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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KAKAO) 소속 디자이너 정진영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UX 디자인을 담당하는 정진영의 작업과 이야기


    인터뷰. TS 편집팀

    발행일. 2013년 02월 21일

    카카오(KAKAO) 소속 디자이너 정진영

    많은 사람이 선택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물론 필요가 가장 확실한 이유겠지만, 그것이 왠지 편하고 친근한 느낌이라면 지속성은 강해진다. 있는 듯 없는 듯 부담스럽지 않게 가까이. 그러기 전 충분한 고려와 배려는 필수. 지금 가장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앱 ‘카카오(KAKAO)’ 디자이너 정진영의 이야기이다.

    정진영, 이름의 뜻

    나라 이름 정(鄭), 보배 진(珍), 꽃부리 영(英). 한자 뜻 그대로 평범하죠. 그런데 마음에 들어요. 진영이라는 이름이 중성적이잖아요. 왠지 여성성이 강조된 이름보다 매력적인 것 같아요.

    내가 소개하는 나

    감성을 이성으로 풀어내는 사람.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런 작업을 하고 싶어요. 또 다르게 표현한다면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일을 하지만 수많은 사람을 연결하는 사람. 거의 8,000만 명의 사람들이 제가 하는 작업들을 보잖아요. 요새는 그런 점에 의미를 두고 있어요.

    요즘 최고의 관심사

    아무래도 UX 디자인. 지금 카카오톡 전반 운영을 담당하고 있어요. 카카오톡이 예전의 가벼운 메시징 서비스에서 최근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지금은 많이 복잡해졌는데요, 어떻게 하면 사용자들이 조금 더 편하게 쓸 수 있을까를 주로 생각해요. 다양한 앱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사람들이 ‘이거다!’라고 느끼는 앱은 한정적이잖아요. 아직은 잘 모르지만 잠재된 필요들이 많이 있을 거로 생각해요. 그런 것들을 계속 발굴해내고 싶죠.

    UX 디자인을 하게 된 계기

    학생 때는 편집 디자인을 굉장히 사랑했어요. 거기에 푹 빠져서 거의 올인 하다시피 몰두했었죠. 책은 사람들과 가깝잖아요.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사람들이 책을 볼 때, 디자인보다는 내용을 보잖아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내용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그 속에 자연스레 녹아든 디자인 때문이기도 한데, 그런 건 잘 몰라요. 그렇게 눈치채지 못하게 사람들과 교감하고 작용하는 점이 참 좋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책보다 모바일에서 더 가깝게 교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휴대전화는 이제 생활필수품 이상이잖아요. 거의 모든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요. 이거라면 내가 지금 하고 싶은 것을 더 잘 표현할 수 있겠다 싶어서 급선회하게 된 것이죠.

    급선회해서 했던 첫 작업

    UX 쪽으로 와서 가장 처음 했던 일은 ‘틱톡’이라는 메시징 앱이에요. 개발자 세 분과 저, 이렇게 넷이서 4~5개월 동안 만들었어요. 사수가 없었기 때문에 말 그대로 고군분투했었죠. 종이 만지던 사람이 갑자기 모바일 페이지를 디자인해야 하는 거니까 시행착오도 많았고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그 낯선 경험은 제 생각과 생각하는 방법을 확 바꾸어 놓았죠. 그래서 애착이 가요.

    ▶ 카카오톡 테마 Softwork Theme

    학생 때 몰두했던 편집 디자인 이야기

    포스터 작업을 주로 많이 했어요. 애착이 가는 몇 작품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Play라는 포스터 작업물이에요. 이건 다른 학교 학생들과 교류전을 했던 작품이죠. 포괄적인 의미의 Play를 주제로 삼고 각자 나름의 해석을 해서 작업물로 만들고 전시를 하는 방식이었어요. 제가 Play를 풀어낸 방식은 디자이너들이 보통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로 작업을 많이 하잖아요. 그 툴들을 가지고 논다고 생각을 한 거죠. 평소에는 인식하지 못할 정도의 기능일 뿐이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항상 저와 가까이 있고 가장 많이 가지고 노는 것들이더라고요. 앞면의 포스터는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의 툴 그래픽을 나열한 것이고 뒷면은 접으면 책자가 되는데 포스터를 만들어내기 위해 툴들을 가지고 논 흔적이죠. 툴을 사용했던 순서, 사용 횟수를 통계화하여 일러스트레이터의 여러 가지 그래프 툴로 표현했어요. 마지막으로 이 포스터를 만들어내기 위해 파생되어 나온 파일들을 성격별로 나누어 보기도 했고요. 이 작업할 때 너무 재미있게 몰두했던 기억이 있네요.

