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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이너 이예주 & 작가 그룹 ‘믹스라이스’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을 통해 협업한 디자이너 이예주와 ‘믹스라이스’


    인터뷰. TS 편집팀

    발행일. 2012년 08월 23일

    디자이너 이예주 & 작가 그룹 ‘믹스라이스’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자본이 만들어내는 개발의 현장은 놀랍도록 일치한다. 우리가 알고 있던 실재하던 그 지역의 모습이 사라지는 것도, 그렇게 이주가 시작되는 것도 반복된다. 이집트 카이로의 어느 변두리에서 재개발이 한창인 서울의 어느 지역을 떠올린 작가 그룹 '믹스라이스(Mixrice)'와 디자이너 이예주는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의 포스터 작업을 통해 거대한 자본의 힘에 밀려 황폐화되어가는 각 지역의 목소리와 지역적 특성을 잃어가는 지구 곳곳을,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눈으로 기록하기로 했다. 기억의 재현이 아닌 실재하는 그곳의 모습을. 

    이름

    이예주

    프리랜스 디자이너. 2006년 앞면은 이름만 인쇄하고 뒷면은 빈 명함을 만들어 상황에 따라 사람들에게 세부정보나 메시지를 적어 주곤 했는데, 이 명함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오히려 정보가 없는 빈 공간이 지금까지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다(웃음).

    * 이예주 홈페이지 – http://yejou.tistory.com

    디자인을 시작하게 된 계기

    산업디자인을 전공했지만 디자인 분야의 일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졸업 후 친구의 소개로 ‘하자센터’에서 동료와 멘토를 만났고, 시간이 지나니 자연스럽게 디자인 일을 하고 있더라.

    지금까지의 활동

    20대 초중반의 동료들과 작업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먹고 사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주변의 상황과 재료들을 관찰한 후 그것들을 사용해 디자인 소스를 모으고 재편집해 작업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이미지 실험을 했다. ‘하자센터’ 내 명함숍이라는 곳을 운영하며 클라이언트의 요구와 디자이너의 의견을 반영해 자신의 명함을 제작해주는 일을 했고, 이후 디자인 작업을 포함해 다양한 작업자들과 매체를 통해 여러 가지 일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하고 있는 작업

    책을 만들고 있다. 디자이너와 인쇄업자가 만드는 책인데 책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내용이 되어 그것이 책이 되는 형식이다. 인쇄 공정을 이해하지 못하면 디자인 작업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디자이너는 인쇄 관계자와 끊임없이 의견을 교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인쇄라는 건 빠르고 값싸게 나와야 한다. 이러한 ‘속도’는 작업자들의 관계와 환경 등을 고려한 대안적인 방법들을 제시하지 못하게 만들곤 한다. 이러한 시스템의 일부분에 밀접하게 개입해 여러 상황들을 고려하며 충분히 시간을 갖고 작업해 보고 싶어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 뒷면은 빈 상태인 명함
    ▲ 명함숍 포스터
    ▲ 글로벌 학교
    ▲ 정호현 다큐멘터리 특별전 포스터 / 사회적 틈 이미지와 장치사이 포스터

    이름

    믹스라이스(Mixrice, 조지은 & 양철모) 믹스라이스라는 이름은 이주의 문제를 다루다보니 (약간의 농담처럼) ‘쌀이 섞인 것’이라는 뜻으로 만들게 되었다. 비빔밥이나 볶음밥 등의 섞는 밥의 문화라고 하는 것보다 쌀이 섞여있다는 이미지에 가깝다. 그렇다고 아시아의 문화를 상징하고 있다는 건 아니지만 서양 문화가 배제된다는 생각은 있을지도 모르겠다.

    믹스라이스가 소개하는 믹스라이스는?

    믹스라이스는 ‘이주’라는 상황이 만들어낸 여러 흔적과 과정, 경로, 결과, 기억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주가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상황에서 개인들이 직면한 현실, 상황, 갈등, 위기 등에 주목하고 임시적 공동체와 한국이라는 공간에 대한 시선, 그것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과 활동을 고민한다.

    * 믹스라이스 홈페이지 – http://www.mixterminal.net

    지금까지의 활동

    ‘The Antagonistic Link’(2009, Casco, 유트레히트), ‘접시안테나’(2008, 대안공간 풀, 서울), ‘Activating Korea:Tides of Collective Action’(2007, Govett-Brewster Art Gallery, 플리마우스), ‘악동들, 지금 여기’(2009, 경기도 미술관, 안산), 제6회 광주비엔날레(2006, 비엔날레관, 광주) 등의 전시에 참여했다. 2010년 카이로에서의 레지던시를 거쳐 아티스트 북 『아주 평평한 공터』(2011)를 출간하기도 했다.

