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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 개념어 사전_김경균 편] 17. 인포그래픽(Inforgraphics)

    요즘 많이들 사용하고 있는 인포그래픽이란 인포메이션 그래픽스(Information graphics)를 줄여서 부르는 용어로 정보디자인, 데이터 비주얼라이제이션, 인포메이션 아키텍처 등도 폭넓게 본다면 이 범주 안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글. 김경균

    발행일. 2016년 01월 14일

    [디자인 개념어 사전_김경균 편] 17. 인포그래픽(Inforgraphics)

    요즘 많이들 사용하고 있는 인포그래픽이란 인포메이션 그래픽스(Information graphics)를 줄여서 부르는 용어로 정보디자인, 데이터 비주얼라이제이션, 인포메이션 아키텍처 등도 폭넓게 본다면 이 범주 안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을 통한 정보의 소비량이 급증함에 따라 정보디자인 분야가 각광을 받고 있다. 따라서 UI나 UX 분야에서도 정보디자인의 활용도는 점점 커지고 있고 사물 인터넷, 디지털 사이니지, 빅 데이터 등에서 정보디자인의 발전 가능성 역시 계속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정보(情報)’라는 단어는 인포메이션(information)의 일본식 한자 번역이 우리나라에 정착된 것으로, 중국에서는 ‘정보’라는 단어 대신 ‘신시(信息)’라는 한자를 사용하고 있다. ‘정보’에는 군대에서 분류하는 1급 정보나 2급 정보처럼 일반인들이 알면 곤란한 비밀스러운 것이라는 의미가 더 강하게 내포되어 있는 반면, ‘신시’는 신뢰할 수 있는 말이나 글이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정보’보다는 오히려 ‘신시’가 현재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인포메이션이라는 의미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인포그래픽은 문자만으로 전달해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다이어그램이나 차트, 맵 등을 이용해서 시각화시킴으로써 많고 복잡한 정보를 빠르고 명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기 위한 디자인 작업을 총칭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뉴스 그래픽을 비롯한 기업이나 관공서의 프레젠테이션 툴, 보도자료, 전시 그래픽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 영향으로 인포그래픽과 연관된 전문 서적도 많이 출간되고 있고, 인포그래픽만을 전문으로 하는 디자인 회사도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과도한 시장 상황에 편승하여 인포그래픽으로 표현할 필요가 없는 내용까지 다이어그램의 형식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오히려 사진이나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전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판단되는 것들도 지나치게 그래픽 아이콘으로 변환시킨 이른바 무늬만 인포그래픽이 늘어나면서 그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전달한다는 그 본질적인 의미를 훼손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좋은 정보 디자인을 하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데이터의 순도를 높이지 못한 상태에서 무턱대고 인포그래픽의 스타일만 흉내 내다 보니 오히려 문장으로 전달하는 것보다 이해하기 힘들거나 정보를 왜곡하는 결과물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갑자기 인포그래픽 전문 회사가 급증하면서 불필요하게 과열된 시장 경쟁은 결국 예산 출혈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제 겨우 정착하기 시작한 인포그래픽 시장 자체를 디자이너 스스로가 교란시키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포그래픽의 가장 기본적인 표현에 해당하는 그래프의 형식에는 막대그래프, 꺽은선그래프, 파이그래프의 세 가지 종류가 있다. 그리고 이 그래프는 각각의 그 역할과 목적이 다르다. 막대그래프는 각기 다른 항목 수치 간의 미묘한 차이를 비교해서 보여주기에 적합하다. 그리고 꺽은선그래프는 한 항목의 변화 추이를 보여주기에 적합하다. 그리고 파이그래프는 막대그래프와 같은 미묘한 차이가 아니라 한 항목의 수치가 월등하게 높은 경우를 면적으로 비교해서 보여주기에 적합하다.

    그런데 만약 막대그래프로 표현해야 적합한 데이터를 꺽은선그래프나 파이그래프로 표현하거나 파이그래프로 표현해야 적합한 데이터를 막대그래프나 꺽은선그래프로 표현한다면 데이터 시각화가 오히려 보는 사람들에게 혼란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또한, 정보를 시각화시키기 전에 먼저 데이터 자체의 순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료 수집과 분석 과정에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한다. 그러나 이런 과정을 생략하거나 대충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데이터에만 의존해 인포그래픽을 양산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서 오히려 이해하기 힘든 정보를 양산하거나 정보 자체를 왜곡시키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정보 디자인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되돌아보는 디자이너 스스로의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김경균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디자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다수의 심포지엄과 전시회 기획, 공공디자인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 『십인십색』, 『일본문화의 힘(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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