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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에이전시 ‘킬링마리오’

    한양대 산업디자인학과 동기 장세형·백기열·장세호 디자이너의 ‘킬링마리오’


    인터뷰. TS 편집팀

    발행일. 2015년 02월 27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에이전시 ‘킬링마리오’

    '완벽하다'라는 단어는 타인과 나의 의견이 일치해야 형성할 수 있다. 아무리 여기저기 호평을 받아도 내 마음에 작은 티끌 하나라도 있다면 그건 더 이상 완벽한 게 아니므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문회사 킬링마리오(KILLIMG MARIO)는 어떤 프로젝트든 스스로도 좋다고 판단할 때 비로소 끝을 맺을 수 있다고 한다. 7년 동안 일하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일에 대한 진짜 가치를 확신하게 된 것이라 말하는 이들. 장세형, 백기열, 장세호 실장을 만났다.

    회사 소개를 간단하게 해주세요.

    회사를 ‘한다’는 정해놓았지만 ‘언제’는 정해두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세 명이 동시에 ‘준비완료’ 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시작은 그 보다 한 박자 먼저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바로 ‘시작할 때’ 였던 것도 같습니다. 7년 동안, 다양한 광고주와 다양한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며 얻은 제일 큰 수확은 지금 우리가 하는 이 일에 대한 진짜 가치를 스스로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장세형, 백기열, 장세호 세 분의 실장님은 각각 어떤 업무를 하고 계신가요? 업무 영역을 뚜렷이 나누고 있는지, 혹시 의견이 다를 땐 어떻게 조율하시는지 궁금해요.

    업무영역에 특별한 경계는 없습니다. 각 실장들의 스페셜티에 맞춰 전담하는 광고주가 조금씩 다를 뿐입니다. 예를 들어, 클라이언트로부터 새로운 프로젝트 제의가 오면 프로젝트의 컬러와 어떤 실장의 작업 컬러가 가장 잘 맞을 지부터 논의합니다. 서로의 장단점을 훤히 알고 있고, 오해 없이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는 ‘특별한 관계?’이기 때문에 가능할지도 모르죠. 다만, 한 고집하는 디자이너들이라 가끔 회의가 길어지기도 합니다.

    세 분의 인연은 언제 시작됐나요?

    한양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대학동기죠. 함께 몰려다니며 원 없이 놀고, 다투고, 밤새워 과제하던 사이입니다. 소위 말해 절친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저희가 킬링마리오를 시작할 때쯤 주위에서는 찬성보다 반대표가 많았습니다. ‘친구끼리는 절대 동업하는 거 아니다’라고요. 하지만 킬링마리오로 벌써 7년째니까 ‘친구끼리 동업하면 더 좋다더라’의 좋은 예를 만들어가고 있는 거 아닌가요?

    킬링마리오의 디자인 철학이 있다면요?

    경쟁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 제일 먼저 하는 말이 ‘저희는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전문회사’라는 소개입니다. 커뮤니케이션(소통)은 결국 광고주와 소비자 간에 이루어지는 데 그것은 문자로도, 그래픽으로도, 이미지로도 가능하죠. 우리는 가장 정확한 방법을 찾아 의외성이 더해진 표현법으로 전달합니다. 한마디로 커뮤니케이션의 정확성과 의외성, 우리는 어떤 프로젝트에도 그 두 가지가 모두 들어있는 크리에이티브를 찾고자 노력합니다.

    남다른 생각을 갖기 위한 특별한 작업 프로세스가 있다면요?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그리고 과정에서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눕니다. 별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이야기까지도 자유롭게 대화하고 생각을 나눕니다. 거의 수다에 가까워 보이지만 그런 편안한 대화 속에서 팀원들 개개인이 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하고 있는지 서로 파악할 수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거기서 발견할 수 있죠. 물론 그 아이디어가 끝까지 살아 남을 수 있도록 수십 차례 검증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광고주가 좋다고 할 때까지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좋다고 할 때까지요.

    현대자동차 PR 브로슈어, 2014
    LG 로고케뮤니케이션 가이드북
    킬링마리오 셀프 프로모션

    최근 몰두하고 있는 작업이나 디자인적 이슈가 있다면요?

    단순히 정보를 구성하고 조합하여 전달하는 1차원적인 개념의 홍보물이 아닌 스토리텔링 디자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스토리텔링 디자인은 상당히 포괄적인 개념이어서 말 그대로 스토리북으로 탄생되기도 하고 새로운 형태의 브로슈어로, 새로운 형태의 제품 카탈로그로 탄생되기도 합니다. 기업이나 제품에 대한 많은 양의 정보를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하나의 스토리로 풀어낸다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Fact에서 찾아낸 작은 실마리 하나로 풍성한 이야기를 풀어냈을 때의 기쁨은 말이 필요 없습니다.

    그래픽 디자인 관련 다양한 일을 하시던데요, 2014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는 책을 주제로 부스를 꾸민 이유가 특별히 있나요? 남다른 애정이랄까요?

    책은 일종의 매개체였고 사실은 해시태그라는 개념을 통한 취향과 생각의 공유가 콘셉트였습니다. 그동안 킬링마리오가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포스터로 Redesign한 포스터를 책의 표지로, 알파벳 A~Z까지의 레터링 디자인을 내지로 제작했습니다. 전시장을 찾는 사람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표지를 한 장 고르고, 자신이 만들고 싶은 단어를 알파벳으로 조합해 내지를 만들어 자신만의 북을 만드는 거죠. 해시태그라는 공유의 개념을 책을 통해 오프라인으로 옮겨 온 거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익금을 디자인이나 미술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전달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해시태그와도 더 잘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 많은 주목을 받으셨잖아요. 기억에 남는 피드백 있으세요?

