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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디자이너 인터뷰 #3 앤서니 버릴

    그래픽 아티스트 겸 판화 작가 앤서니 버릴(Anthony Burrill)과의 인터뷰


    인터뷰. 최현호 / 번역. 김종호

    발행일. 2014년 03월 25일

    영국 디자이너 인터뷰 #3 앤서니 버릴

    그래픽 아티스트이자 판화 작가 앤서니 버릴(Anthony Burrill). 그는 설득력 있고 낙관적인 소통 스타일로 잘 알려진 디자이너이다. 그의 작품 중 일부는 런던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미술관(Victoria and Albert Museum)과 뉴욕의 쿠퍼-휴이트 국립 디자인 미술관(Cooper-Hewitt National Design Museum)에 영구 소장되어 있으며, 다른 작품들은 바비칸(Barbican), 워커 아트 센터(Walker Art Centre) 및 네덜란드 브레다의 MOTI를 비롯한 세계 전역의 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말과 언어는 버릴의 작품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목소리로 그의 포스터와 인쇄물을 수집하는 팬들의 사랑을 받아 왔을 뿐만 아니라 월페이퍼(Wallpaper),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영국문화원(British Council), 런던 지하철(London Underground), 및 디자인박물관(Design Museum)과 같은 클라이언트들로부터 주목을 받아 왔다. 버릴은 디자인 커뮤니티에서 이미 만트라가 되어 있는 'Work Hard and Be Nice to People'이라는 포스터를 포함하여 타이포그래피와 텍스트 기반의 작품으로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이다.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제 이름은 앤서니 버릴입니다. 디자이너이자 판화 작가이며, 삽화가이자 음악 애호가이지요. 다양하고 광범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판화, 영상, 전시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만, 제가 의도하는 바는 항상 동일합니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재미를 주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죠.

    그래픽 디자이너가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항상 시각 문화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밴드의 로고를 베껴서 그리곤 했던 아주 어렸을 적부터 말이죠. 학교 다닐 때 미술을 잘하는 편이었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미대로 진학하게 되었고요. 아직도 시각적인 모든 것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림 보는 것도 즐기고 있고요.

    요즘 열중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최근에 에르메스(Hermès)에서 발주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미국 베벌리 힐스(Beverly Hills)에 새로 오픈한 매장의 개업 축하 동영상을 만들었어요. 굉장히 창조적이고 환상적인 프로젝트였죠. 한편, 제 포스터 디자인 이야기를 담은 이라는 단행본이 최근 출간되었는데, 제 작품들을 엮어 책으로 완성된 걸 보니 흐뭇했습니다.

    작업 프로세스가 궁금합니다.

    저는 작업실에서 작품을 구상하고 만들면서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매일 해야 할일이 많고, 언젠가는 끝내기를 바라지만 끝이 없는 ‘할일’ 리스트가 있습니다. 보통 아침 8시 30분에 일을 시작해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오후 4시쯤에 마칩니다. 대개 두세 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는데요, 일부는 타이포그래피 작업이고, 나머지는 삽화 작업이 많습니다.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걸 좋아합니다. 그래야 모든 것이 언제나 살아 있고 흥미롭게 느껴지거든요.

    일하지 않을 때는 보통 뭘 하시나요?

    저는 시골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강아지와 산책도 많이 하고, 바닷가에도 가고, 아이들과 함께 놀기도 하지요. 되도록 밖에 나가는 걸 좋아합니다. 자연에서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brinker, Hans Brinker Budget Hotel, poster design for the worst hotel in the world. Art direction
    by Erik Kessels, 1996   

    작품 중 가장 만족스럽고 의미 있는 것이 있다면요?

    제일 유명한 작품을 들라고 하면 ‘WORK HARD’ 포스터일 겁니다. 그 포스터는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는데요, 지금은 저 자신에게 꽤 중요한 의미가 있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10년 전에 그 작품을 만들었는데 아직도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고 하니 기쁠 따름입니다.

    디자인 철학은 무엇인가요?

    단순함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작업실에서 조용히 일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보조를 두지 않고 있지요. 큰 사업을 해 볼 생각은 없습니다. 작은 규모로 독립성을 유지하고 싶어요. 관심 있는 프로젝트를 선택할 자유가 있고, 단지 작업실 운영을 위해 일해야 하는 것이 아니므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모든 것들은 제가 지향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나에게 타이포그래피란?

