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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니스프리 전용서체 제작 후기 제1탄 ‘IF그린핸드’

    대부분의 전용서체는 고딕만 개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니스프리는 브랜드의 이미지와 특성상 감성적인 메시지를 전달함에 있어 고딕만 사용하기엔 아쉬운 부분을 캘리스타일의 서체 개발을 통해 보완하고자 했다.


    글. TS 편집팀

    발행일. 2014년 05월 08일

    이니스프리 전용서체 제작 후기 제1탄 ‘IF그린핸드’

    작년에 완료한 이니스프리 전용서체. 대부분의 전용서체는 고딕만 개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니스프리는 브랜드의 이미지와 특성상 감성적인 메시지를 전달함에 있어 고딕만 사용하기엔 아쉬운 부분을 캘리스타일의 서체 개발을 통해 보완하고자 했다. 그래서 이니스프리 전용서체는 고딕 2종과 캘리 2종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 이번 글에서는 윤디자인연구소의 서체 디자이너인 필자가 작업했던 캘리스타일인 ‘IF그린핸드’체에 관해 자세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작년부터 이니스프리는 광고와 POP, 홈페이지, SNS 등에 전용서체를 적용해 쓰고 있다. 혹시 몰랐다면 지금부터 눈 크게 뜨고 이니스프리 광고를 유심히 보자. 깨끗하고 싱그러운 느낌의 서체가 말 거는 게 보일 테니까.

    *이 기사는 윤디자인연구소 공식 블로그 ‘윤톡톡’에 포스팅한 글을 재구성한 것입니다.(원문 보러 가기)

     이니스프리 전용서체 제작 후기 제2탄 ‘IF퓨어고딕’ 편 바로 가기 

    출처: 이니스프리 페이스북

    신중의 신중을 더해라! 브랜드 이미지를 위한 ‘시안 선정’

    ‘IF그린핸드’체는 캘리 서체인 만큼 제일 먼저 캘리 작가를 섭외해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캘리 작업을 요청했다. 시안 단계에서는 동일한 문구를 여러 가지 버전으로 써 보이는데, 작가들이 의욕적으로 임해주어 그만큼 선정도 힘들었다. 이 중 브랜드에 가장 어울리는 시안을 5개 정도 선정해 클라이언트 측과 미팅을 하고 최종 시안을 결정한다. 하지만 보통 첫 번째 미팅에서 시안을 확정하는 일은 드물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서체이기 때문에 브랜드의 이미지에 알맞은지, 활용성이 큰지, 굵기가 알맞은지, 광고에 적용했을 때 어떠한 느낌인지 등등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모든 조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최종 시안 선정까지 신중의 신중을 기하는 것. ‘IF그린핸드’체는 최종 시안을 선정하기까지 4번의 시안 제안이 들어갔으니, 시안 선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위의 글씨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선택한 안이다.

    손 글씨의 자연스러움을 살려라! 서체 제작 프로세스

    위의 안을 바탕으로 작가가 기본이 되는 자소를 200~300여 자 정도 써주면, 디자이너인 필자는 이 자소를 가지고 나머지 2,000여 자 정도의 자소를 만든다. 한글, 라틴, KS 순으로 작업을 진행한 뒤 완성한 Regular를 바탕으로 Bold 작업을 같은 순서로 진행했다. 캘리 서체 개발은 처음이라 ‘최대한 손 글씨의 자연스러움을 살려야지.’ 되뇌면서 작업했던 기억이 난다. 통일과 규칙이 중요한 고딕 작업만 하다가 자연스러움을 표현해야 하는 캘리 작업은 어렵기도 했고, 오히려 그래서 더욱 재미있었던 프로젝트였다. 언제나 새로운 일은 힘들지만 재미있는 법.

    위 이미지는 서체로서 최종 완성한 ‘IF그린핸드’체이다. 이니스프리의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느낌이 자연스러운 손 글씨 형태로 잘 녹아난 것 같다.

    서체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원도와의 비교’

    캘리 작가 원도의 자소 형태와 느낌을 반영하여 특징을 잡았고, 손 글씨의 맛을 살리는 것을 기본으로 했다. 다만, 원도와는 다르게 받침 계열의 ‘ㄷ, ㅌ, ㅂ’ 등의 열린 공간을 닫게 해주고, ‘ㅏ, ㅓ, ㅐ’의 형태를 수정하였는데, 이는 가독성과 판독성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원도의 ‘ㅐ’의 형태를 유지했다면 ‘니’라고 보일 위험이 있었기 때문. 이와 같이 원도를 바탕으로 하지만 서체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수정•보완하는 부분은 서체를 작업하는 디자이너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스러운 감성이 묻어나는 ‘형태적 특징’

    ‘ㅊ, ㅎ’의 상투에서 보이는 획의 느낌은 봄에 솟아나는 싱그러운 새싹의 느낌을 표현하고 있고, ‘ㅂ, ㅈ, ㅅ’ 등에서 보이는 자연스러운 획을 통해 곰살맞고 사랑스러운 감성이 묻어나도록 했다. 또한, 자유로운 글줄을 통해 손 글씨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도록 했다.

    개발 완료 그 이후

    2012년 말에 시작해서 2013년 초에 끝난 이 프로젝트 때문에 작년 2013년은 초반부터 정신없이 지나갔다. 항상 작업할 땐 ‘최선을 다해서 최고의 완성도를 뽑아내자!’란 생각을 하는데, 그래도 막상 서체가 완성된 후에 아쉬운 부분은 조금씩은 남는 것 같다. 이런 경험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실력이 늘어가는 거겠지.

    이니스프리의 광고와 홈페이지 등엔 캘리인 ‘IF그린핸드’체보단 고딕인 ‘IF퓨어고딕’을 주로 쓰고 있다. ‘IF그린핸드’체는 광고나 홈페이지에선 서브 카피에 많이 쓰이고, 이니스프리 페이스북에 활발히 적용하고 있다. SNS는 일반 매체에 비해 고객과 더 가깝게 소통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딱딱한 고딕체보다는 친근한 캘리 서체를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 서체 디자이너는 자기가 개발한 서체가 좋은 주인을 만나 제 빛을 발할 때 제일 보람을 느끼는데, 이니스프리는 고딕과 캘리 서체의 성격을 잘 파악하고 적절한 곳에 잘 적용해서 쓰고 있는 것 같아 기분 좋은 프로젝트였다.

    출처: 이니스프리 페이스북, 이니스프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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