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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디자이너 50인의 포트폴리오, <디자이너, 디자이너 훔쳐보기>

    53년의 경력을 자랑하는 원로 디자이너부터 7년 경력의 젊은 디자이너에 이르기까지 자신만의 세계를 확고하게 구축한 디자이너 50인의 목소리를 담은 이 책은 재치 있고 신선한 발상으로 의외의 재미를 선사한다.


    글. TS 편집팀

    발행일. 2014년 05월 07일

    그래픽 디자이너 50인의 포트폴리오, <디자이너, 디자이너 훔쳐보기>

    “평균적으로 디자인 전공학생은 열여섯 살 9개월 때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고 매일 아침 8시 46분에 일어나 자전거를 이용해 돌아다녔고 파스타를 좋아했으며 체중은 65킬로그램이었다.” 디자인 전공학생에 대한 다소 장난스러운 이 묘사는 안그라픽스의 신간 <디자이너, 디자이너 훔쳐보기>를 지은 프랭크 필리핀(Frank Philippin)과 빌리 키오소글로(Billy Kiosoglou)가 그래픽 디자이너 50인에게 던진 여러 질문에 대한 평균치다. 53년의 경력을 자랑하는 원로 디자이너부터 7년 경력의 젊은 디자이너에 이르기까지 자신만의 세계를 확고하게 구축한 디자이너 50인의 목소리를 담은 이 책은 재치 있고 신선한 발상으로 의외의 재미를 선사한다. 열정과 패기로 똘똘 뭉쳤던 디자인학과 학생들은 “매일 아침 7시 22분에 일어나 자전거를 타고 일하러 가고 점심에 일식을 먹으며 몸무게는 70킬로그램”인 전문디자이너로 성장한다. 그들은 어떻게 변했으며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디자인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을까? 이 책은 지극히 인간적인 호기심에서 시작하여 그들의 과거와 현재의 일상, 디자인에 대한 철학 등 폭넓고 다양하게 디자이너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저는 대학에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그 이후로도 많이 배웠습니다. 시기가 확실히 구별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동일한 발전 과정의 부분이라고 봅니다. 대학에서 취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일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해요. 참여하고 싶은 일의 종류를 이해하고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벤 브레너건 47쪽

    픽디자인은 시각적인 본질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기술, 뉴미디어, 공공환경, 언어, 문학, 철학, 심리, 건축 등 매우 다양한 학문 분야들과 조우해요. 그러므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작가 겸 감독으로서 상호관계를 분석하고 신중하게 구축하는 방법에 초점을 둔 조직화된 교육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훈 91쪽

    <디자이너, 디자이너 훔쳐보기>는 지은이들이 캠버웰예술대학교(Camberwell College of Arts)를 졸업한 지 12년 만에 모교에서 강의해달라는 초청을 받으면서부터 시작했다. 그 강의에서 두 지은이는 학창시절에 수행했던 프로젝트와 직업 세계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를 나란히 보여주고 그 둘의 연관성을 찾아보는 방식으로 강의를 진행했는데, 학생들은 예상보다 훨씬 뜨거운 반응을 보였던 것. 강의를 들은 디자인학과 학생들은 디자이너들의 과거 작품에 자신이 현재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투영해보기도 하며 큰 흥미를 보였다. 이 강의를 통해 지은이들은 학창시절에 수행했던 프로젝트가 현재의 프로젝트와 긴밀한 연관성을 가지며 디자이너 자신의 독특한 방법론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직업 세계로 나가는 일에 두려움을 느끼지 말고 지금의 작업이 미래에 수행할 작업의 거름이 된다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인식시킨다. 두 사람은 모교의 후배들에게 주었던 도움을 수많은 디자인학과 학생들과 공유하고 싶었고, 그런 바람을 담아 이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재미있게도 그래픽 디자이너 50인의 학창시절 기상 시간과 지금의 기상 시간을 비교하는 조금은 엉뚱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소한 질문은 이후로도 계속되는데, 좋아했던 이동수단이나 몸무게의 변화를 묻기도 하고 그때의 얼굴과 지금의 얼굴을 나란히 보여주기도 한다. 이런 과거와 현재의 비교는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콘셉트이자 시간의 흐름과 세월의 흔적이 디자이너들의 작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우회적인 접근이기도 하다. 더구나 이 책에는 친한 선후배 사이가 아니라면 쉽게 들을 수 없는 사적인 영역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좋아하는 음식, 아끼는 귀중품, 영향받은 디자이너와 예술작품, 좋아하는 영화와 작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변했으며 변하지 않고 지켜온 것은 무엇인지 들려준다. 더불어 디자인학과 전공학생과 전문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자질, 선배로서 그들에게 전하고 싶은 충고와 조언도 빠뜨리지 않는다.

    건축과 영화, 음악과 문학 등 다양한 방면에 걸쳐 그래픽 디자이너 50인에게 던진 질문을 통해 우리는 한 명의 디자이너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훌륭한 디자인작품은 어떻게 탄생하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50인의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철학과 역사, 예술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와 감상을 바탕으로 구현되는 것이 디자인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한다. 전문적인 기술과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인문학과 예술에 대한 소양 없이는 좋은 디자이너가 될 수 없다는 조언이다. 세상과 사람과 삶에 대해 어떤 태도와 철학을 갖느냐가 곧 자신만의 디자인을 구축하는 개성과 특성이 된다고 그들은 말한다. 결국, 시몬 드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 프랑스의 작가, 사상가, 사회운동가)를 빌어, ‘디자이너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에는 우리 시대 디자이너들의 사소하지만 소중한 삶의 역사가 담겨 있다. 그리고 그 역사가 바로 그들의 디자인 역사이기도 하다.

    책 정보

    디자이너, 디자이너 훔쳐보기

    저자: 프랭크 필리핀, 빌리 키오소글로

    역자: 김현경

    출판사: 안그라픽스

    출간일: 2014.04.30.

    가격: 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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