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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잇핏(8FEAT) 아티스트전] 서양화 작가 김용석 〈바라보다〉

    신진 작가 발굴·육성 프로젝트 '에잇핏(8FEAT)' 아티스트 릴레이 ― 서양화 작가 김용석


    글. TS 편집팀

    발행일. 2016년 06월 21일

    [에잇핏(8FEAT) 아티스트전] 서양화 작가 김용석 〈바라보다〉

    ‘회색 빌딩 숲’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워낙 정형화된 표현이라 지금은 좀 낡은 묘사처럼 느껴지는데, 그렇기는 해도 도시라는 공간을 수식하는 데 여전히 유효한 것만은 틀림없다. 빽빽한 마천루들을 ‘숲’에 비유한 정서는, 그만큼 도시인들이 자연을 그리워한다는 역설일 것. ‘초록 나무 숲’이어야 할 공간이 ‘회색 빌딩 숲’이 되고 말았다, 라는 성찰일지도 모르겠다.

    이른바 도시 녹화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도심 곳곳엔 초록색이 부쩍 늘었다. 그 색을 채우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나무, 즉 ‘조경수(造景樹)’이다. 이 조경수를 관찰하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사유하는 작가가 있다. 이번 릴레이 전시 주인공인 김용석 작가이다. 6월 20일(월)부터 26일(일)까지 윤디자인 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개인전의 제목은 〈바라보다(相望, Look each other)〉이다. 인공적으로 옮겨져 뿌리 내린 조경수, 역시나 이와 비슷하게 이주하여 정착한 도시인들이 어떻게 서로를 바라보고 하나의 ‘풍경’으로 공존해가는지를 기록했다고 한다. 

    〈만들어지는 풍경〉

    “본래 조경수는 옮겨질 목적으로 길들여진−본질이 실존보다 앞서는 도구에 지나지 않았으나, 그것들은 점점 울창해지고 거대해지면서 도시의 새로운 자연 풍경을 제시한다.” 
    “보이는 나무는 보이지 않는 자연을 이야기한다. 보이는 자연 앞에 보는 내가 있다. 나는 자연 속 나무를 본다. 나무는 도시 속 나를 본다. 우리는 하나의 시선으로 엉켜 있다.”
    “신도시의 낯설고 이질적인 풍경들은 본래 있었던 것처럼 익숙해진다. 이주한 인간들 또한 한 세대를 거치면서 원주민 행세를 한다. 새로 이주 온 지역은 점점 두고 온 고향처럼 편안해지는 것이다. 옮겨 심어진 나무와, 옮겨와 터 잡은 인간은 그 적응을 위해 새로운 공간에서의 공존을 선택한다. 적응의 방식은 우열을 가릴 수 없고, 태생적 원주민은 없어졌으니 서로 견제하며 공존하는 것이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좌] 〈가보자〉 [우] 〈어디로 갈까〉

    김용석 작가는 이렇듯 조경수로 대변되는 현대 자연과, 인간으로 대변되는 현대 문명이 공존하는 긍정적 가능성에 주목한다. 여기에서 저기로,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겨 심어지는 조경수를 통해 현대인들의 살아가는 모습,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의 세태를 들여다보는 것. 이 시선은 서늘하고 날카롭기보다는, 다소 부드럽고 따듯하다. 작가는 인공적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동지적 동질성”이라고 파악하는데, 자연과 인간이 이 같은 동질감을 느낄 때, 자연은 자연 대로, 인간은 인간 대로, 저마다의 ‘나’, 즉 주체성을 획득한다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내 앞에 펼쳐진 자연에서 동지적 동질성을 이해하는 순간, 풍경이란 결코 ‘나’를 제외하고선 있지 않는 자연임을 깨닫게 된다.” 

    – 전시 소개 중에서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서, 시인 김용택은 시 쓰기의 본질은 자기 주변의 사물들을 잘 보는 것이라는 맥락의 말을 한다. 사진작가 구본창 역시 똑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는 미학자 진중권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문화다방’에 출연하여 “사물이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 셔터를 누른다고 했는데, 이 또한 ‘잘 들여다보기’의 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예술이란 이처럼 일상적인 대상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관찰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아닐까 싶다. 

    〈살아가기Ⅱ〉
    〈주어진 자리에서〉

    도시의 흔한 조경수들을 바라보며 현대인들의 유목민적 삶을 명상한 시선 역시 충분히 ‘예술적’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어떤 대상을 바라보고 있나? 그 대상은 우리에게 어떤 말을 걸어오고 있나? 눈과 귀를 여는 것만으로, 우리의 일상은 예술이 될지도 모른다. 

    전시 정보
     ARTIST – 작가 김용석 개인전 <바라보다(相望, Look each other)>

    ∙ 기간: 2016년 6월 20일(월) ~ 6월 26일(일)
    ∙ 장소: 윤디자인 갤러리 ▶ 찾아 오는 길
    ∙ 주최/주관:  윤디자인그룹
    ∙ 관람 시간: 평일 10:00~18:00 / 공휴일∙주말 11:00~17:00
    ∙ 관람 요금: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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