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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디자이너 서우석

    “지금 저의 디자인은 new보다 different에 초점을 맞추자는 쪽입니다.”


    인터뷰. 스토리베리

    발행일. 2016년 08월 05일

    그래픽 디자이너 서우석

    하늘 아래 새 것이 없다고 했던가. 늘, 끊임없이, 언제나, 항상, 매일,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이 창작자의 운명이라면 디자이너 또한 그 굴레에서 자유롭지 않을 터이다. 그러나 새로운 것은 무엇일까? new보다 different에 초점을 맞추는 그래픽 디자이너, 서우석(홈페이지)은 어떻게 생각할까. 세상에서 가장 핫한 디자인 동네 중 하나인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의 시선을 따라가 보았다.

    본인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학교(RISD)에서 그래픽 디자인과를 전공했고 졸업 후 뉴욕의 디자인 스튜디오 위드 프로젝트(With Projects, 홈페이지)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프리랜서로 여러 가지 작업에 참여하고 있고요. 스튜디오 위드 프로젝트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구성원은 저와 함께 Jiminie Ha(Creative Director), Fahad Al Hunaif이 참여하고 있고, 그 외 프로젝트 매니저, 인턴 그리고 프로젝트별로 디자이너를 구해 작업을 합니다.

    지금까지 해 오신 작업 중 가장 좋아하는 작업은 어떤 것이고 이유는 무엇인가요?

    매번 아쉬운 점이 많아서 고르기가 어렵네요.

    본인이 생각하는 ‘디자인’이란 무엇인지요?

    졸업 작품 준비 때 고민하다 보게 된 글이 있는데 ‘사람은 완전히 새로운 것을 생각할 수 없다.’에 대한 토론이었어요. 모든 것은 다른 것에서 파생되며 만약 새로운 생각을 가진다 하더라도 그걸 표현할 언어가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상당히 공감했기 때문에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것을 하겠다’는 생각을 버렸죠. 나중에 바뀔지는 모르겠지만요. 지금 저의 디자인은 new보다 different에 초점을 맞추자는 쪽입니다. 새로운 것을 만들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비주얼과 생각을 어떻게 다양하게 조합하고 해석할지 생각하고 싶어요. 누구나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세상인 만큼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을 얼마나 그 다음 레벨로 끌어올릴 수 있는 지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작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일을 시작하기 전에 대상에 대한 리서치를 지나치게 많이 하지 않는 편입니다. 좀 더 정확하게는 비주얼에 대한 리서치를 최대한 하지 않는 게 맞는 표현이겠네요. 그게 무엇이든, 일단 관련된 것들을 보다보면 싫어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결과론적으론 저도 수많은 디자인 중 하나를 하는 것이지만 이미 있는 것과 비슷한 걸 하고 싶지 않은 마음 또는 두려움이 크기 때문에 거기에서 벗어나는 방법이죠. 평소에 많이 보고 읽더라도 작업을 시작할 때는 저만의 감과 해석을 위주로 하는 편입니다.

     White Zinfandel issue 6, 2015, designed by With Projects, 스튜디오 자체 발간 아트북, 푸드와 아트가 가지는 언어적 표현의 유사성으로부터 출발해 각 이슈마다 주제를 가지고 그것에 대해 자유롭게(정치적/사회적/추상적/물직적/관념적으로) 표현하고 말한다. 아티스트들이 주제에 대한 작업과 글을 보내주면 각 이슈마다 다른 디자인의 책으로 만들고 있다.
    서우석은 6번째 이슈와 웹사이트(바로 가기) 디자인을 했다.
    아트바젤 마이애미에서 열렸던 white zinfandel 런칭 이벤트
    디자인은 전달을 전제로 한다. 그래서 소통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때로는 그 너머에 무엇이,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 있지 않을까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수없이 많은 정의를 내려도 디자인은 여전히 디자인이다. 누군가의 말 그대로 보이는 것 그대로일까?(아니면 우리는 아직 멀었나?) 

    뉴욕에서의 생활이 궁금하네요.

    힘듭니다! 여느 직장인처럼 출퇴근하고 밥 먹고 자다보면 일주일이 지나가요. 퇴근 후에는 프리랜스 일들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여유로움 내지 뉴욕의 낭만(?) 같은 건 별로 없습니다. 그럼에도 뉴욕에서 일하면서 산다는 것만으로도 인스파이어 받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기회를 주신 부모님께 정말 감사드려요. 꼭 말로 표현하고 전하고 싶습니다.

