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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백화점에서 본 PB 상품 ‘GOOD! 패키지 디자인’

    대형마트 장보기가 생활화되어 있는 요즘, PB라는 단어도 익숙하다. 짧게 설명하면, 유통업체가 자신들만의 고유 상표를 부착하고 자사 점포에서만 판매하는 상품을 PB(Private Brand: 자가 상표)라고 한다.


    글. TS 편집팀

    발행일. 2014년 06월 10일

    영국 백화점에서 본 PB 상품 ‘GOOD! 패키지 디자인’

    대형마트 장보기가 생활화되어 있는 요즘, PB라는 단어도 익숙하다. 짧게 설명하면, 유통업체가 자신들만의 고유 상표를 부착하고 자사 점포에서만 판매하는 상품을 PB(Private Brand: 자가 상표)라고 한다. 합리적인 가격과 타 상품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 품질로 승부하는 PB 상품은 국내외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날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에 따라 패키지 디자인에 대한 유통업체의 고민도 갈수록 깊어가고 있다. 오늘은 세계 최초로 PB 상품을 선보인 나라, 영국의 고급스럽고 감성적인 패키지 디자인을 소개하고자 한다. * 이 기사는 윤디자인연구소 공식 블로그 ‘윤톡톡’에 포스팅한 글을 재구성한 것입니다.(원문 보러 가기) 

    음식재료의 부티크 쇼핑 ‘하비니콜스(Harvey Nichols)’

    하비니콜스(바로 가기)는 런던의 3대 고급 백화점(하비니콜스, 해러즈, 셀프리지스) 중 규모 면에서는 가장 작지만, 알차고 세련된 이미지가 강한 곳이다. 최대 경쟁자인 해러즈(Harrods)의 식품관이 규모와 중후함으로 압도한다면 하비니콜스는 백화점 자체의 ‘작지만 스타일리시하다’는 콘셉트대로 ‘음식재료의 부티크 쇼핑’이라는 느낌을 준다. 하비니콜스의 식품 판매장은 여느 백화점과 달리 꼭대기 층인 5층에 위치해 있는데, 식품관을 꼭대기 층에 둔 것은 건물의 개조와 확장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 자체가 하비니콜스 백화점의 아이콘이 되었다.

    심플하고 현대적인 철제 프레임 선반에 일반 브랜드 상품과 하비니콜스의 PB 상품이 빽빽하게 놓여 있다. 브라운 혹은 그린, 그레이 톤의 복고풍 사진과 절제된 타이포그래피로 전통 있는 이미지가 느껴진다. 하비니콜스의 PB 상품 패키지는 재치 있는 윈도 디스플레이가 만들어 내는 현대적인 이미지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하는 것.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는 강렬한 컬러와 내용물을 설명하는 텍스트를 사용한 패키지가 주를 이루는 요즘, 군더더기 없이 풍부한 감성을 표현하는 사진 컷으로 느낌을 함축하는 하비니콜스 PB의 아이덴티티는 오랫동안 큰 변화 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하비니콜스 식품 매장의 독특한 철제 프레임과 쇼핑백
     하비니콜스 PB 패키지 디자인

    가장 패셔너블한 소매점~ 셀프리지스(Selfridges)

    셀프리지스의 형형색색 사탕과 컬러풀한 태그 
    웨이트로즈의 머스타드 패키지 디자인 
    웨이트로즈 저가 라인 ‘에센셜 웨이트로즈’ 패키지 디자인
    웨이트로즈 쿡스 인그리디언트 패키지 디자인과 라벨 디자인

    런던의 대표적인 쇼핑가인 옥스퍼드 거리의 인파 속에서 쉽게 눈에 띄는 경쾌한 레몬색 쇼핑백을 따라가다 보면 셀프리지스(바로 가기) 백화점에 이르게 된다. ‘즐거운 모험(FunAdventure)’을 모토로 1909년 미국 사업가 해리 고든 셀프리지스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블랙과 레몬색의 대비가 주요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며 세계에서 가장 패셔너블하고 혁신적인 소매점으로 명성이 높다. 백화점 1층에 있는 셀프리지스의 푸드홀(Foodhall)은 특히 사탕•초콜릿 종류의 방대함과 좋은 품질로 유명. 형형색색의 사탕과 스낵을 비롯한 ‘세상 모든 달콤함’의 축제가 벌어지는 곳이다. 접근성이 좋은 덕분인지 항상 인파로 복잡하지만, 제품으로 꽉 들어찬 셀프리지스의 푸드홀에 질서를 주는 것은 바로 고유한 제품 패키지! 참 예쁘다!

