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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기술박물관(Deutsches Technikmuseum)은 베를린 시내 중심부에서 약간 외곽에 있었는데, 인쇄 관련 전시물이 있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정보가 없어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방문한 곳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했던 것보다 몇십 배 더 큰 감동과 부러움을 갖게 한 곳이었다. 가장 먼저, 그 규모에 놀랐다. 건물 옥상에 떡 하니 비행기 하나가 걸려 있었고, 박물관 내에는 수십 척의 실제 항공기와 기차, 배 외에도 갖가지 기계 구조물로 가득해, 온종일 돌아보아도 다 보지 못할 만큼의 전시물로 가득했다. 독일기술박물관은 여러 건물과 전시장으로 이어져 있는데, 각각의 건물에 설치된 전시관들은 아래와 같다.

Old Building

Computers, Textile Technology, Telecommunications, Machine Tools, Papermaking, Setting and Printing

New Building

Shipping, Aviation, Library, Historical Archive

Engine Sheds

Rail Transport

Beamtenhaus

Jewelry, Photography, Film Technology, Suitcase Production, Chemicals and Pharmacy

이외에도 Historic Brewery, Museum Park, Science Center Spectrum, Ladestrasse Complex 등의 대규모 공간에, 마치 독일의 모든 과학과 기술을 집대성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다양한 기계 구조물이 전시되어 있었다.

또한, 이 전시물은 각각의 소재별로 살펴보는 것 외에도 ‘기술과 사람’, ‘기술과 자연’, ‘기술과 전쟁’이라는 세 가지 주제 아래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전시장의 스토리텔링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정말 부러웠던 것은, 5세 전후부터 초•중•고등학생 나이의 학생이 단체로 방문하여 온종일 직접 만져보고 둘러보면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몸소 깨달아간다는 점이었다. 독일이 왜 선진 과학국가가 될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들이 얼마나 역사를 소중히 여기는지도 새삼 알 수 있었다. 전시장 곳곳에서 과거의 중요성을 통해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그들의 자긍심 또한 엿볼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Old Building 내에 있는 Papermaking과 Printing 전시관. 실제로 한 장인이 직접 종이를 제작하고 있었는데, 제작 과정을 질문하자 아주 상세하게 그 과정을 설명해주었다. 특히, Printing 전시 공간에는 활판인쇄기계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가치를 지닌 타이프라이터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