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즈카 오사무
꽃샘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 3월말. 일산 아람누리 아람미술관에서 열렸던 ‘테즈카 오사무 특별전’에 다녀왔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 작가 테즈카 오사무(手塚治虫)의 전시는 이미 수많은 나라에서 개최되었다. 정작 가까운 나라 한국에선 이제야 열린다는 것이 좀 의아하긴 했지만, 그의 그림들을 이제라도 실제로 볼 수 있다는 기쁨에 적잖히 흥분이 되기도 했다.
1928년 출생인 테즈카 오사무는 일본의 대표적인 만화가다. 유명한 작품으로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철완 아톰’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살아생전에 ‘철완 아톰‘을 비롯해 ‘정글대제’, ‘블랙잭’, ‘도로로’ 등 700여 편의 만화와 60여 편의 애니메이션을 남겼고, 그 결과 지금까지도 ‘일본만화(Manga)의 신’, ‘일본애니메이션(Japanimation)의 개척자’로 불리고 있다.
전시는 특별전답게 테즈카 오사무의 아주 어린 시절 낙서와 습작을 비롯해 말년의 그림까지 다양하게 볼 수 있었는데, 컴퓨터가 없던 시절의 원화는 매우 생경하면서 경이롭기까지 했다. 펜으로 그리고 칠하고, 스크린 톤을 칸에 맞게 잘라 붙이고, 화이트로 수정한 흔적까지 고스란히 보게 되다니! 표지에 쓰인 제목도 모두 작가가 직접 작품 내용의 분위기에 맞게 레터링한 것으로, 서체디자이너인 나의 몸을 그의 작품으로 한껏 끌어당겨 주의깊게 보게 했다.
정글대제(1950)
인간의 손에서 자란 흰 사자 레오가 성장하는 모습과 함께 자연과 인간의 소통을 그린 드라마. 모든 생명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주인공 ‘레오’를 통해 소중한 생명과 자연의 가치, 더불어 사는 조화로운 삶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 ‘ジャングル大帝’은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반면 영문은 각기 방향이 달라 명랑한 느낌을 준다.
철완아톰(1951)
인간의 감수성을 지닌 소년로봇 아톰이 지구와 세계평화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렸다.
리본의 기사(1953)
주인공 사파이어는 남성성과 여성성을 한 몸에 동시에 갖고 있는 양성적 인물이다. 성별의 차이는 곧 마음에서 오는 차이라는 현대적 관점을 지닌 작품이다.
불새(1966)
이집트, 그리스, 로마, 일본 야마토 시대, 헤이안 시대, 태초와 서기 3404년 등 다양한 시대를 배경으로 12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불새의 피를 마시면 영생을 얻는다는 인간의 욕망을 철학과 불교의 윤회 사상으로 풀어냈다.
블랙잭(1974)
무면허 의사 블랙잭이 귀여운 조수 피노코와 함께 난치병 환자들을 고치면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에피소드 구성으로, 의학의 발달이 참된 삶에 진정한 행복을 주는지에 대한 성찰을 담아냈다.
그 외 작품
표지의 글자만을 모아두어도 그 책에 담긴 내용이 어떤 분위기일지 느껴지지 않는가. (난 개인적으로 테즈카 오사무의 만화 속 캐릭터 중 ‘블랙잭’의 피노코가 좋다. 액쩐 프리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