    그것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이해하는 데에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컴퓨터가 있으니까 쉬울 거로 생각하지만, 사실 타이포그래피는 마스터하기 어려운 기술이지요. 좋은 타이포그래피가 나오려면 오랜 시간이 걸려요. 그런 타이포그래피를 보면 정확하고 힘들이지 않은 것처럼 보일 겁니다. 다른 기술들이 늘 그렇듯, 그걸 잘하는 사람은 결과물을 쉽게 표현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지요.

    작품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은요?

    작은 행복입니다. 또한, 추구하는 목표는 판매용으로 상품을 만들든 개인 작품을 만들든 정직하고 진솔한 작품을 만드는 겁니다. 디자이너라면 정직하게 작품을 만들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요.

    포스터 프로젝트 ‘Work Hard and Be Nice to People’에서 사용한 문구는 어디에서 영감을 얻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항상 머릿속에 다양한 문구를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대화나 음악, 그리고 라디오를 듣다 보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소에서 영감을 얻게 됩니다. 많은 문구를 적어 두지만, 극히 일부만 작품에 사용해요. 상투적이거나 진부한 말은 피하죠. 저는 많은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영감이 소진될 만한 시간이 없을뿐더러 제 주변에는 항상 영감을 주는 것들이 넘쳐납니다.

    활자와 스크린 프린팅처럼 전통적인 방법으로 포스터를 제작하는 이유가 있나요?

    활자와 스크린 프린트의 느낌이 참 좋습니다. 최종 결과물에 독특한 느낌을 부여해 주기 때문이지요. 디지털 프린팅은 좀 차갑고 삭막한 느낌이 들어요. 재료에 따라 달리 인쇄되는 스크린 프린트의 우연성과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내는 탐구 과정이 흥미롭습니다.

    포스터 프로젝트 Work Hard and Be Nice to People, 2004  
    I LIKE IT Book

    작품이 세계 곳곳에 퍼져있는데요, 작품만큼 여행도 많이 다니세요?

    네. 여행을 많이 다녀요. 여행을 통해 놀라울 만큼 많은 영감을 받는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여행 다니면서 다양한 장소를 구경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여행을 마치면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활자 포스터를 시작하기 전에는 어떤 작업을 주로 하셨나요?

    전에는 복사물로 많은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오래된 카탈로그에서 글자를 복사한 후에 손으로 붙이는 작업을 했어요. 그러면서 모든 것을 아주 단순화시키는 접근 방법을 제 디자인 철학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좋은 디자인’이란 뭘까요?

    좋은 디자인은 실용적이고, 아름답고, 오래가며, 똑똑한 디자인입니다.

    작품성과 수익성, 그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하세요?

    제 작품의 한쪽 면은 다른 한쪽에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저는 일주일을 반씩 나누어 상품 프로젝트와 개인 작품을 따로 진행합니다. 두 가지 일 중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함께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해야 모든 일을 새롭게 그리고 빨리 진척시킬 수 있거든요. 일할 때 탄력을 유지하고 작업실에서 재미있게 일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합니다.

    디자인 작업과 인생을 따로 떼어 놓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사실입니까?

    맞습니다. 제 삶과 일은 뒤얽혀 있습니다. 일에서 많은 기쁨을 얻고 일을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러한 자유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려요. 그리고 런던에서 유학하려는 학생들에게 어떤 말씀을 해 주고 싶으세요?

    모든 상황을 잘 극복하면서 열정으로 열심히 공부하십시오. 그리고 관심 분야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세요. 저는 런던에서 공부하면서 굉장히 재미있었고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런던은 흥미로운 사람들과 가 볼 만한 장소들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한마디는 가능한 한 많이 즐기라는 겁니다!

    make_love, Screen print poster. Designed in collaboration with Willfrid Wood, 2011
    joy, Wood block and screen print poster produced in collaboration with Colby Poster Printing Co.
    Los Angeles, California, 2012
    oil water, Poster printed with crude oil from Gulf of Mexico disaster.
    Produced in collaboration with Happiness Brussels,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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