    셀프리지스의 PB 상품 패키지는 9년이 지난 지금 보아도 충분히 세련된 디자인이다. 그러나 셀프리지스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또다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블랙을 바탕으로 한 기존의 볼드한 이미지는 유지하면서 노란색을 포인트 컬러로 통일했고 좀 더 다양한 패키지 재질을 이용해 노란색 아이덴티티를 더욱 입체감 있게 사용하고 있다. 상품마다 달린 태그 안쪽에서 비쳐 나오는 노란색을 보면, 이것이 셀프리지스 제품임을 알 수 있으며, 토피(TOFFEE) 상품은 셀프리지스 건물의 오래된 사진 그래픽을 이용해 100년이 넘은 전통을 지킨 수제품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블랙과 노란색의 강한 대비를 활용한 제품들이 선반 위에서 즐겁고 호사스러운 이미지를 고객에게 명확히 각인시키고 있다.

    셀프리지스의 대표 색인 레몬 색의 조명과 쇼핑백
    노란색이 포인트인 셀프리지스의 최근 PB 패키지 디자인

    소비자가 뽑은 최고의 슈퍼마켓! 웨이트로즈(Waitrose)

    웨이트로즈(바로 가기)는 영국 소비자 단체인 ‘위치’가 12,000명 이상의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2년 연속 최고의 자리에 오른 고급 슈퍼마켓 체인점이다. 웨이트로즈는 독창적이고 심플하면서도 자사의 아이덴티티를 살리는 패키지 디자인으로 인해 다수의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 바 있다. 특히 머스타드 패키지는 심플한 디자인과 최소화된 라벨을 사용하여 내용물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 소비자에게 크게 호응받았을 뿐만 아니라, 2007 레드닷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브랜드 패키지 부분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저가 라인인 ‘에센셜 웨이트로즈’는 높은 가격으로 선뜻 상품에 손을 뻗기 부담스러운 웨이트로즈 매장에서 고객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흰색 바탕에 원색 일러스트로 그린 그래픽과 텍스트를 일관된 디자인 템플릿으로 적용해 멀리서도 단연 눈에 띄기 때문에 진열대 자체가 웨이트로즈의 마케팅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또한, 내용물과 포인트 컬러를 맞추고 일러스트로 그린 그래픽을 사용하여 저가 라인임에도 불구하고 고급스러움과 친밀함을 동시에 지닌 패키지 디자인을 보여준다.

    음식재료 제품군인 쿡스 인그리디언트(cook’s ingredient) 상품은 단순히 상품과 포장만의 구성을 넘어 감성을 소구하는 타이포그래피 위주의 라벨 디자인으로 주부들에게 인기가 좋다. 사례의 하나로 허브의 경우 ‘쿨 민트는 젤리에만 쓰는 건 아니다’라는 위트 있는 문구가 적혀있고, 계피 향 설탕은 ‘살짝 뿌리는(sprinkle)’ 문구 라벨로 의미를 되새겼으며, 설탕의 특성을 잘 드러낸 투명 용기가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새로운 패키지는 매출의 5.1%를 증가시켰고 시장에서의 성과가 중요한 심사 기준이 되는 DBA의 디자인 효과상(design effectiveness)을 수상했다.

    가공식품인 통조림과 레토르트 식품은 사진을 활용한 패키지 디자인으로 내용물에 대한 구성 성분의 정보를 사실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미각이나 시각은 물론 제품의 신뢰도까지 높이고 있다. 색상에서도 내용물과 색상을 맞추어 표현함으로써 신선한 원료의 이미지를 간접적으로 나타내주어 장식적인 의미를 더 하거나 제품의 특징을 나타내고 더 나아가 진열 효과와 구매를 유발하는 효과까지 주고 있다.

    웨이트로즈 외관과 내부
    웨이트로즈 가공 식품 패키지 디자인

    종류도 다양하고 형형색색 개성 만점인 영국 PB 상품 디자인. 국내 유통업체의 PB 상품들의 디자인도 기업 아이덴티티가 확고히 나타날 수 있게 디자인되기를 기대해 보며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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