    단순히 자기만의 책을 만드는 거였다면 그렇게 인상적이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킬링마리오와 부스를 찾은 사람이 책을 통해 같은 생각을 공유한다는 아이디어에 많은 분이 공감해 줬습니다. 디자인이 정말 좋아서 참고자료로 사가겠다는 분도 계셨고, 기부를 한다니까 한 권 만들고 10권 값을 두고 가는 분도 계셨습니다. 심지어 책을 다 만들어 놓고 잔돈이 없어 전시장을 한 바퀴를 돌고 다시 오신 분도 계셨죠. 우리가 만든 ‘아이디어’를 소비자가 그저 사는 것이 아니라 체험하고 공유할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클라이언트의 의견과 회사의 디자인 방향이 다를 땐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합일점을 찾아나가는 과정은 가장 어렵지만 가장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가급적 클라이언트의 요청을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래도 수긍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논리적으로 타당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통해 충분히 설득합니다. 때론, 결정권자의 지시사항이라 담당자들도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오기도 하지만…. 그렇더라도 그 안에서 우리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디자인을 창조해가고자 노력합니다.

    힘들 때 가장 힘이 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디자인을 계속 하게 되는 이유랄까요?

    어떤 프로젝트든 힘든 일은 다 있습니다. 광고주나 소비자만 만족시키면 끝나는 일이 아니라 나 자신을 만족시켜야 정말 끝이 나는 일이니까요. 회복탄력성이라고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할 수 있는 건 디자인이라는 이 일을 맹목적으로 좋아해서일 겁니다. 가끔 이런 일이 있어요. 어느 기업의 홍보물에 오타가 있다거나 편집상 정말 사소한 실수 등을 발견했을 때 우리가 만든 제작물이 아닌데도 뜨끔하죠. 그리고 웃게 됩니다. 왜 이런 실수가 나왔을 지 훤히 보이거든요.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만 알 수 있는 동질감을 느끼면서 그 안에서 또 다른 힘을 얻죠. 아무리 완벽하게 한다고 해도 끝은 없구나. 더 열심히 하자고.

    2014 SDF 킬링마리오 부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었다면요?

    저희는 내부의 브랜딩을 위해 다양한 내부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아마 킬링마리오를 오픈하고 몇 달 안되었을 때였을 거예요. 우리가 늘 하는 일이 타이포와 비주얼, 종이가 주를 이루잖아요. 그렇다면 각각의 요소들에 무언가를 더해 더 좋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Seed Paper’를 콘셉트로 씨앗이라는 매개를 통해 드라이한 종이에 생명력을 부여했습니다. 버려진 종이를 수거해 분쇄하고 탈색하고 조직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삶고 말리고를 반복해 씨앗이 담긴 종이를 만들었죠. 그 해 킬링마리오의 연하장으로 사용했는데 반응도 좋았습니다. 비즈니스로 보자면, 현대자동차와의 인연을 만들어준 2009년 현대자동차 기업PR 브로슈어의 경쟁프레젠테이션, 그리고 2012년에 아이슬랜드에서 촬영했던 싼타페 브로슈어가 기억에 남아요. 현지에서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돌아와 1년 동안 깁스를 하고 있었죠. 싼타페 해외용 브로슈어는 깁스 상태에서 만들어진 브로슈어예요.

    세 분 중에 혹시 클라이언트업무 말고 개인 작업을 따로 하고 계신 분 있나요? 그게 어떤 일인지 궁금해요. 혹시 있다면 일과의 구분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요?

    드로잉을 조금씩 해요. 실제로 그림 그리는 게 좋아서 디자이너가 되기도 했고요. 많이는 못하지만 조금씩 꾸준히 하려고 노력합니다. 국내 백화점에서 장세형 실장의 일러스트레이션을 사용하고 싶다는 요청이 있어 프로모션을 진행한 경험이 전부입니다. 계속 이 끈을 놓지만 않으면 앞으로 이런 기회는 또 오겠죠?

    폰트 또는 타이포그래피에 대해 어떤 생각, 어떤 고민을 하는지 궁금해요.

    요즘 기업들은 아이덴티티 구축을 위해 자신들만의 폰트를 개발해 사용합니다. 하지만 디자이너의 관점에서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강력하게 시각화하는 것이 폰트인데 그 자유를 제약하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미묘한 차이를 디테일하게 반영할 수 없어서 안타까울 때가 종종 있죠. 그렇지 않은 기업이나 제작물의 경우, 디지털 장비로 구현되지 않는 타이포그래피는 수작업을 통해서라도 우리가 원하는 타이포그래피를 만들어냅니다. 메시지를 임팩트 있게 시각화한 타이포그래피는 그 어떤 이미지보다 뛰어나다고 믿습니다. 그 외 많은 양의 정보를 전달하는 한글의 폰트 및 타이포는 ‘정보전달력 우선이냐, 디자인 우선이냐’ 사이에서 늘 치열하게 고민합니다. 그 밸런스를 찾아가는 건 영원한 과제죠.

    킬링마리오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끝으로 한 말씀씩 해주세요. 저희들끼리 ‘우린 이미 목표를 이뤘어’라며 우스개 소리를 하곤 합니다. 하지만 농담만은 아니죠.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킬링마리오’라는 이름을 우리 스스로 만들었고, 또 즐기며 하고 있으니까요. 다만, 앞으로 꽤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말이 잘 통하는 회사’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잘하지만 자신의 틀에 갇힌 회사보다는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유연한 회사말입니다.

    seed paper
    artistic typography, M.A.R.I.O.
    artistic typography, 실 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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