    현재 하고 있는 작업

    ‘이주’라는 개념의 폭을 넓혀 식물의 이주 혹은 그것과 관계된 사람들의 흔적이 관심이 있다. 이주에 대한 표상적인 것보다 우리 생활에서 이동과 이주를 넘어선 여러 가지들을 보고 싶다.

    영감을 주는 나만의 특별한 장소 또는 물건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여전히 ‘도시’이다. 서울 혹은 대도시, 카이로 같은 도시, 쓰레기 같은 도시, 마석 혹은 군산과 같은 방치된 도시, 그리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소도시들, 서구의 안정된 도시의 맞은 편에 있는 우여곡절의 도시들에 관심이 아주 많다.

    ▲ 믹스라이스 핫케익, 2005 
    ▲ ‘아시아는 어디에 있는가’ 전시 포스터 & 플랜카드, 2007
    ▲ 믹스코믹스 (클릭하세요)
    ▲ 대화 <남기고 떠날 수 없었던 것>, 카이로, 2010

    많은 작가들 중 이예주(이하 L)와 믹스라이스(이하 M)가 만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L

    하자센터에서 믹스라이스 조지은 작가를 만났다. 2006년부터 도시의 무분별한 재개발로 인한 문제점들을 창신동이라는 지역을 통해 이야기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해왔는데, 믹스라이스가 당시 아르코에서 진행된 커뮤니티 프로젝트의 일환인 ‘창신동 이야기’를 제안했고 함께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다. 이후 대안영상문화를 다루는 아이공에서 주최한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에서 전반적인 디자인 작업을 맡으면서 글로컬(glocal)과 관련해 믹스라이스 조지은 작가에게 협업을 제안했고, 주제와 컨셉 등을 상의한 뒤 함께 포스터 작업을 진행했다.

    *글로컬(glocal) –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의 합성어. 범세계적이면서 동시에 해당 지역의 특성과 역할 등도 고려하는 것

    M

    하자센터에서 작품 상영, 강연 등을 제안해 몇 번 센터를 방문했었다. 이곳에서 여러 만남들이 이뤄졌는데, 이 과정에서 예주 씨와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었다. 서로의 작업을 눈여겨보던 중 협업의 기회도 생겼고. 견고하지 않은 말랑말랑한 예주 씨의 작업이 우리와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웃음). 너무 잘 짜여진 대본은 재미가 없다.

    ▲ 창신동 NewtownSEOUL 
    _ 이예주 (클릭하세요)
    ▲ 창신동 이야기 비즈 _ 공동작업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

    L

    기억의 기록. 과거에서 현재, 현재에서 그 이후로 이어지는 고민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번 포스터 작업에서 믹스라이스가 찍은 사진은 이집트 카이로의 어느 변두리인데, 재개발이 한창인 서울의 어느 지역과 매우 흡사하다. 어릴 적 놀이였던 땅따먹기 이미지는 놀이를 하던 손이 어떻게 숙련된 손으로 바뀌어 우리가 사는(혹은 살아갈) 곳에 발붙일 수 있도록 하는지에 대한, 과거로부터 출발한 기억의 기록이다. 네마프의 트레일러로 사용된 영상 ‘밤’ 역시 서울 변두리인 마석이란 지역에서 우리의 ‘잊혀진 밤’을 불러세워 기록했다.

    M

    이번 네마프의 주제는 였다. ‘글로컬’이란 주제에 ‘마석’이라는 장소에서 벌어지는 퍼포먼스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마석’은 이주라는 관점에서는 글로벌한 장소이지만 사실 매우 깊숙히 있는, 지역적인 곳이다. 작업을 진행하면서 그곳에서의 행위가 좀더 실재적인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환영적인 것보다 실재적 것, 실재적인 움직임.

    ▲ NEMAF 포스터 _ 디자인 이예주 / 사진 믹스라이스
    점, 선, 면을 이어 공간을 만들어내는 
    어릴 적 땅따먹기 놀이의 이미지는 과거에서 현재, 
    현재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놀이하던 손이 
    어떻게 ‘숙련된 손’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 이예주
    이 변두리는 다른 곳보다 어둡고 깊다. 
    우리는 이 어두움이 우리에게 잊혀진 “밤”답다고 생각한다.
    재개발이 멈춘 어느 쓰레기 더미에서 우리는, 불을 밝혀, 모였다, 흩어진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의, “야밤”이다. 
    – 믹스라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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