    또 하나는 Reference Book. 평소에 책을 읽을 때 가지고 있던 궁금증에서 출발했던 작품이에요. 정보를 주로 다루는 책은 각주가 많이 달리잖아요. 특히 어려운 책일수록요. 저는 각주에 달린 책들이 항상 궁금했고 그래서 많이 선택했죠. 저 같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 각주에 달린 책들만 소개하는 잡지를 만들고자 했어요. Reference Book의 첫 호에는 이라는 책을 선택했어요. 디자이너 여러 명이 자신의 디자인 이야기를 적어놓은 책인데, 저자가 다양한 만큼 각주도 다양한 분야로 달려 있더라고요. 그들이 각주로 삼은 책들을 소개함과 동시에 은 각주의 위치로 옮겨 링크를 걸었지요. 각 책의 이미지, 목차, 저자 소개 등 객관적인 정보를 나열하고 각주로 삼은 책의 원문을 찾아 둘을 나란히 적기도 했어요. 책 속의 책, 한 권의 책에서 다른 책들을 발견하고 그 책으로 넘나드는 작업이었어요. 이런 식으로 12권을 모아서 만들었던 잡지였어요.

    ▶ Play 포스터 [좌] 앞면  [우] 뒷면
    ▶ Play 포스터를 접어서 책자화 한 것
    ▶ Reference Book

    작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아까도 말씀 드렸던 부분인데, 감성적인 부분을 이성적으로 표현하는 것. 제가 하는 작업들에는 감성적인 부분이 조금씩 다 있거든요. 그런데 그것들을 시각화할 때는 논리적으로 절제해서 만들어요. 제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해요. 모바일 앱도 감성과 이성을 적절하게 녹여 내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요. 그것을 아는 디자이너가 좋은 앱을 만들지요.

    작업할 때 사용하는 도구, 작업 버릇

    휴대전화. 그 자체가 도구이자 결과물이자 모든 것이죠. 버릇은 캡처 하기. 모든 앱의 모든 화면을 무조건 다 찍어서 저장해요. 제 갤러리는 캡처 화면으로만 도배되어있어요.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찾는 편인가

    평소에 생각을 끊임없이 해요. 그러다 보면 내가 항상 느끼지 못했던 것에서 갑작스러운 발견을 하게 되는 것들이 있어요. 그런 게 주로 작품으로 나와요.

    ▶ Mevis & Van Deursen’s Workshop 포스터
    ▶ Spece 1,2,3,4 아이덴티티 디자인

    멘토가 되는 아티스트

    슬기와 민의 민. 최성민 교수님. 제가 입학하던 해에 우리 학교에 오셨어요. 제 대학 생활을 좌지우지하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타이포그래피나 편집 디자인,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이끌어내는 힘. 항상 한결같이 본인 목소리를 내시면서 굉장히 치밀하시잖아요. 재치도 있으시고. 학교 다닐 때 가까이에서 영향과 영감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지금 시점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

    다시 뭔가 손때 묻는 작업을 하는 것. 너무 컴퓨터 앞에만 매달려 있으니까요. 가끔은 다시 사진이나 판화, 책도 만들고 싶고. 예전에 실크스크린도 직접 했었거든요. 다시 해보고 싶네요.

    최종적인 삶의 목표

    ‘디자인’이라는 것을 계속하면서 살고 싶어요. 분야가 굉장히 다양하기도 하고, 어쨌든 나만의 것을 계속 만드는 것임에는 분명하니까. 나이가 들어 분야가 혹시 달라질지라도 계속하고 싶어요.

    앞으로의 계획

    좀 더 이 분야에 대해 치밀하고 치열하게 일해보고 싶어요. 거기에서 더 필요한 게 있다면 그 부분에 관해서 공부하고 싶고요. 그렇게 본다면 가장 가까운 계획은 유학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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