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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능을 위한 집요, 그래픽 디자이너 윤치호(demian)

    기능을 위한 집요, 그래픽 디자이너 윤치호(demian)


    발행일. 2013년 07월 25일

    기능을 위한 집요, 그래픽 디자이너 윤치호(demian)

    기능성과 실용성. 오래가는 디자인의 비결이다. 이것은 디자인 이면의 어떤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결과인데, 사람들에게 진짜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아는 것, 분석과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시뮬레이션이 바로 그것이다. 디자인의 아름다움보다 이런 것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뉴욕에서 활동 중인 그래픽 디자이너 윤치호(영어 이름: 데미안)가 바로 주인공이다. 

    이름의 뜻

    ‘치호’라는 이름은 ‘다스릴 치’에 ‘넓을 호’ 자를 써서 ‘넓게 다스린다.’는 뜻입니다. 또한, 영어 이름인 ‘데미안’은 제 취미인 독서에서 따왔는데요, 고등학교 때 감명 깊게 읽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속 ‘demian’과 J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속 ‘Holden’ 중 고민하다가 결국 선택한 이름이에요.

    내가 소개하는 나는?

    디자이너로서 기능성과 심미성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둘 중의 하나를 고른다면 기능을 우선시하는 사람이에요. 사적으로는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을 좋아하고 주위 사람들을 잘 챙겨주지요.

    지금까지의 활동

    미국 필라델피아에 소재한 University of the Arts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고, 삼성 디자인 멤버십 18기 Visual Designer로 활동, 그리고 펜실베이니아 전력 회사인 PECO Energy의 Commotion 브랜딩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수제 제작한 폰트 ‘Sinclair Old Style’로 미국 필라델피아시에서 주최한 CAMD Special Award에서 Excellence in Typography 수상했고, Zircon Studio 설립했지요. 현재는 뉴욕의 Graj+Gustavsen라는 브랜딩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Junior Designer로 활동하고 있고, 최근 세계적 브랜드 컨설팅 그룹 인터브랜드(Interbrand)로 이직을 희망하며 최종 면접을 앞두고 있습니다.

    ‘Sinclair Old Style’에 대해 설명을 더한다면

    개라몬드(Garamond)와 같은 손 글씨에 바탕을 둔 것인데요, 고대 로마 서체에서 영감을 받아 플라카 잉크로 수제 제작한 폰트입니다. 프로세스를 간단하게 설명해 드리면 먼저 자간과 알파벳의 형태에 익숙해지기 위해 연필로 그리는 연습을 했어요. 이것이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무렵부터는 붓에 검은색 잉크를 묻혀 2인치 높이의 알파벳을 계속 그렸죠. 그리고 붓글씨 중 하나인 ‘I’를 선택해 그것의 셰리프와 스템(세로 획)을 6인치 크기로 디자인했는데요, 이를 6인치로 한 이유는 디테일이 보기 쉽고 리터칭이 쉽기 때문입니다. 형태와 가독성을 체크를 위해서 스캐너를 이용해 25% 축소해 확인했고요. 셰리프와 스템 디자인은 I뿐만 아니라 H, P, E, R 등 많은 알파벳에 들어가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Sinclair Old Style의 R이나 K의 어깨(Shoulder)와 꼬리(Tail) 부분을 디자인할 때는 고대 로마 서체의 특징인 붓글씨의 흔적을 남기려고 노력했어요. 또, 알파벳의 가장 굵은 부분이 시각적으로 똑같이 보이게 하려면 실제로는 굵기가 달라야 해서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기도 했고요. 이와 함께 X는 살짝 어긋나게 해야 시각적으로 똑바르게 보인다는 놀라운 사실도 배우게 되었지요. Sinclair Old Style의 알파벳 O는 중심축이 왼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는 전형적인 고대 로마 서체와는 달리 중심축이 수직인 것이 특징이에요. 6개월 동안 이런 생각과 과정을 거쳐 대문자를 완성했는데요, 앞으로 소문자 디자인을 마치면 출시할 계획입니다.

    ▶Zircon Studio에서 작업한 100% 유기농 식품만 판매하는 친환경 마트 100%의 브랜딩
    ▶Sinclair Old Style, 고대 로마 타입페이스에서 영감을 받아 플라카 잉크로 수제 제작한 폰트. 미국 필라델피아시에서 주최한 CAMD Special Award – Excellence in Typography 수상작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

    Nine West, Jessica Simpson 등으로 유명한 다국적 기업 Jones Jeanswear Group의 브랜딩 작업을 최근 마무리 지었어요. 제가 로고 리디자인과 Brand Book, Brand Video에 들어갈 인포그래픽 제작 및 촬영을 했는데요, 아무래도 프로젝트에서 제가 맡은 역할이 컸기 때문에 그만큼 책임감도 따랐고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Deep Rooted Tree(뿌리깊은 나무)’가 흥미롭다.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

