    김태룡 적게는 2,350자 많게는 11,172자. 이러한 숫자에 뿌듯함을 느끼며 한 자 한 자 디자인하는 저의 모습을 떠올리네요.
    엄소정 매일 한글을 디자인하지만, 늘 새롭고 어렵고, 배울 것이 많아 ‘인생의 과제’ 같아요. 글자 하나마다 작업하는 저의 마음이 담긴다는 생각에 주어진 시간 안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늘 부족한 점이 보이곤 하네요. 저의 욕심과 마음을 담아, 좋은 한글 서체를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웃음)
    김재의 알면 알수록 수수께끼 같아요. 한글 디자이너로서 3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한글을 다듬고 있을 때면 끊임없이 파고들고 풀고 싶은 욕구가 생겨요. 저에게 한글은 정말 매력 있고, 흥미로운 놀이에요. 
    김영아 잘하고 싶은 것. 초등학교 때 예쁜 글씨 쓰기 대회에서도, 중고등학교 때 노트 필기할 때도, 어른이 되어 캘리그래피를 배울 때도, 그리고 현재 폰트 디자이너가 되어서도 한글은 언제나 ‘잘하고 싶은 것’이네요.
    김성일 내가 한국 사람임을 자랑스럽게 하는 한 가지.

    팀 이름 뜻

    한글은 아직도 배고프다. ‘한글이 헝그리? 한그리!!’ 2002 월드컵 영웅, 히딩크는 말했다. “나는 아직도 배고프다” 많은 승리를 거두었음에도 이에 만족하지 못하는 빛나는 열정을 표현한 것이다. 우리의 한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한글은 전시에 있어 지금까지 많이 다루어진 소재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슷한 작업이 상당히 많았고, 새로운 걸 찾기가 쉽지가 않았다. 그럼에도 아직 표현할 방법이 더 남았다고 생각했다. 어디선가 보았던 작업이 아닌 전혀 새로운 시도가 있을 거라고…. 대한민국 대표 폰트 제작사 직원답게, 야심 찬 포부로 작업을 시작했다. ‘제2회 한글잔치 전’을 맞아 한그리팀에서는 전에 없던 특별함으로 한글의 예술적 허기짐을 채워보고자 한다. 한글은 아직도 배고프니까…!

    멤버 소개

    이희진 디자인을 요리하는 여자, 실제 요리 실력도 꽤 출중한 한그리팀 팀장 이희진입니다.
    김가영 디자인을 무척 사랑하지만, 가끔 야속하다는 생각도 드는 아이디어프레임팀의 디자이너, 김가영입니다.
    이상의 안녕하세요. 아이디어프레임팀의 막내 이상의입니다.(웃음)
    정혜련 대부분 조용하고 때때로 요란한 사람. 디자인에는 경계가 없다는 생각으로 곰곰이 생각하고 조용히 도전하며, 때로는 요란하게 실행하는정혜련입니다.  
    김소연 아이디어프레임팀의 카피라이터 김소연입니다. 자칭 진지한 장난꾸러기라고 소개해두죠. 훗….

    출품작 소개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배설체)
    배설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1. 안에서 밖으로 새어나가게 하는 것. 2. 노폐물 등을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그렇다면 말과 글은 어떨까? 쌓이고 쌓인 우리의 생각들을 입을 통해 혹은 글을 통해 내보내는 일종의 배설작업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물학적 배설이 노폐물이라면 말과 글은 의미론적 배설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그리고 이 행위들은 배설의 대표 공간인 화장실에서 행해진다. 화장실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은밀한 낙서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배설의 상징성을 가진 화장실에서 대놓고 배설 작업을 하기로 한다. 화장실이란 공간에서 한글을 찾고, 이들의 조합을 통해 ‘배설체’를 만들고, 이들을 구성해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우리 한글, 바르게 쓰는 당신이 더 아름답습니다”

    작품 준비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작업의 70%가 화장실에서 한글을 찾는 작업이었다. 한글로 보이는 공간을 사진으로 찍어야 했는데 집 화장실로는 다양성의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찾은 곳이 공중화장실…. 하지만 공중화장실에서 셔터를 누르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멤버 모두 여자이기에 남자 화장실의 경우는 더더욱 그랬다. 한번은 남성용 변기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아저씨가 들어와서 식겁하고 나간 적도 있고, 여자 화장실에서도 이상한 눈총을 받아 작업에 대한 설명을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설명을 해줘도 이상해 보이긴 마찬가지…. 오해 좀 받고, 고생 좀 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

    이희진 워낙에 타이포그래피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 한글날을 맞아 한글을 통한 재미난 작업을 할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김가영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 팀을 이뤄 같은 공간에서 한글을 찾아내는 과정은 흥미로웠습니다.
    이상의 저에게 생소하기만 했던 한글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하고 재미있는 시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는 전시였던 것 같습니다.
    정혜련 이번 ‘씹뜯맛즐’ 한글잔치를 준비하면서 또 한 번 한글의 다양한 변신에 대해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한글 디자인뿐 아니라, 어떤 옷을 입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디자인의 무궁무진함에 대해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김소연 한글을 새롭게 발견하고, 구성하고, 작품까지 만들어가는 과정은 정말 멋진 일이었습니다. 업무 폭탄 속에도 한 송이의 작품을 피워낸 우리팀 너무너무 수고했어요!

    나에게 한글이란

    이희진 끝나지 않은 숙제?
    김가영 뻔하면서도 펀(fun)한 한글
    이상의 한글은 내가 알고 있는 문자/활자 중 가장 기하학적이고 매력적이지만 디자인을 할 땐, 언제나 나에게 불친절하고 어려워서 항상 가까이 있지만 다가가기 어려운 존재였다. 한글에 대해 공부하고 알아갈수록 한글은 문자, 언어, 소통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고, 더 넓은 의미로 나아가 대한민국을 표현하는 매개체인 것 같다.
    정혜련 한글은 마치 새로 배우는 외국어 같다!
    김소연 아름답지만 호락호락하지 않은 팜므파탈 같은 존재! 끝도 없는 매력의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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