    영향을 받은 디자이너가 있으신가요? 어떤 점은 비슷하지만 어떤 점은 다르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영향을 받은 디자이너보다는 좋아하는 디자인 에세이가 있습니다. 스튜디오 2×4(투바이포)의 디렉터 마이클 록(Michael Rock)이 쓴 『멀티플 시그니처(Multiple Signatures)』라는 에세이에요. 소위 말하는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것에 반박하는 글입니다. 제가 이런저런 문장에 대해 옳다 그르다 판단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많이 공감했습니다.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약점은 너무 많습니다. 시간이 지난 후 작업을 다시 보면 부족한 점이 많이 보여요. 강점은 굳이 말하자면 손이 빠른 편입니다.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작업으로 이어지는 프로세스가 궁금합니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빠르게 스케치를 해보는 편입니다. 그러면 이게 디자인적으로 예쁘게 나올지 안 나올지가 금방 잡히거든요. 좋은 아디이어라고 생각해도 막상 해보면 아닌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땐 고민하지 않고 접습니다. 그 외에 특별한 점은 없는 것 같네요.

    reate Connect Condé Nast Ad, 2016, 보그, 더블유, 와이어드 매거진 등의 해드 컴퍼니인 콘디나스트의 리브랜딩 캠페인 워크. 아쉬운 점이 많지만 규모로만 따지만 가장 큰 프로젝트였다. With Projects에서 전반적으로 맡아서 진행하고 있으며, 각 브랜드 잡지와 소셜 미디어 채널에 들어가는 프린트 광고와 캠페인 비디오 에딧을 맡아서 하고 있다. 
    Magasin Store, 2016, Bloomingdale(블루밍데일)과 GQ의 전 디렉터&에디터이자 패션스타로 유명한 Josh Peskowitz(조쉬 페스코비츠)가 LA에 런칭한 콘셉트 스토어. 스튜디오에 들어와 처음으로 서우석이 브랜딩, 패키징, 웹사이트(바로 가기), 아트디렉션과 프로덕션 일까지 전부 도맡아서 한 작업이라 힘들고 실수도 많았지만, 기억에 남는다고.
    뉴욕에서나 서울에서나 혹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디자이너의 생활은 비슷하지 않을까. 창작자이면서 생활인으로 살아가는 일은 몸과 마음의 건강성을 지키는 일이 될 것이다. 뛰어난 영감 속에서 작품이 탄생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건강한 생활에서 건강한 디자인이 나온다. 그의 작업 방식에선 일상의 균형 감각이 느껴진다. 

    디자이너로 오래 작업하려면 무엇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회사 스타일이랑 본인 스타일이 안 맞아서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좋은 파트너와 팀을 만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저도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작업은 무엇이고 향후 계획은 어떠신지요?

    역시 정말 잘 모르겠습니다. 학교에 있을 때는 디지털미디어 아트 쪽에 관심이 좀 더 있었어요. 책 작업은 끔찍하게 싫어했고요. 그런데 지금은 프린트, 웹, 비디오, 아트 디렉션 등의 일을 하고 있고 이쪽에 더 흥미를 느낍니다. 앞으로도 계속 바뀔 것 같네요.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도움이 되는 한 마디 들려주세요.

    그냥 제가 요새 하는 생각인데, 보통 스튜디오에선 4~5개 프로젝트를 동시에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만 해도 웹디자이너라는 타이틀로 5개의 웹 프로젝트를 동시에 하고 있다면 디자인에 넌덜머리가 날지도 모르죠. 그런데 저는 웹 디자인을 하다가 질리면 브랜딩 워크를 하고, 하다가 질리면 영상 프로젝트를 합니다. 스튜디오에 다양한 일이 들어오는 덕분이기도 하죠. 그러나 마감이 다가오면 딱 하나만 합니다. 한정짓지 말고 여러 가지를 같이 해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적어도 제겐 이런 작업방식이 흥미를 잃지 않고 디자인을 꾸준하게 해나가는 방법이에요.

    인터뷰를 통해 하지 못했던 더 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자유롭게 해주세요.

    평소에 전혀 생각하지 않고 살던 것들에 대해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한 경험이 되었네요. 상당히 낯설고 민망하기도 하고요. 동시에 잠깐이나마 되돌아보니 얼마나 부족한지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Bogus Studio opening e-invite, 2016
    Graphic design sampling, 2015,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졸업작품. 보통 샘플링은 1개 노래의 일부를 다른 1개의 음악에 사용하는데 천가지, 만가지의 디자인 워크를 샘플링해서 하나에 다 넣어보면 어떨까 생각해보고 진행했다. 샘플링 방식으로는 각종 디자인 워크들의 프레임을 다 따서 프레임만 남겼고, 줌인 줌아웃을 통해서 거대한 맵을 훑어볼수 있는 웹 환경을 만들었다. 스케일감을 주기 위해서 두대의 프로젝터를 사용해 인스톨레이션을 했었다.
     Visualization for unconscious preferences, 2014, 디자인이 하나의 언어이며 의식적, 의도적 의미(콘텐츠)를 가짐에 대해 뒤집어서 접근해보고 싶어서 했던 작업. 무의식적 혹은 의미 없는 선택이 어떻게 디자인 적으로 표현될수 있을까 생각해서, 주위 친구들에게 설명 없이 9개의 숫자값 범위를 주고 하나씩 고르게 한후 그 숫자들을 입력값으로 주어서 다양한 사각형을 만들었다. 보통은 사각형이 커지기 마련인데 시니컬하고 조용하고 작은 친구가 아주 작은 정육면체를 만들어 내서 신기했었던 기억이 있다. 무의식에도 선호되는 것들이 있다고 결론을 지어서 타이틀을 이와 같이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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