    Live Code라는 IOS, 페이스북, 안드로이드 앱 개발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 대학교 수업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예요. 이것은 파평윤씨 가문의 인물 중 9명의 인물을 집중 조명 함으로써 파평윤씨 가문의 역사가 어떻게 우리나라 역사에 공헌했는가를 경험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프로젝트이지요. 족보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에게 인터렉티브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기획하게 된 거예요. 표현 매체는 오래된 정보를 새로운 매체에 재해석하고 표현하기 위해 아이패드 앱을 선택했어요. 인트로 페이지에서는 족보의 정의, 기재되는 콘텐츠와 그 순서에 관한 정보를 담았고 메인 페이지에서는 가문의 간략한 족보를 담았죠. 많은 양의 정보를 한 페이지에 쉽게 기재하고 전달하고자, 방사형의 인포그래픽 디자인을 선택했는데요, 이를 위해 인포그래픽의 거장이자 마이크로소프트사에 재직 중인 Manuel Lima의 방법론을 공부했지요.

    디자이너로서 특별히 관심 갖는 문제

    정말 좋은 디자이너는 스타일링만 하기보다 디자인의 역사, 상세한 전문 용어까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웹 디자이너나 인터페이스 디자이너라면 프로그래머의 도움 없이 스스로 프로그래밍을 해서 프로토타입을 제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항상 배우는 자세로 자만하지 않고 겸손한 마음가짐을 갖는 것. 제가 존경하는 선배가 항상 해주던 말이에요. 그리고 프로세스와 리서치 등 기본에 충실한 것도 중요하죠.

    ▶[좌] Jones Jeanswear Group의 브랜딩 작업 [우] Deep Rooted Tree(뿌리깊은 나무)

    작업 스타일, 버릇

    탄탄한 리서치는 고퀄리티의 작업을 보장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작업 대부분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나 느낌에 의존하기보다 철저한 리서치에 의존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저는 프로젝트 한 건당 최소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를 리서치에 할애해요. Market Place, Industry, 경쟁자, Inspirational Brand, 마케팅, 프로덕트 등의 리서치를 하고 필요하다면 경영진과의 인터뷰도 진행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스크립트를 만들고 아웃라인을 짜는데요, 이것이 완성되면 아웃풋에 따라 인쇄물이라면 pagination을, 영상이라면 스토리보드를, 인터페이스라면 사이트맵을 만들고 Look & Feel Guideline 리서치를 해요. 디자인은 그 후에 시작하지요.

    영감을 받는 일상의 어떤 것 혹은 아티스트

    저의 역할 모델은 디자인 전략, 디자인 경영, 산업디자인 등 여러 방면으로 다재다능하신 아버지예요. 그 외 기능적으로는 Donald Norman, Dan Saffer가 주창한 Feedback, Affordance, Conceptual Model, Mapping, Visibility, Constrain, Consistency와 같은 인터페이스의 원칙들이 여러 방면의 디자인을 하는 데 있어 항상 다시 생각하게 하고 영감을 주지요. 또, 심미적 측면으로는 Paul Rand, Alexy Brodovitch 등의 디자이너가 영감을 주고요, 그밖에 Landor, Lippincott, Interbrand, Siegel & Gale, Futurebrand, Wolff Olins, VSA Partner, The Partners, First born 등의 디자인 에이전시의 작업들도 언제나 좋은 느낌을 줍니다.

    자신을 빠져들게 하는 타이포그래피의 매력

    타이포그래피는 모든 시각 디자인의 기본인 것 같아요. 레이아웃이나 그리드 시스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고 읽기 힘든 정보도 자간•행간 조절, 정보 중요도에 따른 적절한 배치를 통해 쉽게 전달할 수 있죠. 이런 업무를 할 수 있는 직업군은 에디터도 작가도 아닌 타이포그래퍼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바자의 아트디렉터였던 Alexy Brodovitch는 “기능하지 않는 인쇄물은 낭비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어요. 매체에 상관없이 콘텐츠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이 타이포그래피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하죠.

    타이포그래피에 대해 어떤 고민, 어떤 생각을 하나

    저에게 디자인은 실용 학문이기 때문에 예술적 디자인보다는 기능적이고 유용한 디자인을 선호해요. 디자인하는 데 있어서 ‘어떻게 하면 사용자에게 더욱 쉽게 정보를 전달할까, Out-put을 쉽게 사용하게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항상 스스로 하죠. 그런 맥락에서 타이포그래피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타입페이스를 써야 가장 논리적일까, 어떻게 하면 텍스트를 쉽게 읽히게 할 것인가, 이미지와 텍스트의 병치, 텍스트의 크기와 여백은…. 이런 질문들이 끊임없이 이어져요.

    앞으로 계획

    미국에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35살까지는 미국 내의 여러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고 싶습니다.

    ▶8월 런칭 예정인 ‘KIIND OF – KIIND OF’ 프로젝트를 위한 리서치 이미지
    ▶필라델피아 보건복지부(City of Philadelphia Department of Health) C형 간염(Hepatitis C) 브로슈어
    ▶Graj+Gustavsen에서 진행한 Brooks Brothers의 Brand Foundation Book 디자인 프로젝트
    ▶다다이즘, Deconstruction 건축가 Frank Gehry 전시회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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